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술의 찬미

별꽃바람 2008. 1. 1. 10:36

사람은 성품이 좀 부드러운 편이 좋겠지만,

술의 경우엔 그 도수가 좀 세다고 해서 물리칠 필요는 없다.

이런 술을 마시고 나면,

사람들은 술의 오묘한 심리를 깨닫게도 된다.


사람에게 술은 제2의 인생과 같다.

술을 한 잔 마신 후 이따금 아주 기분이 좋아 편안한 상태에 있게 될 때면,

사람은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볼 여유를 갖게 된다.

술과 누룩 은 모두 감정이 없는 것이므로,

이것이 영감을 일으키는 수단이 되리라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기이한 음료의 신비스러운 힘은 우주의 신비에 필적할 만한 것 같다.

술은 사람이 성공했을 때 엔 그 기쁨을 한층 상승시켜 주고,

슬플 때엔 상처를 받지 않도록 위로해 준다.

술은 마치 가을 이슬처럼 시원하고,

봄바람처럼 사람의 마음을 달래준다.


술을 마시고 나면,

사람의 마음은 마치 밤새 끼었던 구름이 모두 걷혀진

후의 아침 햇살처럼 달아오르고 설레게 된다.

또 기공(氣空)이 모두 열리고, 눈은 빛을 발하게 된다.


물질세계를 망각하고 앉아 있으나,

정신은 우주만물 전부에게로 넓게 확대된다.

모든 긴장을 완진히 풀고서 편안한 가운데 술을 마시고 있으므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각하고 있는 가운데,

마음은 한가롭고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방안 가득 손님이 있을 때,

나의 유일한 걱정거리 는 술통이 바닥날까 하는 염려이다.


그러니 사후의 명예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주된 관심사는 오로지 사랑스런 술잔에만 있는 듯하다.

진주로도 잠옷을 만들 수 없고,

밤에 빛을 발하는 야광주로도 잠옷의 옷감을 대신할 수 없다.

가장 진귀한 음식은 사람의 배를 채워 주긴 하지만 정신을 진작(振作)시켜 주지 못한다.

최고급의 옷은 사람의 몸을 따뜻하게는 해주나,

영혼을 기쁘게 해주지는 못한다.


우주만물 가운데에서 오직 이 술만이 우리를 물질세계로부터 초탈하게 해준다.

정말로 술은 하루라도 이것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그런 물건이다.

이 취기성이 있는 음료는 사람을 도취하게 하고 마음을 맑아지게 한다.

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 삶의 궁극적인 진리를 감지하게 해준다.


괘활한 천재 "소동파 평전" 중에서......


사족 :

술을 비판하는 분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 주고 싶네요.

술이 나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나약함이 문제라고.

술로 현실을 가리려 하지 말고,

술로 부족한 감성을 보충하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마시는 한 잔의 술이 얼마나 감미로운지,

좋은 사람과 마시는 한 잔의 술이 얼마나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술은 그런 사람들을 모으는 묘약임을 아시는지??? ^.^


술을 모르는 사람은 알 수 없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