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으로 KBS1에서 방송한 구당김남수옹의 침뜸이야기를 보고 여러 이야기가 많습니다. 특히 백회혈에 뜸을 뜨면 좋다는 이야기 때문에 더욱 이견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의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두한족열을 아실 겁니다. 발은 따듯하게 하고 머리는 차게 하면 건강하다는 말이죠.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 격언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특별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뜸에 대한 말을 찾아 보다 보면 기본적인 전제가 있습니다. 몸이 냉증으로 인해 병이 생겼거나 양기가 부족하고 음이 실해 병이 생긴 경우 사용합니다. 특히 설사를 하는 경우에 사용하면 효과적입니다. 특정 경락이 냉해지는 경우에 그 경락의 혈에 뜸을 뜨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뜸은 몸을 데우는 작용을 하므로 노인들에게는 많이 쓰입니다. 그러나 열이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금기입니다. 특히 백회혈은 양경락이 모이는 장소이므로 열이 많은 사람에게 뜸을 뜨면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구당김남수선생님께서는 이런 기본적인 상식은 시청자가 다 알 것이라고 전제하고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공중파에서 전제를 빼고 내용만 말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혹시라도 단순히 방송에서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만 믿고 열이 많은 학생에게 뜸을 뜰지 누가 압니까?
아래 동의보감에 백회혈과 관련한 내용을 모두 뽑아 보았습니다. 의학에 상식이 없는 분들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많습니다. 내용을 보면 대부분 위에 설명한 음양의 대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아래에 보시면 어떤 증상에는 뜸을 뜨고 어떤 증상에는 사혈을 하고, 어떤 증상에는 침을 놓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뜸을 뜨는 것은 덮게 하는 것이고 사혈하는 것은 열을 빼주는 것이므로 차게 하는 것입니다. 침은 보사에 따라 차게 하기도 하고 덮게 하기도 합니다.
전문가라면 그 의미를 알고 환자에 따라 응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무조건 어디에 좋다고 말하면 환자의 음양 상태도 보지 않고 따라하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모든 것의 전제는 음양의 조화입니다. 음양의 불균형 자체가 질병입니다. 그런데 환자의 음양의 상태도 보지 않고 무조건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시술을 하는 것은 환자를 죽이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이글을 보시는 분들은 이런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하는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백회혈 관련 내용입니다.
전광증이 낮에 발작하는 데는 양교(陽 , 신맥)혈에, 밤에 발작하는데는 음교(陰 , 소해)혈에 각각 14장의 뜸을 뜬다[역로].
○ 또한 백회(百會)와 풍지(風池)혈에 뜸을 뜬다[자생].
○ 건망증에는 열결(列缺), 심유(心兪), 신문(神門), 중완, 삼리, 소해(少海) 등의 혈에 놓는다. 또한 백회혈에 뜸을 뜬다[강목].
○ 정신을 잃고 바보처럼 된데는 신문, 중충(中衝), 귀안(鬼眼), 구미, 백회, 후계, 대종(大鍾) 등의 혈에 놓는다[강목].
○ 설사를 3-5년이나 하면서 낫지 않으면 백회(百會)혈에 뜸을 5-7장 떠야 곧 낫는다[의감].
○ 어지럼증이 있으면서 추위를 타기 때문에 봄이나 여름에도 항상 솜모자를 쓰고 있으며 모자를 잠깐만 벗어도 도지는 데는 백회(百會), 상성, 풍지, 풍륭(豊隆) 혈을 쓴다[강목].
○ 두풍증과 두통은 백회혈에 침을 놓으면 곧 낫는다. 또한 신회, 전정, 상성, 백회혈에 뜸을 떠도 된다[단심].
화를 치료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맛이 짜고 성질이 찬약으로 토하게 하고 설사시킨 다음 신정(神庭), 상성(上星), 신회( 會), 전정(前頂), 백회혈(百會血)에 침을 놓아 피를 빼내면 예막은 곧 없어지고 아픔도 곧 멎으며 눈이 어두워졌던 것도 즉시 밝아지며 부은 것도 곧 내린다[자화].
○ 눈에 피지고 부으며 예막이 생기고 햇볕에서 눈을 잘 뜰 수 없고 깔깔한 데는 상성(上星), 백회(百會), 찬죽, 사죽공(絲竹空), 정명(睛明), 동자료, 태양(太陽), 합곡(合谷) 혈을 쓴다. 또한 풀대로 콧구멍을 찔러 피를 조금 빼내도 낫는다[자화].
○ 눈에 갑자기 피지면서 붓고 아픈 데는 신정(神庭), 상성(上星), 신회( 會), 전정(前頂), 백회 혈에 침을 놓아 피를 빼내면 곧 낫는다. 또한 광명(光明), 지오회(地五會) 혈도 쓴다[강목].
○ 여러 가지 내장과 예막 때에는 정명, 사백(四白), 태양, 백회, 상양(商陽), 여태( 兌), 광명 혈에 각각 침을 놓아 피를 빼고 합곡, 삼리(三里), 명문, 간유(肝兪), 광명 혈에 각각 뜸을 뜬다[강목].
○ 밤눈증 때에는 신정, 상성, 전정, 백회, 정명 혈에 침을 놓아 피를 빼내면 곧 낫는다. 또는 간유(肝兪)나 조해(照海) 혈을 쓴다[강목].
맑은 콧물이나 탁한 콧물이 나올 때에는 상성(上星)혈에 뜸 14장을 뜬다. 또한 인중(人中)혈과 풍부(風府)혈에도 뜨는데 그래도 낫지 않으면 백회(百會), 풍지(風池), 풍문(風門), 대추(大椎) 혈에 떠야 한다[강목].
○ 앞뒤의 목이 아프고 뻣뻣한 데는 통천(通天), 백회(百會), 풍지(風池), 완골(完骨), 아문( 門), 대저(大 ) 혈에 놓는다[갑을].
○ 탈항(脫肛)이 된 데는 대장유(大腸兪), 백회(百會), 장강(長强), 견정(肩井, 담경의 혈), 합곡(合谷), 기충(氣衝) 혈을 쓴다[강목].
○ 범자묵(范子默)이 풍을 맞은 다음 담이 막혀서 말을 하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금호단(金虎丹) 4알을 먹였으나 기가 잘 통하지 않고 담도 잘 삭지 않으며 정신이 들떠 강물에 빠져 죽을 것 같으면서 숨이 끊어지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청회(聽會), 협거(頰車), 지창(地倉), 백회(百會), 견우(肩 ), 곡지(曲池), 풍시(風市), 삼리(三里), 절골(絶骨), 지경(地傾), 대추(大椎), 풍지(風池) 등 혈에 뜸을 떠주었는데 기가 곧 통하고 담을 한 사발 정도 토한 다음 십여 번 설사하였다. 그 다음 15일 정도 조리시켰는데 다 나았다. 이것은 백회혈(百會穴)에 뜸을 떴기 때문이고 토하고 설사하는 것은 금호단을 먹었기 때문이다[자생].
○ 팔다리가 저리거나 아프다가 풀리는 것은 앞으로 풍이 6부에 들어가려는 전구증상이다. 그러므로 이런 때에는 먼저 백회(百會), 곡빈(曲 ), 견우(肩 ), 곡지(曲池), 풍시(風市), 삼리(三里), 절골(絶骨)혈에 뜸을 떠야 한다[자생].
○ 가슴이 울렁거리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서 혹 팔다리가 마비되는 것은 풍이 5장에 들어가려는 전구증상이다. 그러므로 이런 때에는 먼저 백회(百會), 풍지(風池), 대추(大椎), 견정(肩井), 곡지(曲地), 간사(間使), 삼리(三里)혈에 뜸을 떠야 한다[자생].
○ 풍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7개의 혈은 백회, 귀 앞의 머리털이 난 경계, 견정, 풍시, 삼리, 절골, 곡지혈 등이다. 어떤 처방에는 풍지, 합곡(合谷), 견우, 환도(環跳)혈을 포함하여 모두 9개의 혈로 되어 있다[자생].
○ 졸중풍(卒中風)으로 입과 눈이 비뚤어지고 담(痰)이 막혀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데는 청회(聽會), 협거(頰車), 지창(地倉), 백회, 견우, 곡지, 풍시, 삼리, 절골, 귀 앞의 머리털이 난 경계, 대추, 풍지 등 11개의 혈에 뜸을 뜬다[본사].
○ 몸 한쪽을 쓰지 못하는데는 백회, 신회, 풍지, 견우, 곡지, 합곡, 환도, 풍시, 삼리, 절골혈에 뜸을 뜬다[자생].
○ 이를 악물었을 때에는 인중(人中), 협거, 백회, 승장, 합곡, 예풍( 風)혈에 침을 놓거나 뜸을 뜬다[강목].
○ 머리에 5개의 줄이 있는데 그 매 줄에 5개씩의 혈이 있다. 이 혈들은 다 양경(陽經)으로 열이 거슬러 오를 때 쓴다. 머리 가운데 줄에는 상성(上星), 신회( 會), 전정(前頂), 백회(百會), 후정(後頂) 등 5개의 혈이 있고 그 양쪽 옆에는 승광(承光), 통천, 낙극(絡却), 옥침(玉枕), 천주(天柱) 등 10개 혈이 있다. 그 다음 또 양 옆에는 임읍(臨泣), 목창(目窓), 정영(正營), 승령(承靈), 뇌공(腦空) 등 10개의 혈이 있다.
○ 졸궐(卒厥)이나 시궐 때에는 백회(百會)혈에 뜸 49장을 뜨고 기해(氣海)혈과 단전(丹田)혈에 3백장을 뜨는데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있으면 그만두어야 한다.
○ 전간(癲癎)과 경풍(驚風)에는 신정혈(神庭穴)에 뜸 7장을 뜬다. 콧마루를 따라 올라가 발제혈(髮際穴)에서 3푼을 들어가 오목한 데에 3장의 뜸을 뜬다. 뜸봉은 밀알만하게 만든다. 또는 백회혈(百會穴)과 계맥혈(?脈穴)도 잡는다[강목].
○ 만경풍(慢驚風)과 만비풍(慢脾風)이 역증이 되고 나쁜 증상에 온갖 약을 써도 효과가 없을 때에 태충맥(太衝脈)이 나타나면 백회혈(百會穴)에 뜸을 뜨면 잘 낫는다[직소].
○ 어린이가 학질( 疾)을 앓으면서 오랫동안 낫지 않는 데는 내정혈(內庭穴)에 뜸 1장을 뜨고 대추혈(大추?穴)과 백회혈(百會穴)에 각각 나이수대로 뜸을 뜬다[강목].
○ 어린이가 항문이 빠져 나온 데는 꽁무니뼈 끝에 뜸을 1장 뜬다. 또 배꼽에 3장, 백회혈에 7장의 뜸을 뜬다[강목].
○ 뇌는 골수가 모이는 곳인데 그에 해당한 유혈이 위로는 윗머리에 있고 아래에 있는 것은 풍부혈이다. 윗머리란 백회혈(百會穴)이다[영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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