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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별꽃바람
2015. 12. 8. 12:24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에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며칠 전 문재인의원이 SNS에 남긴 시입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네요.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그 마주잡을 손이 누굴까?
힘없고 핍박받고 움추리며 살고 있는 국민이 아닐까?
독재의 시절에 유행하던 말이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입니다.
지금 암울한 상황에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끼리 서로 손을 잡고 새벽을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포기하고 쓰러지기에는 남겨질 자손들이 너무 불쌍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