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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 주의할 점

별꽃바람 2010. 7. 13. 23:51

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목욕탕에서 주의할 점

 

더러 목욕탕에서 큰일 날 뻔하였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늘 해 오던 냉온욕인데 그 날은 냉탕에서 갑자기 몸이 움직여지지 않고 말도 나오지 않아 냉탕에서 필사의 탈출을 하여 목욕탕 바닥에 쓰러져 한참만에 정신을 차린 예도 있고 냉탕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심장이 멈추는 듯하더니 얼굴에 열이 달아올라 그 뒤로 몇 달을 숨이 차서 고생했다는 사람도 있으며 냉온욕을 한 뒤로 신경통이 악화되었다는 말은 더더욱 흔히 들려 온다.

고혈압 저혈압을 막론하고 위험하게도 한증탕에서 나오다 쓰러지는 사람도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일반적으로 냉온욕이 피부를 튼튼히 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냉온욕을 해서는 안 될 경우에 대해서는 그리 알려져 있는 것 같지 않다. 마찬가지로 한증탕으로 땀을 내면 몸 속의 노폐물 배설이 촉진되어 몸이 가벼워지며 심지어는 체중 감소의 효과까지 있다고 보통 알고 있는 듯하다. 이 역시 주의 사항이 반드시 있다.

우리 몸은 건강하기만 하다면야 차갑고 더운 데에도 잘 견딜 수 있게 되어 있다. 문제는 체력이 약한 사람이다. 평소 만성적인 피로감에 시달리며 유달리 추위를 잘 타고 몸이 냉한 것을 느끼는 사람, 신경이 예민하여 차멀미를 하거나 쉽게 현기증을 느끼는 사람, 피부가 약해서 가려움증이나 습진 두드러기 등이 잘 일어나는 사람, 신경통이 있는 사람들은 냉탕과 한증탕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기보다 오히려 온도 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혈관 계통과 신경 계통에 충격이 가서 심장에 부담이 가고 기운을 더 못쓰게 되며, 적어도 피부 노화가 촉진되든지 근육통 신경통이 악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남들이 다 한다고, 또 어떤 유명 인사가 건강의 비결로 수십 년을 냉온욕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증으로 수분이 배설되니 일시적으로 체중이 내려가기도 한다. 그러나 피하지방이 줄어야 진정한 체중 감소이다. 땀으로 지방이 나가는 것은 아니며 더구나 땀낼 때 체력이 많이 소모되므로 일부러 더위 먹는 것과 비슷해서 기력이 떨어져 신진대사시키는 힘도 모자라게 되므로 더욱 살찌기 쉬운 체질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