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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분리의식 테러리스트

별꽃바람 2008. 7. 13. 12:56
어떤 왕이 애인의 밤길을 밝혀주기 위해서

길목의 모든 마을을 불태웠다는 설화와

약혼녀에게 자신의 위대함을 부각시키기 위해

말을 달려 모든 옹기 항아리를 남김없이 부셔버렸다는 광기의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자랑스럽게 으쓱대는 그러한 남자들에게 위대성을 느끼는 여인이 있다면

그녀는 분명 테러리스트를 잉태시키는 어머니일 것입니다.




어떠한 집단이든 강한 힘을 가질수록

노자 도덕경에 강조된 여성적인 유연성을 가지지 못하면 부러지게 됩니다.

유연성과 반대되는 나를 강화시키고 너는 격하시키는 최초의 한 생각,

소위 아상(我相)이 똘똘 뭉쳐 아비지옥의 전쟁 바이러스로 둔갑됩니다.

폭력적 상상이 곧 현실이 된다는 진리를 아신다면 최초의 한 생각을 조심해야 합니다.





모든 질병의 온상인 흑백론적 전쟁은 '나는 선(善)하고, 너는 악(惡)하다'며

서로를 분리하는 선악과(善惡果) 바이러스로 인한 작품입니다.

막가는 지구촌이 그 업을 다 치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고난의 역사는 그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중생들은 이런 난관에 부닥치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성인(聖人)들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교육의 실패를 자인하고, 난무하는 폭력과 섹스의 과장된 표현이 미치는 영향을 점검합니다.




그러나 사색적인 사람이라면 자신 마음속의 독소인 분리의식을 점검해야 합니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선생의 말씀대로 벌어지는 세상의 모습은 곧 나의 자화상이니까요.




공자의 말씀 중 진리에 이르는 가장 높은 길인 사색의 길도 아니고,

쉬운 모방의 길도 아닌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만이 지구촌의 길이어서는 안됩니다.




평균 수명이 80세를 오르내리는 통계에 흐뭇해하기에는

당장 내일의 목숨을 보장 못하는 재앙 속의 지구촌입니다.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이라고는 극렬한 분리의식의 소산인 테러리즘과

내일을 보장 못하는 공포뿐이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복수혈전을 다짐하는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근본을 되짚어 공존(共存)철학인 진리 감각을 재교육해야 할 시간입니다.

그래서 파괴를 행하는 저들도 집념을 가지고 연구했듯이

창조적 선행의 힘도 백배 이상의 집념을 가지고 연구 정진해야겠습니다.





열 두 시간을 꼬박 지켜본 미국 테러 대참사 뉴스 특보는 여타의 일을 접어 두게 합니다.

지구 한편에서는 타국의 재앙을 아파하지 않고 환호하는 화면이 등장합니다.

물론 복수심이 있었겠지만 어린아이까지 참사를 즐거워하는 모습은 말이 아닙니다.




지구촌이 사바세계 즉 감인토(堪忍土; 감내, 인내하여야 할 땅)정도가 아니라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느껴집니다.

선행만이 넘치는 천당은 되지 못한다 해도

선과 악의 균형도 맞추지 못한다면

지구촌은 그대로 자멸되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경전에 의하면 큰 의사, 대의(大醫)는 '천하의 병'을 치료한다 했습니다.

'천하의 병'이란 마음속의 '분리의식'입니다.

폭력을 방관하거나 겁먹거나 결과만 수습하는 일은 큰 의사의 길이 아닙니다.

나라와 인종, 종교 등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현상은 전쟁 바이러스입니다.

짧은 시간에 끝장내는 전쟁 바이러스의 파괴 행위는 위대한 듯 보여도 거짓입니다.





진정코 위대한 창조는 씨앗에서 떡잎이 나와 거대한 느티나무가 되듯

인내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몇 백년 묵은 나무를 전기톱 하나로 잠간이면 쓰러뜨릴 수 있다 해서

신(神)으로 숭배할 수는 없습니다.





전쟁의 광신도들이 주고받는 파괴의식 이면의 분리의식을 간파하는 지혜야말로

신(神)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조건입니다.

대량 보복을 맹세하거나 전쟁을 지지하는 여론의 소식 역시

윤회의 불길한 미래를 느끼게 합니다.





주역(周易)에서 강조한 극단적 분리의식이 없는 무극(無極)은

태극(太極)의 무한한 신적(神的) 사랑의 마음입니다.

이타적인 선행이 온 세포를 깨어나게 하는 지구촌의 뉴스가 되려면

자기 희생적 십자가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그래서 신성(神聖)한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십자가와 독배를 수용한 큰 의사,

성인(聖人)의 뜻을 이해할 만합니다.
출처 : 선주구이(구미맛집중 최고를 향하여)
글쓴이 : 선주구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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