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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孔子)와 안회(顔回)의 일화1

별꽃바람 2017. 7. 22. 10:41

 

안회(顔回)는 배움을 좋아하고 성품도 좋아 공자(孔子)의 마음에 든 제자중의 하나였습니다.

하루는 공자의 심부름으로 시장에 들렀는데, 한 포목점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고 시끄럽기에 무슨 일인가 해서 다가가 알아보니 가게주인과 손님이 시비가 붙은 것입니다.

포목 사러온 손님이 큰 소리로,

 

"3 x 8은 분명히 23인데 당신이 왜 나한테 24()을 요구하느냐 말이야"

안회는 이 말을 듣자마자 그 사람에게 먼저 정중히 인사를 한 후,

"3 x 8은 분명히 24인데 어째서 23입니까? 당신이 잘못 계산을 한 것입니다." 하고 말을 했습니다.

포목 사러온 사람은 안회의 코를 가리키면서,

 

"누가 너더러 나와서 따지라고 했냐? 도리를 평가 하려거든 공자님을 찾아야지. 옮고 틀림이 그 양반만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가 있다!"

"좋습니다. 그럼 만약 공자께서 당신이 졌다고 하시면 어떻게 할건가요?"

"그러면 내 목을 내 놓을 것이다, 그런데 너는?"

"제가 틀리면 관()을 내 놓겠습니다~!!!"

 

두 사람이 내기를 걸고는 공자를 찾아갔습니다.

공자는 사유 전말을 다 듣고 나서 안회에게 웃으면서 왈

 

"네가 졌으니 이 사람에게 관을 벗어 내 주거라."

안회는 순순히 관을 벗어 포목 사러온 사람에게 주었습니다.

 

그 사람은 의기 양양히 관을 받고 돌아갔습니다.

 

안회는 공자의 판정에 대해 겉으로는 내색을 할 수 없었지만 속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자기 스승이 이제 너무 늙었고 우매하니 더 이상 배울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안회는 집안 일을 핑계로 공자에게 고향으로 잠시 다녀 올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공자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허락하였습니다.

 

떠나기 직전에 공자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갔었는데,공자가 일을 처리하고는 즉시 바로 돌아 올 것을 당부하면서 안회에게 두 마디 충고를 해주었다.

 

"천년고수막존신"

(千年古樹莫存身),

"살인부명물동수"

(殺人不明勿動手),

안회는 작별인사를 한 후 집으로 향해 달려가다가 길에서 갑자기 천둥 소리와 번개를 동반한 큰 소나기를 만나 잠시 비를 피하려고 급한 김에 길옆에 오래된 고목나무 밑으로 뛰어 들어 가려는데,

순간 스승의 첫 마디인, "천년고수막존신(千年古樹莫存身), 천년 묵은 나무에 몸을 숨기지 말라" 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도 그 동안 사제(師弟)의 정을 생각해서 그가 해준 충고 한번쯤은 들어줘야지 하며 그곳을 다시 뛰쳐 나왔는데, 바로 그 순간에 번쩍하면서 그 고목이 번개에 맞아 산산 조각이 되버렸던 것입니다.

안회가 놀라움에 금치 못하면서 속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스승님의 첫마디가 적중이 되었고, 그러면 두 번째의 충고에 의하면 과연 내가 살인을 할 것인가?"

한참 달리다 집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심야였습니다.

 

그는 집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보검으로 아내가 자고 있는 내실의 문고리를 풀었습니다.

 

컴컴한 침실 안에서 손으로 천천히 더듬어 만져보니, 아니 침대 위에 두 사람이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와 검을 뽑아 내리 치려는 순간 공자가 충고한 [두 번째 ]가 생각이 난 것입니다.

 

"살인부명물동수(殺人不明勿動手), 명확치 않고서는 함부로 살인하지 말라"

얼른 촛불을 켜보니 침대위에 한쪽은 아내이고, 또 한쪽은 자신의 누이동생이 자고 있었습니다.

안회는 다음 날, 날이 밝기 무섭게 공자에게 되돌아가 스승을 만나자마자 무릎 꿇고 하는 말이,

 

"스승님이 충고한 두 마디 말씀 덕분에 저와 제 아내와 누이동생을 살렸습니다. 어떻게 사전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공자는 안회를 일으키면서 왈,

 

"어제 날씨가 건조하고 무더워서 다분히 천둥번개가 내릴 수가 있을 것이고, 너는 분개한 마음에 또한 보검을 차고 떠나기에 그런 상황을 미리 예측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공자는 이어서 말하길,

 

"사실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었지. 네가 집에 돌아간 것은 그저 핑계였고, 내가 그런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내가 너무 늙어서 사리 판단이 분명치 못해 더 이상 배우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한번 잘 생각해보아라.

 

내가 3 x 8 = 23이 맞다고 하면 너는 지게 되어 그저 관하나 내준 것뿐이지만, 만약에 내가 3 x 8 = 24가 맞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목숨 하나를 내 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안회야, 말해보거라. 관이 더 중요하더냐?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하더냐?"

안회가 비로소 이치를 깨닫게 되어 쿵하고 공자 앞에 다시 무릎을 꿇고 큰 절을 올리면서 말을 했습니다.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스승님께서 대의()를 중요시하고, 보잘 것 없는 작은 시비()를 무시하는 그 도량과 지혜에 탄복할 따름입니다."

그 이후부터 공자가 가는 곳에서 안회가 그의 스승 곁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때에는 당신이 고집한, 소위 자신이 옳다고 하는 도()를 억지로 이기기도 하겠지만, 그로 인하여 가장 소중한 것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매사에는 경중완급(輕重緩急)이 있는 법...

아무 의미 없는 체면, 쟁의, 분개 때문에 후회 막급한 일이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공자와 안회의 일화..,|작성자 황금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