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디스크
허리 아픈 사람이 흔한데 자신이 디스크인지 아닌지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디스크란 척추 마디 사이 추간판 안에 있는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근을 자극하는 상태 즉 연골의 병이다. 진단은 하지직상검사(누워 한쪽 다리를 곧게 뻗어 들 수 있는지 알아봄)로 간단히 짐작할 수도 있고 컴퓨터 단층 촬영 등으로 세밀하게 알아볼 수도 있다.
원인은 크게 다쳐 연골이 부러지는 경우도 있지만 만성적으로 연골이 점점 허약해져서 별 것 아닌 자세에서 연골이 삐져나오게 되는 경우가 있다. 즉 본인은 다친 기억이 전혀 없는 것이다.
문제는 통증이다. 처음에는 연골이 삐져나와 신경근을 압박하는 것이 직접 통증을 일으키지만 시일이 조금 지나면 더이상의 통증을 발생시키지 않고 오히려 척추의 주위 조직인 근육, 인대, 건, 관절 부위의 상태가 나빠서 통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척추에 변형이 어느 정도 와 있다 하더라도 주위 조직이 다시 튼튼해지면 통증에서 해방된다. 그러므로 대개 침 뜸 온습포를 포함한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으로 호전되거나 치료되며 디스크라고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방법으로 6개월 이상 치료했는데도 증세가 쉽사리 호전되지 않는 사람이거나, 소변 감각 등 하지 신경 마비 증세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한번 다시 고려해 볼 수 있는 게 한약 복용이 아닌가 한다. 일반 물리치료나 침 뜸이 허리의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약해진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아니므로 몇 시간이나 며칠 후에 재발하기 쉬운 반면에, 한약으로 치료하여 일단 허리가 튼튼해지고 나면 복용을 중지해도 지속적으로 그 효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허리가 약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제일 상책이겠는데, 자세를 좋게 할 것, 비만을 예방할 것, 운동 부족이 안되도록 조심할 것은 많이 거론되고 있거니와,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조급한 성격과 잘 우울해지는 경향 또한 척추의 연골을 쉽게 약화시킨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