'The Impressionists' (빛을 그린 사람들)
도바세(Dobase.net)에 바람에 실려님이 올리신 글입니다.
어찌어찌 하다가 새벽에 잠을 깨어 창밖을 보니
안개가 잔뜩 끼어서 음울하더니...........지금은 안개비입니다.
이왕 일어난 김에 출석부를 써놓고 저장을 하려는데
시간이 오버가 되어 글이 안 올라가서 잠시 실랑이를 하다가
깜빡 잠이 들어서 이제 다시 올립니다.
정말 지난주 21. 22일은 TV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EBS …….
몇 년 전에는 "명동백작"이라는 드라마로
당대의 수많은 文人과 詩人과 그 시절의 풍경으로
절 감동시키더니............
이번엔 화가들 입니다.
'The Impressionists'…….
부제 "빛을 그린 사람들"
왜 갑자기 이글을 쓰려고 생각했었나 지금 기억을 해보니
새벽안개가 마치 "모네"가 기차역의 증기 기관차가 뿜어내는 수증기를 보고
영감을 얻어서 그 기차역의 驛長을 어르고 달래서
그 수증기의 운무 속에 펼쳐지는 색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그 장면이
갑자기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드라마를 보는 순간은 왜 이리 시간이 빨리 지나갈까 하고 생각될 정도였으니까.
그럼 한번 줄거리를 적어 볼까요.
시작은 80살의 모네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인상파 화가들이 미술계에 일으킨 풍파에 대해 기자에게 얘기합니다.
파리로 온 젊은 모네는 마네의 혁신적인 화법에 영감을 받고,
친구인 르노아르, 바질과 전통을 거부하고 옥외에서 그림을 그리기로 합니다.
전람회 이후 돈을 날리고 실패한 모네는 임신한 연인을 버리고 자살을 기도하지만,
마네와 다른 진보적인 젊은 화가들을 만나면서 전환점을 맞는데…….
19세기말 사실주의가 판치던 프랑스 미술계에 이단아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당시 미술 사조에 맞서,
색채에 관한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고,
특히 빛에 노출되는 풍경이나 정물의 강인한 인상을 순간 포착합니다.
후세 사람들은 이들을 인상파라고 부르게 됩니다.
이 작품은 인상파 화가들 중 가장 두각을 드러낸
모네, 드가, 르노아르, 세잔, 마네에 얽힌 상세한 역사를 그린 미니시리즈입니다.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들은 새로운 기법을 지향하며
적대적인 미술계에서 인정받기위해 고투 합니다.
모네의 수련에 나타난 고운 색조와 드가의 정교한 발레리나들은,
다큐멘터리와 서신을 근거로 한 드라마 속에 드러나는 당시 논쟁과 스캔들,
대립의 현실과 현저한 대조를 이루고.
미술계의 이단아라는 주위의 조롱과 편견을 이겨내고
인상파라는 새로운 표현양식을 인정받기까지,
이들의 집념과 열정이 명작으로 탄생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고증에 관한한 언제나 완벽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여준 BBC의 시대극답게
인상파 화가들이 남긴 서신과 문서, 당시의 인터뷰 신문 기사 등을 참조하여
최대한 사실과 가깝게 재현한 19세기 말의 미술 세계와
그 이면에 숨겨진 흥미로운 비화들을 미니시리즈로 구성한 "빛을 그린 사람들"
주인공은 인상파의 아버지라는 "끌로드 모네" 이지만
인상파 화가들의 찬란한 업적만을 갤러리 전시회처럼 그저 보여주기만 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당시로서는 보수적인 사실주의 화단에 의해 발칙, 도발 혹은 해괴망측으로
매도되었던 파격과 반란의 도전기를 드라마틱하게
그러나 과장 없이 묘사함으로써
미술계의 이단아라는 주위의 조롱과 편견을 이겨내고,
'인상파'라는 새로운 표현 양식의 사조로 인정받기까지
그들이 불태운 집념과 열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또한 당장 먹고 살 돈이 없어 '팔기 위한' 그림을 그려야 하는 현실과 더불어
기존과는 다른 화풍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예술적 이상과의 괴리,
예술에 대한 욕망 이전에 조국의 일원으로서 전쟁에 참전해야하는 의무감과의 싸움 등
명성으로만 남은 '예술가'로서의 화가 이전의 평범한 생활인으로서의
모습도 비중 있게 비춰집니다.
특히 모네와 르노와르, 드가 등 동시대에 함께 활동하던
주요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들이 어떤 속사정을 거쳐 탄생했는지에 대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 속에 그 과정을 녹여낸 것이라든가,
프랑스 현지 로케이션을 통해 그림이 그려진 동일한 장소에서 촬영을 진행한 덕택에
실제의 야외 풍경이 한 폭의 그림으로 옮겨지는 순간을
마치 몰핑기법처럼 근사하게 표현한 장면들은
영상 예술 고유의 장점을 극대화한 연출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작품 속의 그림만큼이나 아름다운 색체 미학을 강조한 프랑스의 전원 풍경과
러닝타임 내내 흐르는 유려한 클래시컬 스코어 등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작품으로써 교육적인 가치와 극적인 재미를 모두 갖춘 명작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미드"(미국 드라마)니 "일드"(일본 드라마)니 하지만…….
웃기는 얘기입니다.
미국에 HBO가 있다면 영국엔 BBC가 있습니다.
가끔 한국엔 EBS가 있습니다. 라고 할 수 있을까?
HBO는 상업용 유료 케이블 채널이지만
BBC는 영국의 국영 방송이면서도 교육적인 다큐멘터리는 물론이요,
대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드라마까지
실로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 양질의 볼거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제가 흥미 있게 본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나
<롬>(ROME)처럼 HBO와 BBC가 공동으로 제작한 공전의 히트작도 있기에
드라마 팬이나 DVD 애호가들에게도 이들 제작사의 이름은 곧 신뢰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그런 BBC에서 만든 'The Impressionists' (빛을 그린 사람들)
진보적이고 혁명적인 동지애로 우정을 나누었던 화가들,
즉 모네를 비롯하여 마네, 르느와르, 바지유, 드가, 세잔 등
당시의 사실주의적 미술사조에 반하여 빛에 노출되는 풍경이나
정물의 찰나적인 인상을 포착하여 화폭에 담는 시도를 함으로써
색체에 관한 기존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꾸어놓은 동시대의 이 '인상파' 화가들…….
특히 자그마한 색안경을 쓰고 궐련을 입에 물고
모든 행동에 거침이 없는 "드가"의 모습은 당대의 살롱을 좌지우지 했던
귀족이나 부유층에 대한 풍자로 까지 비쳐져서 통쾌하기 까지 하며
그의 일탈된 행동까지도 덮어줍니다.
위의 그림은 <비베무채석강에서 바라본 상트 빅트와르 산 (La Montagne sainte-Victoire)와
'아르장퇴유 위의 다리'…….
"세잔느"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