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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산행에서 만난 시 두편(천마산)

별꽃바람 2015. 1. 24. 22:48

오늘 지인들과 천마산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근교의 산책코스로 적당한 곳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올랐습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니 더욱 신이 납니다. 

출발 전부터 막거리를 3병쯤 마시다 보니 조금 마음이 들떠 있었던 듯 싶습니다.


산행 도중에 몇개의 이정표에 함께 걸린 시를 읽었는데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어 소개합니다.



꽃을 보려면

              정호승

 

꽃씨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속에 숨어 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속에 숨어 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갈림길

               정일근

 

길은 처음부터 그 곳에 있었다.

 

너에게로 가는 길이 나에게 있었고,

나에게로 가는 길이 너에게 있었다.

 

지금 가장 멀고 험한 길을 걸어

너는 너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나는 나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 작별하자.

 

이승에서의 길은 여기까지다.

 

길은 가까워질수록 멀어지는 것이니,

멀어질수록 가까워지는 것이니.

 

 



출처 : 金烏김홍경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쓴이 : 별꽃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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