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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반야심경(정명스님 의역)

별꽃바람 2015. 2. 18. 19:42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큰 지혜로 저 깨달음의 언덕에 이르는 핵심 경전

 

관세음보살이 큰 지혜로 저 깨달음의 언덕에 이르는 깊은 수행을 하실 때에, 인간을 비롯한 모든 존재를 이루고 있는 다섯 가지 구성요소인 물질적 형상과 느낌, 생각, 의지, 인식작용은 모두 고정된 실체가 없이 텅빈 것임을 훤히 비추어 보시고 모든 괴로움과 불행에서 벗어나셨다.

 

사리불이여! 물질적 형상으로 나타나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텅빈 본질세계와 다르지 않고, 텅빈 그 본질세계 또한 눈에 보이는 물질적 형상의 세계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물질적 형상의 세계는 곧 텅빈 본질세계이며, 텅빈 본질세계는 곧 물질적 형상의 세계인 것이다. 정신적 요소인 느낌, 생각, 의지, 인식작용도 역시 물질적 형상처럼 고정된 실체가 없이 텅빈 것이다. 

 

사리불이여! 이처럼 모든 우주의 법칙은 텅빈 것이며, 생겨나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다. 더러운 것이나 깨끗한 것도 없고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도 없다. 그래서 텅빈 본질세계에는 물질적 형상이 없으며 정신적 요소인 느낌이나 생각, 의지, 인식작용도 없다. 또한 눈과 귀와 코와 혀 그리고 몸은 물론이고 의식 조차도 없다. 눈에 보이는 것과 소리, 냄새, 맛, 몸으로 느끼는 감촉도 없고 의식으로 분별할 대상도 없다. 눈으로 보는 세계도 없고 의식의 세계도 없다. 어리석은 착각으로 가려진 어둠도 없고, 그 어둠이 다함도 없다. 늙고 죽는 것도 없으며, 늙고 죽는 것이 다함도 없다. 괴로움도 없고 괴로움의 원인인 집착도 없고 괴로움의 소멸도 없으며 그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도 없다. 깨달음도 없고 얻을 것도 없다.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는 까닭에 지혜로운 구도자는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다. 마음에 걸림이 없으니 두려울 것이 없고, 뒤집어진 헛된 생각으로부터 멀리 벗어나 완전한 열반에 이르게 된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들도 저 열반의 언덕으로 가는 지혜인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여 최상의 깨달음을 이루셨다.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를 잘 알아야 한다. 이것은 가장 큰 신비로운 주문이며 가장 밝은 주문이다. 이보다 더 높은 주문은 없으며 이와 비교하여 견줄만한 주문도 없다. 모든 괴로움을 완전히 없애주는 진실하고 거짓없는 주문이다. 


이제 반야바라밀다 주문을 말하노라.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덧붙이는 말

 

반야심경은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것을 중앙아시아 구자국 출신의 구마라습과 당나라 현장 스님 등이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뜻글자인 한문이 심오한 면은 있지만, 정교한 표현은 한글을 따라올 수 없다. 한글로 묘사할 수 없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공이니 색이니 하는 것도 산스크리트어를 가장 적절한 한자로 옮긴 것에 불과한데, 우리나라 불교는 아직도 당나라 이야기만 하고 있다. 표준 한글반야심경을 만들었다고 하여 자세히 읽어보니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 수상행식도 그러하니라......"  이런 식의 번역이라 21세기판 '소 귀에 경 읽기'가 되고 말았다. 부처님은 집착을 버리라고 했건만 우리 불교 지도자들은 왜 이리 현장 스님본 한문에 집착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조계종 표준 한글반야심경은 출가한 승려들과 불교 공부를 10년 이상 한 사람들이나 겨우 이해할 수 있는 말투다. 유사이래 우리 민족은 이런 말을 쓴 적이 없다. 경전 번역은 일반인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불교를 모르는 대학생들에게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 수상행식도 그러하니라."를 영어로 번역하라고 하면 "The color is the ball and the ball is the color. The same is true for the Su Sang Haing Sik." 이라고 할 것이다.

 

지금 한국불교는 위기를 맞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영가천도나 방생, 수능기도, 소원성취기도 등에 매달려 불교의 근본 가르침을 흐리게 하고, 한글세대인 젊은이들은 불교가 고리타분하다고 외면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 고심끝에 계란으로 바위를 치기로 결심했다. 우리 말을 사랑하는 작가로서의 자존심과 목숨을 걸고 반야심경을 한글로 풀어본다. 

 

혹시 불교음악이나 작곡을 하시는 분이 연락 주시면 합심하여 노래로 만들고 싶다.

(연락처 : ogokdo@naver.com)

 

눈 밝은 분들의 지도와 조언을 기다리면서,

 

2014년 가을에

정명 합장 

 

 

<조계종 표준 한글반야심경>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너느니라.

사리자여!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 수 상 행 식도 그러하니라.

사리자여! 모든 법은 공하여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느니라.

그러므로 공 가운데는 색이 없고 수 상 행 식도 없으며,

안 이 비 설 신 의도 없고,

색 성 향 미 촉 법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의식의 경계까지도 없고,

무명도 무명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늙고 죽음도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고,

고 집 멸 도도 없으며, 지혜도 얻음도 없느니라.

얻을 것이 없는 까닭에 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서,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떠나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최상의 깨달음을 얻느니라.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하고 밝은 주문이며 위없는 주문이며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니,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음을 알지니라.

이제 반야바라밀다주를 말하리라.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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