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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

별꽃바람 2010. 7. 13. 23:35

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해 삼

 

해삼은 바닷가에서 맛있는 별미로 애용되고 있지만 사실은 해삼이 막강한 효력을 가진 약이라는 것을 아는 분은 드문 것 같다.

해삼은 진액을 보하는 약이다. 진액이란 최고의 영양 물질로서 피를 위시한 각종 체액, 호르몬 등도 여기 해당한다. 그러므로 해삼은 야윈 사람이라면 누구나 먹어서 좋거니와 특히 당뇨병이나 천식에는 여느 약제 이상의 효능을 낸다.

천식에 해삼 한 가지만으로도 고친 사람이 제법 있을 정도로 도움이 된다. 천식 중에서도 특히 폐조직이 말라 있는 야윈 사람이라면 더더욱 적격이다.

당뇨 또한 마르는 병이다. 물론 당뇨가 되는 원인이 여러 가지이므로 체질에 따라 뚱뚱한 사람도 있겠으나 가령 뚱뚱하지 않은 사람인데도 사업이 졸지에 망할 지경에 이르렀든지 하여 초조 불안 짜증 신경질 비관 낙심 걱정 생각 등이 교차하여 피와 진액이 마르는 경우가 되어 나타난 당뇨에는 해삼이 이렇게 말라 버린 진액을 보충하는 전문적인 약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즉 마른 사람에게는 병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해삼이 식품이나 보약으로 매우 도움이 된다. 생 걸 먹든 말려 먹든 상관은 없다.

해삼을 고르는 방법이 있다. 깊은 바다의 해삼은 크고 돌기가 세며 연안의 해삼은 크기가 작고 돌기가 약하다. 또 해삼의 배를 갈라서 뻘이 나오는지 모래가 나오는지 확인해 보아도 어디 것인지 알 수 있다. 소위 홍삼이라 하여 겉이 붉은 것도 있으나 약효가 특이하지는 않으므로 굳이 홍삼을 선호할 필요는 없다. 아무튼 먼바다나 맑은 모래밭에서 나는 해삼을 구하여 먹는 것이 낫다.

해삼을 말리면 1/20로 줄어든다. 생해삼을 배를 따서 내장을 꺼낸 뒤 끓는 물에 5-10초 담가서 데치면 살짝 익는다. 이것을 볕에 말리면 멋진 해삼 약제가 된다. 데치지 않으면 퍼져서 말리기 나쁘다.

이것을 기준으로 하루에 5돈에서 1냥 가량 달여서 먹으니까 생물은 환산하면 될 것이다.

요즈음 건어물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하게 큰 해삼은 수입품이다. 크기는 굉장하나 우리 해삼과는 맛과 종자가 달라서 요리로는 몰라도 약으로 쓰기엔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