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련

사암도인 침술원리 강좌 참여 소감

별꽃바람 2009. 1. 1. 14:51

 

꿈만 같던 6일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된 사암도인 침술원리 강좌에 함께 했던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김홍경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말씀 하나하나가 한의학의 진리를 넘어 삶의 지혜를 자체입니다.


자주 말씀하시는 것처럼 안다는 것은 우리의 발자국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지식의 대평원 위를 걷는 기분이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다는 말의 의미를 실감합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삼부혈 복습에서 사암침법 최고의 경지인 정승격의 원리까지 사암침법의 모든 것을 배웠습니다.


사암침법의 모든 것을 배운 것 같지만 실제는 오묘한 진리로 들어가는 문을 찾은 것뿐이라 생각합니다. 사주명리에 도통하려면 이론을 모두 섭렵한 후 최소 2만 명 이상의 사주를 보아야 한다고 하죠? 또한 한의학의 대가라는 어떤 분은 황제내경을 일 만 번이나 암송한 이후에 겨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조금 이해했다고 했습니다.


세상의 최고수라는 사람들이 그 정도인데 어찌 단 한번 사암침법 원리를 들었다고 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가끔 책에 써 있는 것을 암기하고는 다 안다고 설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야말로 무지한 사람의 전형이지요. 이번 강좌 내내 김홍경선생님께서 강조하려 했던 것도 그것이 아닌가 합니다.


일부 인터넷을 배회하다 보면 사암침에 대해 뭘 좀 안다고 떠드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도는커녕 술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번 강좌를 통해 배운 것이라면 제가 너무나 모른다는 것을 안 것입니다. 그런 지혜를 깨우쳐 주신 김홍경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처음에는 필요에 의해 한의학을 공부했습니다. 솔직히 몇 차례 한의원에 다닌 뒤에 생긴 한의사에 대한 불신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10여년을 공부했지만 진도가 나가지 않았죠. 포기하려는 찰나에 김홍경선생님의 EBS 강좌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공부의 방향을 새로 잡고 나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사암침의 정승격까지 혼자 공부했지만 역시 아는 것에 그쳤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2008년 여름 운명처럼 삼부혈 대중강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28차 예비과정인 두 번의 철야 강좌를 듣고 드디어 참여한 것이 사암도인 침술원리 40일 강좌였습니다. 물론 40일 중 단 6일뿐이었지만요. 하지만 제가 알기로 40일 동안 해야 할 이론적인 내용은 6일 동안 모두 말씀하셨습니다. 무지한 제가 다 알아듣지 못했을 뿐이지요.


첫날부터 열정적인 강연과 기대에 찬 수강생의 학습 열기로 세검정은 달아올랐습니다. 쉽게 풀어 설명하는 본초학에서 이해 불가한 천부경까지 시공을 초월하는 강의는 한 순간도 한눈을 팔 수 없게 만들었지요. 첫날은 오전 수업 후 신농백초 한의원에서 임상하시는 모습을 엿들었는데 그 자체로 큰 교육이 되었습니다.


첫날 교육이 끝나고 귀가해서 숙제를 했는데 숙제 자체가 큰 공부였던 것 같습니다. 공부 하고자 하는 사람만 공부가 되는 숙제였습니다.


둘째 날은 삼부혈을 지나 본격적으로 이부혈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나름 짐작(?)은 하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막상 설명을 듣다 보니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진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어디를 가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지도를 보는 법을 설명하는 강의였습니다.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설명하셨습니다. 뇌용량이 부족한 저로써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강의였습니다.


다행히 기본적인 것들은 메모를 했습니다. 또 대부분의 강의를 녹음하신 대중도반이 계시므로 추후 수없이 반복해서 듣고 그 뜻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날 숙제 만만치 않았습니다. 공부도 좋지만 숙제가 의미하는 것도 정말 큰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중여러분들이 김홍경선생님께 작은 감사의 표시라도 하자는 의견이 대두되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동의해 주셨습니다. 사실 이렇게 귀중한 지혜를 나누어 주시는데 가까이 계시지 않기 때문에 해 드릴 것이 없어 죄송하기만 했습니다.


셋째 날도 삼부혈, 본초, 방제학, 이부혈 심화 등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강좌가 이어졌습니다. 무지한 저로써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많은 지혜가 파설되었습니다. 알지는 못해도 진리의 바다에 던져져 있다는 느낌은 받았다고나 할까요? 이날은 학생들을 교육하는 의미에서 중식을 학생들에게 만들어 대접하라 하시는 통에 거저 얻어먹었습니다. 무료강의에 교재는 물론 무료공양까지 받고 보니 미안하기가 한량이 없었습니다.


이날 숙제로 내 주신 부설도사의 사부시와 팔죽시는 저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냥 아는 것과 그 의미를 듣고 다시 음미하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앞으로 인생의 큰 지표로 삼고 살 생각입니다.


이런 귀하고 귀한 글을 접하게 해 주시고 의미를 알게 해 주신 김홍경선생님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혹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두 시를 마음으로 읽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맨 아래에 첨부해 놓았습니다.^.^


4일째 되는 날은 드디어 정승격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한의원 운영하시느라 바쁘신 김창식선생님도 오셔서 열심히 후배들에게 정성껏 강의해 주셨습니다. 이날 사암도인 침구요결의 서문에 대한 해석이 있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해석을 해 보려고 시도했는데 워낙 지식이 일천하여 진도가 나가지 않은 차였습니다.


이날도 완전한 해설을 해 주시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끝나고 대중 몇 분이 모여 후배들에게 보시하는 차원에서 서문을 최대한 완전하게 해석해 보자고 결의했답니다. 혜성님께서 사부님께 깊은 뜻을 알아봐 주신다고 하셨고요.


집에 와서 다시 보니 일부 글자는 옮겨 쓰는 중에 오기가 되어 해석이 잘 되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하여간 모든 지식을 동원하여 해석을 해 보려고 합니다. 아마 이 서문만 완전히 이해하면 사암침법은 통달하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일 만 번은 읽어 봐야 할 것 같은데, 기초가 없어 발전이 있을지 걱정입니다.


이날 중식은 대중들께서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도시락을 장만하여 먹었습니다. 우리가 먹을 양식을 얻는데 쓰인 돈이지만 모두들 아낌없이 회비를 내 주셔서 대단히 고마웠습니다. 김홍경선생님께서 나누어 주시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지만요.


다섯째 날에는 아침부터 Before game 등이 있었습니다. 제 아들들은 단 두 번 만에 다 풀던데 저는 왜 그렇게도 늦게야 알아차렸는지요.ㅠㅠ 아마 잔머리만 발달한 탓이겠지요. 이런 게임을 통해 조금이나마 때가 낀 수강생들의 머리를 맑게 하시려는 것임을 느낍니다. 옛날 방송에 나갔던 자료들을 몇 건 보았습니다. 동영상 자료를 보면서 가슴이 많이 아프더군요.


세상의 인심이 이처럼 냉정하고 정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인지요. 저도 스스로 반성해 봅니다. 이날도 한의학적 지식보다 마음가짐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더 제게 다가왔습니다. 농담과 유머가 섞인 강의였지만 인용되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반성을 하게 만듭니다. 말에 담긴 조상들의 깊은 뜻도 새삼 배웠고요.


이날 중식은 학생들이 떡국을 끓여 보시를 해 주었습니다. 떡국도 맛있었지만 떡국을 주제로 한 사부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한문을 전혀 모르는 저로써는 능숙하게 써 내는 학생들의 작품을 보며 그저 감탄만 할 뿐이었습니다.


이날 강의 내용은 정말 많았는데 다 정리하지도 못했습니다. 마지막에 내 주신 공망에 대한 숙제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문제는 강의가 끝날 때까지 시간이 없어 답을 듣지 못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ㅠㅠ


마지막 날은 그동안 수업한 것을 정리하는 마당이었습니다. 임상사례를 비롯하여 장난처럼 풀어본 저의 사주풀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각각의 경우를 문제로 내 주시는 통에 현장에서 답을 찾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결국 낙제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ㅠㅠ 평가를 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라고 내 주신 문제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하나하나 답을 찾을 생각입니다.


강의가 끝나기 전에 12인연론과 육장유부론에 입각한 이야기는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김홍경선생님만이 하실 수 있는 즉석 대본과 사실적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에 대중은 그저 듣고 감탄할 뿐이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대중회원들의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회원명단도 나누고 숙제도 함께 풀기 위해 메일로 나누어 드렸습니다. 아쉬움에 그냥 헤어지지 못하고 몇 분이 늦게까지 모여 토론을 했는데 정말 지식이 높은 분들이 많더군요. 앞으로 대중과의 교류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강의 중 대중들이 강의가 종료 되고 그냥 헤어질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교류를 해 가며 배워가자는 뜻에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아는 것도 없이 말만 앞세우는 저를 대표로 세워주셨습니다. 일꾼으로 뽑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하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해 볼 생각입니다.


여성에서는 혜성님이 적극 도와주시기로 했고, 정명해(김영견)님이 적극 밀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 모임은 대표가 따로 있을 수 없고 먼저 안는 사람이 지혜를 나누면서 발전할 것입니다. 김홍경선생님에게 받은 것의 만분의 일도 되지 않겠지만 봉사활동 등에 뒤에서 뒷바라지 할일이 있으면 도울 생각입니다.


이번 강좌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대중회원으로 김홍경선생님을 도울 생각이 있는 분은 개인적으로 저에게 연락 주십시오. 기존 회원님들과 상의하여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강의로 인한 피로 때문에 푹 쉬고 조용히 앉아 있으니 진리의 문을 살짝 들여다 본 충격과 감동으로 아직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알아야 할 것은 태산보다 많은데 이제 겨우 작은 둔덕에 올라서 있는 느낌입니다. 문자로 된 지식으로 알 수 없는 높은 경지를 보았기 때문에 막막하기도 합니다.


반도체에 터널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이번 강좌는 김홍경선생님이 태산을 넘지 않고도 깨달음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터널의 입구를 가르쳐 주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침술에 목숨을 걸지만 진정한 도는 마음으로 보아야 할 듯합니다. 어차피 침술이라는 것도 인간을 완전히 이해하면 불필요한 것이니까요.


지금 촛불하나 없이 어두운 터널 입구에 들어선 기분입니다. 그나마 이번 강의가 없었다면 맨발로 히말라야를 넘으려 했을지도 모르지요. 아니 엄두도 내지 않고 포기했겠지요. 가끔 뒷동산에 올라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것처럼 큰소리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암침법 강좌를 들은 분들 중에는 그런 분은 없겠지요.^.^


이제 두렵지만 기대에 찬 마음으로 어두운 터널로 들어섰습니다. 김홍경선생님이 중간 중간 빛을 비추어 주시고, 함께 공부하시는 도반들께서 서로 격려하고 돕는다면 언젠가 빛을 찾을 날이 있겠지요.


제 위주로 글을 쓰느라 감사의 말을 쓰지 못한 분들이 많네요. 바쁜 중에도 도와주신 선배기수 분들, 누님처럼 챙겨주신 중의사님들, 부족한 어른들 수발하느라 고생한 한의사와 한의대생 수강생님들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浮雪居士 四浮詩(부설거사 사부시)

 

妻子眷屬 森如竹(처자권속 삼여죽)

金銀玉帛 積似邱(금은옥백 적사구)

臨終獨自 孤魂逝(임종독자 고혼서)

思量也是 虛浮浮(사량야시 허부부)


처자와 권속들이 삼대같이 무성하고

금은보화 비단이 언덕만큼 쌓였어도

임종에는 독신으로 고혼 되어 가나니

생각하면, 이 또한 허허 무상 무쌍하구나


朝朝役役 紅塵路(조조역역 홍진로)

爵位纔高 已白頭(작위재고 이백두)

閻王不怕 佩金魚(염왕불파 패금어)

思量也是 虛浮浮(사량야시 허부부)


아침마다 날고뛰듯 세상 속을 헤쳐 와서

이제 겨우 고위(高位)인데 머리는 백발이네

염라대왕은 금어(金魚)도 겁을 내지 않나니

생각하면, 이 또한 허허 무상 무쌍하구나


錦心繡口 風雷舌(금심수구 풍뢰설)

千首詩輕 萬戶候(천수시경 만호후)

增長多生 人我本(증장다생 인아본)

思量也是 虛浮浮(사량야시 허부부)


능란한 말솜씨로 풍우 우레 부르고

시 구절 천 편으로 만호 제후 조롱해도

여러 생애 아상을 키우는 근본이라

생각하면, 이 또한 허허 무상 무쌍하구나

假使說法 如雲雨(가사설법 여운우)

感得天花 石點頭(감득천화 석점두)

乾慧未能 免生死(건혜미능 면생사)

思量也是 虛浮浮(사량야시 허부부)


가령 설법을 잘해 운우 조화 부리며

하늘에선 꽃비 내리고 돌도 고개를 끄덕여도

알음알이 지식으론 생사를 면치 못하나니

생각하면, 이 또한 허허 무상 무쌍하구나



浮雪居士 8竹詩


此竹彼竹化去竹(차죽피죽화거죽)

風打之竹浪打竹(풍타지죽랑타죽)

粥粥飯飯生此竹(죽죽반반생차죽)

是是非非看彼竹(시시비비간피죽)

이런대로 저런대로 되어 가는 대로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죽이면 죽, 밥이면 밥, 이런대로 살고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그런대로 보고


賓客接待家勢竹(빈객접대가세죽)

市井賣買歲月竹(시정매매세월죽)

萬事不如五心竹(만사불여오심죽)

然然然世過然竹(연연연세과연죽)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시정 물건 사고파는 것은 세월대로

세상만사 내 맘대로 되지 않아도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