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보신탕에 대한 저의 생각

별꽃바람 2008. 9. 8. 18:54

아래 글은 제게 보신탕을 먹는 것에 대해 쪽지가 왔는데 쓰다보기 길어져서 그냥 답장으로 보내기 뭐해서 여기에 올려 봅니다. 견해가 틀린 부분이 있다면 어떤 비판도 환영합니다.


제가 뭐 아는 것이 있나요?

제가 아는 수준에서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식품의 효능은 맛과 향, 그리고 사는 지역, 모양, 색, 나는 시기 등을 보고 판단한 것이 진화된 것입니다. 이렇게 자연을 보는 지혜는 인간에게 근본적으로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체계화한 것이 동양철학이고 동양철학에서 파생된 것이 한의학입니다.


그런 안목이 있었기에 우리 선조들은 페니실린의 부작용을 금방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페니실린이 곰팡이 균들 중에 일부가 다른 곰팡이를 죽이는 것으로 보고 만든 약입니다. 그런데 페니실린의 약 자체가 곰팡이에서 추출한 것이기에 뚱뚱하고 습한 체질에는 독이 된다는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가을꽃인 국화는 찬 성질을 가졌기에 국화차를 두통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합니다. 가을 기운은 봄기운에 비해 차기 때문에 찬 계절에 피는 꽃이 차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지요. 방금 동네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들어왔는데 보리가 찬 것이냐 더운 것이냐의 논쟁을 했습니다.


보리는 겨울을 나기 때문에 덥다고 하시는데, 제가 아는 바로는 추운 겨울을 지냈기 때문에 겉은 차고 속은 따듯합니다. 따라서 그냥 보리밥을 먹으면 냉한 사람은 소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리를 싹을 틔우면 그 속의 따듯한 성질이 발현됩니다. 게다가 볶기까지 하면 더욱 따듯해지겠지요. 그것이 바로 맥아 즉 길금입니다. 우리가 엿기름으로 알고 있는 것 말입니다.


길금으로 엿도 만들지만 대표적인 것이 고추장이지요. 언젠가 제가 3장(고추장, 된장, 간장)에 대해 짧은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고추장은 소화를 돕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물론 명절에 엿을 만드는 것도 평소보다 과식을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소화를 돕기 위해서죠. 같은 이치로 식혜도 그렇습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전 늘 이렇습니다. 양해 해 주세요. 보신탕에 대해 저의 견해를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보신탕을 먹는 것의 첫째 이유는 말 그대로 몸을 보신하기 위해서입니다. 옛날 못 먹던 시절에 담백질을 보충하는 것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위에 삼장 중 된장이 바로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상의 지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납니다. 요즘은 일부러 찜질방을 찾아다니지만 못 먹던 시절에는 땀을 흘리는 것은 양기를 빼앗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땀을 흘릴 수밖에 없어, 여름에는 여러 가지로 영양보충이 절실했습니다.


여름에는 혈이 표피로 몰리기 때문에 속을 차게 됩니다. 따라서 속들 따듯하게 해야 원기가 보충됩니다. 요즘 사람들은 함부로 찬 음료나 음식을 먹는데 그런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건강하다고 자부하다가도 꼭 겨울이면 된통 감기를 앓곤 합니다. 여름에는 절대 찬 것을 멀리하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영양을 보충하면서 속을 데울 수 있는 음식이 뭘까요? 그리고 큰 비용 들지 않고 쉽게 기르고 접할 수 있는 동물이 뭐겠습니까? 바로 개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도 집에 늘 한 마리는 길렀지요. 그런데 개는 땀구멍이 손발과 콧등에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여 여름을 잘 견디죠. 물론 너무 더우면 그늘에서 혀를 내밀고 헐떡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개는 성질이 따듯한 동물입니다. 잘 뛰고 민첩한 것이 양기가 넘칩니다. 또 교미하는 것을 보셨는지 모르지만 정력도 세다는 느낌이 절로 듭니다. 새끼도 많이 낳죠. 하여간 그런 면에서 개고기는 여름철에 최고의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입니다. 물론 여름에 성질이 더운 닭고기로 보양식을 해 먹기도 합니다. 두 종류 모두 성질이 더운 동물입니다.


여름철에 보신탕을 먹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식용개와 애완용개는 구별해야겠지요. 개고기 먹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식용과 애완용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친지는 개보다 작은 동물은 불쌍해서 안 먹는다고 합니다. 개, 닭, 오리, 토끼 등, 제가 보기엔 이런 분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 보신탕을 먹는 것에 대한 저의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