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28차 교재에 김홍경선생님께서 손사막의 글을 올려놓았습니다. 거기에 보면 대부분의 의원들은 책 한권을 겨우 공부한답니다. 그러곤 세상의 모든 병을 고칠 것처럼 기고만장합니다. 그러다 3년쯤 환자를 진료하고 나서는 세상에 쓸만한 책이 하나도 없다고 투덜거린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자기 공부가 부족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책만 탓하는 것이죠. 전 남을 진료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습니다. 다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제 공부가 턱없이 부족함을 절감합니다.
오래전 “공부의 왕도”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거기에 그런 말이 있더군요. 제게는 많은 위안을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떤 분야에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렇습니다. 공부를 쥐꼬리만큼 하고 안다고 설치는 사람은 안 배운 만도 못합니다. 세상의 지식은 태산만큼 큰데 제가 아는 것은 책장에 꽂힌 몇권의 책 수준입니다. 그런데 옛 선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광활한 우주에 비하면 그야말로 태산만큼 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김홍경선생님께서 우리가 안다는 것은 광활한 벌판의 발자국과 같은 것이라고 했는지 모릅니다. 모르는 것이 있기에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죠. 영원히 공부를 해도 다할 수 없는 것이 공부이기에 끝이 없고 배움의 기쁨이 큰 것이 아닐까요?
요즘 게시판이 조금 한가하군요. 그리고 제가 부담스러운 메일을 몇 가지 보내서 그런가요? 답장도 많지 않고 의욕들이 많이 떨어진 느낌입니다. 일부는 엄청난 지식의 바다에 질린 것 같고, 어떤 분은 이쯤하면 됐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도 무식이 자꾸 드러나서 숨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몇 일전 어떤 글을 읽었습니다. 아시혈에 놓는 표침법에 비해, 병의 근원을 치료하는 근치법이 좋고, 사람의 근본을 치료하는 본치법이 최고라고요. 그런데 근치법까지는 쉬운데 본치법은 아는 사람이 없다네요.
김홍경선생님은 아시는 것 같은데 비인부전이라고 모든 것을 다 전하시기에는 부담스러우신 듯합니다.^.^ 본인도 다 모르신다고 발뺌(겸손?)하시지만 제가 보기엔 거의 다 아시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근본을 알려면 경전을 읽어야 한다고 사암침구요결에서 사암도인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근본의 하나가 주역이고 황제내경입니다. 물론 동의보감도 경전에 속하겠지요.^.^
이제 다시 위 책들을 뒤적여 봐야 할 듯합니다. 두뇌의 성능이 좋지 않아 진도는 나가지 않겠지만 그래도 해 봐야죠. 요즘 회사 일도 많아져 공부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김홍경선생님 MBC 출연과 관련해서 도움도 드려야 하겠기에 게시판 글도 많이 줄어 들 것 같습니다.
할일은 많고 시간은 없고 머리는 나쁘고 관심사는 많고 완전 삼식이 수준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활약을 기대합니다.
자료가 필요하신 분들은 언제든 연락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