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지 40년째가 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1972년의 바로 오늘 아폴로 17호의 마지막 달 여정이 시작되기도 했지요.

  “우리는 달에 갈 것입니다.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입니다.”라는 내용으로 유명한 케네디 대통령의 유명한 연설이래 시작된 달 경쟁의 레이스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착륙으로 미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그 후에도 달탐사는 1972년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본래 18호까지 예정되었던 –그러나 예산 문제로 17호로 완결된- 마지막 달 탐사를 마치며 유진 서넌 선장은 “오래지 않아 다시 돌아올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지만, 그로부터 30년이 훨씬 넘게 지난 지금에도 우리는 달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도리어 내년이면 우주 왕복선이 퇴역하고, 그 다음 여정이 정해지지 않은 등 우주 탐사의 가능성은 왠지 멀어져만 가는 듯 하지요.

  여기서 한번 생각해 봅시다. 과연 우리(인류)는 정말로 달에 간 것일까요? 분명히 갔다면 왜 다시 가지 못하는 것일까요? 혹시 이것은 미국과 NASA가 짜고 만든 거짓말은 아닐까요?


  근래의 통계에 따르면 달에 인간을 보낸 유일한 나라인 미국에서 “달 탐사는 허구”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6%에 이른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은 70% 이상의 사람이 천사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10명 중 3명이 ‘태양이 지구를 돈다.’라고 생각하는 나라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자국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인 달 탐사에 대해 의문을 품은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건 조금 이상합니다.

  물론, 이렇게나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게 된 데는 다 근거(?)가 있습니다.

  바로 달 착륙 기념일(7월 20일) 때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달 착륙 음모론(아폴로 계획 음모론)’에 대한 수많은 작품 덕분이지요.

moon_simulation2.jpg
[ 아폴로 11호의 훈련 장면. 정말로 이렇게 세트에서 찍은 것일까? ]

  달 착륙에 대한 음모론 “사실은 달에 가지 않고 세트를 이용해서 촬영한 가짜다.”라는 내용은 1974년 윌리엄 찰스 케이싱이라는 작가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당시 그는 <We Never Went to the Moon(우리는 달에 가지 않았다.)>라는 책을 통해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하게 되었는데, 이후 다양한 단체, 인물들이 “달 착륙 음모론”을 제기하기 이르지요.

  이를테면, 기독교원리주의자 중 일파인 Flat Earth Society(지구 평면 협회:지구는 둥글지 않고 평평하다고 주장하는 단체)에서는 “달 착륙은 SF 작가인 아서 C 클라크의 각본으로 할리우드에서 만든 가짜”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속설에 살이 붙으면서 현재의 ‘달 착륙 음모론’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이를 바탕으로 우주 개발에 대한 음모론을 다룬 영화(카프리콘 1)가 나오는가 하면 다큐멘터리 방송 등이 등장하면서 좀 더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게 되지요.

moon-movie.jpg
[ 폭스 TV의 방송에 영향을 준 작품. 이런 이야기들이 모여서 지금의 달 착륙 음모론을 이룬다. ]

  이와 관련하여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바로 “나사 달 착륙의 비밀(Conspiracy Theory: Did We Land on the Moon?)”이 라는 방송입니다. 2001년 폭스 TV에서 선보인 이 다큐멘터리는 이제까지 나온 수많은 달 착륙 음모론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중간중간 학자라는 이들의 증언까지 곁들여- 흥미롭게 연출하였고, 이제껏 도시 전설이나 다를 바 없었던 달 착륙 음모론을 대중화하였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통해 '달 착륙 음모론'이 진실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생겨나서, 당시 과학 동아 등의 잡지에서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미국 내에서만 6%의 사람들이 ‘달 착륙’을 허구라고 믿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지요.


  한편, 이에 대해서 나사의 응답은 갈릴레이의 그것과 비슷했다고 하지요.

  “너희가 뭐라고 하건 우리는 달에 다녀왔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요? 과연 우리는 달에 다녀왔을까요? 아니면 작년에 돌아가신 아서 C 클라크의 각본으로 할리우드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았던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달 착륙 음모론”은 그냥 음모론일 뿐. 진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달에 다녀왔고, 이를 입증하는 증거는 무수히 많습니다. 반대로, 달 착륙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단지 음모론자들이 증거라고 착각하는 것 뿐이지요.)

  NASA 사람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니면서 어떻게 이렇게 확신하냐고요? 간단합니다. 음모론을 반박하는 증거는 –즉 음모론이 틀렸다는 증거는- 초등학생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내용으로 되어 있으니까요. (이를테면, 디스커버리의 유명한 방송 <미스 버스터>에서 실제로 실험을 거쳐 음모론이 허구임을 입증한 사례도 있습니다. 에피소드 104 – NASA Moon Landing)


  그럼, 달 착륙 음모론의 대표적인 주장 몇 가지를 가지고 이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1. 사진 문제

  음모론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그렇다고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는 엉뚱하게도 나사가 공개한 사진과 동영상입니다.

  나사에서는 수년 간의 달 탐험 과정에서 무수한 사진과 동영상을 남겼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그 중 달에 처음 내린 닐 암스트롱의 사진은 없다는 점입니다. 그의 영상은 오직 착륙선의 비디오 카메라가 잡은 것과 동료인 버즈 올드린의 우주복 헬멧에 비친 모습. 즉, 닐 암스트롱 자신이 찍은 사진에 나온 것 뿐이지요. 우리가 ‘닐 암스트롱의 모습’이라고 알았던 건 모두 –닐 암스트롱이 찍은- 버즈 올드린의 사진입니다. 달에 처음 내린 역사적 인물의 사진이 없다니?! 황당한 일이지만, 이건 ‘원래 버즈 올드린이 먼저 내릴 예정이었는데, 닐 암스트롱이 선장 권한으로 순서를 바꾼 것에 대한 버즈 올드린의 작은 복수’였다고 합니다. 이 음모 아닌 음모론의 출처는 바로 폰 브라운이라는데...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처럼 완벽해야 할 사진 중에 닐 암스트롱의 것이 없다는 점도 달 착륙 음모론의 허점을 드러냅니다.)


buzzmoon.jpg  arm-helmet5.jpg

[ 가장 유명한 우주 비행사 사진. 사인을 보면 알겠지만 이 사람은 버즈 올드린이며, 저 헬멧에 작게 보이는 하얀 점 같은 게(확대 장면 참고) 바로 '위대한' 닐 암스트롱이다. (아폴로 11호 / 나사) ]

  그런데 음모론들은 여기에서 이상한-자연스럽지 못한- 장면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그것이 달착륙이 조작이라는 증거로 제기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을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왜 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는가?
  달 탐사 사진 중 어느 것에도 별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세트안에서 찍었기 때문이다.

2) 진공 상태에서 깃발이 휘날리는 이유는?
  진공에서는 깃발이 휘날릴 수 없다. 그런데 깃발이 휘날린다. 그것은 세트에서 찍었다는 증거다.

3) 그림자의 방향이나 길이가 제멋대로인 이유는 무엇인가?
  그림자는 똑같은 방향과 비율로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달 탐사 사진의 그림자는 제멋대로다. 이건 광원이 여러 개이거나 너무 가깝다는(즉, 세트에서 찍었다는) 증거다.

4) 중력이 약한 달에서 왜 점프를 해도 높이 올라가지 않는가?
  중력이 약한 달에서 점프를 하면 몇 배 높이 올라야야 한다. 그런데 왜 그들은 고작 몇 십cm 만 뛰어오르는가?

5) 달 탐사 영상을 고속으로 틀면 지구에서의 움직임과 똑같아 보이는 건 왜?
  달 탐사 영상은 이미 찍은 장면을 느리게 틀었다는 증거가 아닌가?

6) 우주인이 찍은 사진의 노출이나 구도가 완벽한 건 어째서인가?
  달 탐사 사진들은 어느 것을 보아도 완벽해 보인다. 불편한 장갑을 끼고, 게다가 가슴에 단 카메라로 찍었을텐데 어떻게 이렇게 잘 찍었는가? 

7) 달에 착륙선이 내린 흔적(크레이터)은 왜 보이지 않는가?
  달 착륙선은 꽤 무겁다. 그런게 달에 떨어졌다면 그 흔적이 크게 남아야 할 것인데 존재하지 않는다. 어째서?


  자... 이런 이야기를 보면 왠지 타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럴까요?
  하나씩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1) 왜 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는가?

  하늘의 별 사진을 찍어본 사람이라면 간단히 알 수 있습니다. 하늘의 별은 찍기 힘듭니다. 감도가 매우 좋은 사진으로도 순간적인 영상을 찍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별의 사진을 찍으려면 매우 어두운 곳에서 매우 감도가 높은 사진기와 필름(또는 디지털 장비)을 사용해서 찍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겨우겨우 별의 사진을 포착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렇게 높은 감도의 사진기와 필름을 써서 밝은 조명등 아래의 사람을 찍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문제군요. 거의 자동차의 전조등을 정면에서 찍은 거나 다름 없게 나와 버립니다. (화려한 콘서트 장에서 사진을 찍어본 이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자칫하면 빛에 가려 아무 것도 안 찍히죠. 감도를 낮추면 무대는 잘 보이지만 주변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겁니다.)

alg_tour_michael_jackson.jpg
[ 화려한 무대. 여러분은 -별보다는 훨씬 밝을- 무대 뒤 사람의 얼굴을 구분할 수 있는가? (마이클 잭슨 콘서트 필름 'This is it' / http://www.nydailynews.com/ )]

  만일 달에서 별의 사진을 찍으려 했다면, 우주인들은 이처럼 유령처럼 나오고 말 것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려면 사진의 감도와 노출은 우주인에게 맞추어야 겠지요. 그러면 당연히 하늘의 별은 나오지 않습니다.
  자, 여러분 자신이 직접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 밤에 밖에 가서 밤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보세요. 과연 별이 잘 찍히나요?

  참고로… 달 탐사를 한 시간대는 달의 ‘낮’. 지구처럼 큰 천체라면 모를까.(달에서 지구는 지구에서 보는 달보다 훨씬 큽니다.)
  별은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달 탐사를 한 우주인들도 별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한편, 우주에서 찍은 지구 사진에서도 별을 발견할 수 없는데, 그것도 역시 비슷한 이유입니다. 지구가 너무 밝다보니 어두운 별은 찍히지 않는거죠.)

 
2) 진공 상태에서 깃발이 휘날리는 이유는?

  휘날리지 않습니다.
  아폴로 계획의 그 어떤 동영상을 보아도 ‘휘날리는 깃발’은 볼 수 없습니다. 마치 휘날리는 것처럼 보이는 깃발은 단지 고의적으로 그렇게 주름을 넣었을 뿐입니다. 게다가 깃대가 흔들리는 것은 우주 비행사가 고의적으로 흔들었기 때문이지요. (굳이 고의가 아니라고 해도 방금 꽂은 깃대는 흔들리게 마련입니다. 그것도 절대로 '휘날리는 모양'은 아니지요.)

apollo_flag.jpg
[ 깃발을 당기는 우주 비행사. 이렇게 하면 당연히 흔들려서 더 멋지게 보인다. (아폴로 11호 / 나사 )]

  자.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얘기를 해 보죠. 음모론자의 주장대로 할리우드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가정합시다. 진공이 아니기 때문에 깃발이 휘날린다'고 해 보죠. 그런데, 그 '깃발을 휘날리게 하는' 바람은 도대체 어디에서 부는 겁니까?

  할리우드의 스튜디오는 야외가 아닙니다. 실내지요. (무엇보다도 달 착륙 영상을 조작하는데 야외 촬영은 어림도 없지요.)
  실내의 스튜디오에 바람이 분다고요? 고의적으로 선풍기를 틀었다면 모를까....

  게다가 바람이 휘날릴 정도로 바람이 분다면 어째서 달 표면의 모래나 먼지는 휘날리지 않는 걸까요?

  참고로, 아폴로 계획에서 사용한 월면차가 달리는 영상을 보면 참 놀라운 장면이 연출됩니다. 바로, 바퀴 때문에 튕겨나간 먼지가 바로 가라앉는 것이지요.
  오랜 옛날 사람들은 믿었습니다. 가벼운 물건이 천천히 떨어진다고… 그 예로 깃털과 쇠공을 들었지요. 그런데 이에 대해 갈릴레오는 이것이 틀렸다는 걸 입증했습니다. 깃털이 천천히 떨어지는 건 공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먼지가 천천히 가라앉는 것도 공기가 있기 때문…. 그런데 달탐사 영상에선 먼지가 금방 떨어집니다.

  만일, 달 착륙이 거짓이라면,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것이라면 당시 스튜디오 내부는 진공이었다는 말입니다.
  당시 기술로 그렇게 거대한 시설을 진공 상태로 만들었으리라고는 생각치 않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진공 상태의 스튜디오 안에서 깃발이 휘날릴 수는 없겠지요?


3) 그림자의 방향이나 길이가 제멋대로인 이유는 무엇인가?

  달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확실히 그림자의 방향이나 길이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음모론자들은 광원이 여러 개라고 하지요.

apollo-17-rocks.jpg
[ 아폴로 17호의 사진 중 하나. 앞의 두 바위 그림자 방향이 달라 보이지만, 잘 보면 앞쪽이 패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폴로 17호 / 나사 ) ]

  자…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음모론자들은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습니다. 바로 ‘광원이 여러 개면 저런 그림자는 절대로 나올 수 없다.’라는 사실을…

  한번 불을 끄고 촛불 두 개를 켜 봅시다.(플래시 두 개라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그림자는 어떻게 되나요? (또는 밤에 길가를 걸어도 좋습니다.)
  달 탐사 사진처럼 또렷한 그림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여러 개의 그림자가 이리저리 겹쳐서 표시되지요. 그런데 달 탐사 시에 광원이 여러 개였다고요? (광원이 가까워도 그림자는 또렷하게 나오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왜 그림자는 제멋대로 일까요? 이것도 간단히 알 수 있습니다. 도시가 아니라 산이나 들에 나가서 그림자를 보세요. 과연 산의 바위에 비친 그림자가 땅에 평평하게 늘어지는지…. 위의 사진이 달이 아니라 지구라고 한다면 과연 '광원이 여러 개'라는 말이 나올까요?

  달은 지구보다 훨씬 굴곡이 심합니다. (바람도 물도 없고, 중력도 약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림자는 ‘땅’에 비치는 것… 평평한 운동장이 아닌 이상 그림자는 이리저리 휘어져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달에는 공기가 없어 원근감이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게다가 달의 모래는 지구의 눈처럼 빛을 반사하여- 지형의 상태도 알기 힘듭니다. 하지만 그림자를 보면 대략적인 기울기나 상태를 알 수 있지요. 그런 면에서 이처럼 이상한 그림자는 훨씬 유용할지도 모릅니다.


4) 중력이 약한 달에서 점프해도 왜 높이 올라가지 않는가?
  자, 여기서 질문… 마이클 조단의 다리에 대충 10kg쯤 되는 무게 추를 달고 뛰게 해 봅시다. 과연 ‘에어 조단’이라는 별명대로의 모습을 보여줄까요?
  달은 1/6 중력이지만, 우주복은 80kg 정도… 그러니 대충 13kg 정도의 무게를 달고 있는 셈입니다. 자신의 몸무게까지 포함하면 30kg 정도 되겠군요. 가볍다곤 하나 몸무게의 절반... 게다가 우주복의 관절은 조단의 근육처럼 부드럽지 않고, 우주복의 신발은 에어조단처럼 탄력이 좋지도 않습니다. 그 어떤 장화보다 묵직하고 튼튼하지요.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달 표면의 열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단련된 우주 비행사라도 조단의 흉내를 내긴 무리입니다.

Apollo_14_Shepard.jpg
[ 아폴로 14호의 승무원 셰퍼드. 멋지게 폼을 잡았겠지만, 어딘지 -잘 펴지지 않아- 엉거주춤하다. 이런 옷으로 에어 조단이 될 수 있을까? (아폴로 14호 / 나사) ]

5) 달 탐사 영상을 고속으로 틀면 지구에서의 움직임과 똑같아 보이는 건 왜?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달은 지구 중력의 1/6이므로 물체가 떨어지는 속도도 그만큼 늦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면 지구와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중력이 작은 만큼 행동이 지구와 완전히 다른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 떠오른 먼지가 떨어지는 속도는 지구에서보다 훨씬 빠릅니다. 그럼 먼지만 훨씬 빠르게 틀고, 사람은 느리게 틀어준 건가요? 한 장면에서 말입니까?

NASA_Apollo_17_Lunar_Roving_Vehicle.jpg
[ 아폴로 17호의 월면 자동차. 꽤 빠르게 달리지만, 먼지가 금방 가라앉아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아폴로 17호 /나사)]


6) 우주인이 찍은 사진의 노출이나 구도가 완벽한 건 어째서인가?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요.
  자.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수많은 사진을 찍었겠지요. 그럼 여러분은 그 사진을 모두 뽑아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나요? 설사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중간 중간 삭제했다고 해도 실제로는 그 중 잘 나온 것만 보여주겠지요. (이따금 재미로 실패작을 내놓을 수도 있겠지만.)
  나사의 달 탐사는 국가 사업입니다. 인류 최대의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데 초보자의 실수처럼 보이는 사진을 공개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나사의 직원들은 수많은 사진 중에서 잘 나온 것, 멋진 것만 공개했습니다. 우주 비행사들은 당연히 사진 찍는 연습을 많이 했지만, 여하튼 실수는 있는 법이니까요.


  나사의 영상 자료를 보면 대충 찍었다는 걸 알 수 있는 사진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인물이 한쪽 구석에 있거나, 빛 때문에 이상하게 보이거나… 그나마 나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사진은 그나마 고른 것인데 말이지요. (나사의 아카이브에서 나머지 사진들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 사진을 우주인 자신이 찍었다는 것은 앞서 말한 '닐 암스트롱의 유일한 사진' 같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분명히 닐 암스트롱은 정면을 향하고 있는데, 그 주변에 이 사진을 찍었을만한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apollo12_alan_bean.jpg
[ 아폴로 12호의 앨런 빈. 빛 때문에 방어막을 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 정도면 -사람이 좀 작기도 하지만- 실패작은 아니다... (아폴로 12호/나사) ]

apollo_buz_man.jpg
[ 이게 달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엄청나게 바보 같은 광경이 아닐까? 한편, 저 무거운 우주복으로 엉거주춤 버틸 수 있는 것도 중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아폴로 11호의 승무원. 물론 누군지는 말 안해도 알 것이다. (힌트 : 아폴로 11호 승무원 중 우주복 모습이 직접 나온 건 OO OOO 뿐이다.) ( 아폴로 11호 / 나사 ) ]


7) 달에 착륙선이 내린 흔적(크레이터)은 왜 보이지 않는가?

  이건 참 이상합니다. 왜 크레이터가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설마 음모론자들은 달 표면이 무진장 부드러워서 발이 푹푹 빠질거라는 옛 이야기를 그대로 믿는 걸까요?
  물론, 한때 나사에서도 그렇게 믿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사의 달 착륙선은 그 부드러운 토양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무진장 조심해서 내려 앉아야만 했지요. (실제 착륙 장면을 보면 정말이지 느릿느릿... 거북이가 따로 없습니다.)
  그런데 달 표면은 -여러 증언이나 통신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 생각보다 튼튼했고, 덕분에 착륙선은 가라앉지 않았지요.

  물론, 우주 비행사들이 걸어다니는데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달의 모래나 먼지는 태양에서 날아오는 하전입자 때문에 마치 정전기가 일어난 상태 같아서 우주복에 엄청나게 달라붙는데다 떨어지지도 않았다고 하지요.
  실제로 우주 비행사의 사진을 보면 처음에는(이를테면 위의 아폴로 14호 사진) 발을 빼면 새하얗지만 가면 갈수록 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으로 변합니다.

apollo17_man_dust.jpg
[ 아폴로 17호의 승무원. 새까만게 먼지구덩이를 헤친 것처럼 보인다. (아폴로 17호 / 나사 ) ]



  이처럼 사진과 관련한 음모론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상식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거나 모두 고의적으로 무시했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조금만 상식을 갖고 떠올리면 금방 알 수 있는 일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달 착륙 음모론의 주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사진 이외에도 여러가지 이유를 대고 있기 때문이지요.


2. 과학, 기술적인 문제

1) 달로 향할 때 밴 앨런대라 불리는 방사선대를 통과하는데, 과연 인체에 위협은 없는가?
  밴 앨런대는 지구를 도넛처럼 둘러싼 자기장대입니다. 이 지점에서는 태양에서 날아온 하전 입자들이 자기장에 의해 모여 있지요. 그만큼 방사선의 영향이 강한데, 음모론자들은 당시 기술로 이 지점을 지날 수 없었을 것이라 합니다.

2) 달의 온도는 낮에는 100도를 훨씬 넘는데 우주 비행사가 견딜 수 있는가? 그리고 사진기나 장비는?
  달은 밤에는 영하 160도, 낮에는 영상 140도에 가까운 온도를 갖게 됩니다. 모두 진공인데다 태양에 직접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100도가 넘는 온도에서 활동하는 우주 비행사가 오래 버틸 수 없다는게 한가지 의견...

3) 아폴로 계획 중에도 달 착륙 관련 임무는 성공률이 매우 높다.–나로호를 비롯하여- 다른 우주 임무는 종종 실패하는데도...

4) 아폴로 계획 후 미국은 더 이상 달로 사람을 보내지 않았다.
  아폴로 계획에 성공해 놓고도 달에 사람을 보내지 않는 것은 아폴로 계획 자체가 조작되었고 그럴만한 기술이 없다는 증거다.

5) 지구의 천문대나 달 탐사기가 아폴로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6) 달에 설치되어 있다는 레이저 반사경을 사용한 실험은 미국 이외엔 하지 않았다.

7) 아폴로 계획에서 가져온 월석은 지구의 것과 다를 바 없다는데?


  사진 이외에도 이와 같은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요. 심지어는 아폴로 1호의 승무원들이 비밀을 감추기 위해 살해되었다고 하기도 하고… (여기다 아폴로 13호의 사고도 -좀더 드라마틱하게 꾸미려는- 음모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과연, 진실은 어떨까요? 위의 내용은 사진보다 이해하기 조금 힘들지만 한번 살펴보지요.


1) 달로 향할 때 밴 앨런대라 불리는 방사선대를 통과하는데, 과연 인체에 위협은 없는가?

  물론 위험은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 머무를 때, 그리고 맨 몸으로 머무를 때 이야기입니다.
  밴 앨런대의 방사능은 꽤 강하지만, 우주선의 외피와 우주복은 그것을 충분히 막아줍니다.
  게다가, 아폴로 우주선이 이곳을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기 때문에(불과 몇 시간 이내) 그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방사능이 지나치게 강하다면 이곳을 통과한 기계 장치도 오동작을 일으켜야 겠지만, 이제껏 그런 일은 없었지요.)

van_allen_belt.gif
[ 지구를 둘러싼 밴 앨런대. 한편, 남극과 북극에는 직접 하전 입자가 내려오고 이것이 공기와 부딪쳐 오로라를 만들어낸다. ( 나사 ) ]

2) 달의 온도는 낮에는 100도를 훨씬 넘는데 우주 비행사가 견딜 수 있는가? 그리고 사진기나 장비는?

  물론, 지구에서 기온이 100도를 넘긴다면 아마 버티지 못할 겁니다. 지구의 100도 기온이라는 것은 사우나 탕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공기 자체가 100도에 달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런 상황에서 충분히 튼튼한 방호복을 입으면 장시간 활동할 수 있습니다. 우주복은 그야말로 첨단 기술이 모두 들어간 작은 우주선... 최고의 방호복 중 하나이지요.

apollo-suit.jpg
[ 다층 구조로 이루어진 아폴로의 우주복. 그야말로 작은 우주선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 나사 ) ]

  하지만, 우주 비행사가 달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은 우주복 덕분만은 아닙니다. 바로 달이 진공이기 때문이지요.
  100도의 물에 들어가면 데지만, 100도의 증기탕에서는 버틸 수 있듯, 100도의 진공은 -적어도 온도만으로 보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달의 상황은 진공 보온병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안은 무진장 뜨거운 물이 있어도 바깥 쪽은 뜨겁지 않은 것처럼(용기가 너무 뜨거우면 불량입니다.^^), 달 역시 바위 표면은 100도를 넘어가지만 그 열은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주복은 하얀색으로 만들어져 햇빛의 에너지를 쉽게 흡수하지 않지요. (만화 등에서 검은색이나 기타 다른 색으로 우주복을 만드는 것은 단지 화면 효과 때문입니다.)
  여기다 뛰어난 방호복이 추가되어 있으니, 달 표면 온도가 100도건 200도건 별 문제는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주 비행사들은 고작해야 몇 시간만 돌아다니고 이따금 그늘에 들어가기 때문에 쪄서, 또는 타서 죽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3) 아폴로 계획 중에도 달 착륙 관련 임무는 성공률이 매우 높다.–나로호를 비롯하여- 다른 우주 임무는 종종 실패하는데도...


  이 역시 무슨 근거로 성공률이 높다고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7번 중 1번 실패는 실패가 아닌가 보지요? 승무원 중 몇 명이 죽었어야 '그래, 실패도 있었으니 이건 진실'이라고 한다는 말입니까?

  이처럼 아폴로 계획 중 달 착륙의 성공률 자체가 높은게 아니지만(그나마 무진장 노력한 결과임에도) 무엇보다 달 착륙이라는 것은 어느날 아침에 실현한게 아닙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선언한 이후(아니 그 전부터) 수많은 실험과 훈련이 거듭되었고, 머큐리, 재미니를 거쳐 아폴로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 사고는 수를 셀 수 없습니다.

  아폴로 계획에 들어서만 해도 달에 사람을 보내기 전에 자그마치 10회의 실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데(아폴로 1~10호) 그 과정에서 세 명이 죽기도 했지요. 그것도 우주 탐사를 몇 번이고 성공한 노련한 승무원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인류가 달에 내린 이래 총 7번의 발사가 진행되어 그 중 1번은 실패했습니다. 성공률이 높은가요?
(아니, 무엇보다도 성공률이 높은 것이 조작이라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까? 그 말은 ‘사람이 더 죽지 않으면 진실이 아니야.’라는 말이나 다를 바 없지 않습니까?)

apollo1_crew.jpg
[ 아폴로 1호의 사고로 숨을 거둔 승무원들. 그들의 희생은 우주 개발의 역사에 깊이 새겨져 있다. ( 아폴로 1호 / 나사 ) ]


4) 아폴로 계획 후 미국은 더 이상 달로 사람을 보내지 않았다.

  아폴로 계획에 성공해 놓고도 달에 사람을 보내지 않는 건 그만한 기술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 이건 물론 사실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미국은 달에 사람을 보낼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왕복선으로는 도저히 무리지만, 아폴로 시대의 새턴 로켓을 다시 만들기만 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문제는 그냥 보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달에 사람을 보내려면 현재 나사의 수많은 프로젝트를 사실상 접어야 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달 탐사 계획은 나들이가 아닙니다. 가볍게 짐을 싸서 다녀올만한 여행도 아니지요. 이를 위해서는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비용과 수많은 이들의 오랜 노력이 필요합니다.

saturn_rocket.jpg
[ 역사상 최대의 로켓인 새턴. 엄청나게 강력한 만큼 엄청난 낭비를 야기하는 물건이기도 하다. (나사) ]

  아폴로를 날린 새턴 로켓은 역사상 만들어진 가장 거대하고 가장 강력하고 가장 비싼 로켓입니다. 한 개 만들어 쐈다간 나사의 예산을 다 날려버릴지도 모르는 그런 로켓이지요. 그런데, 그런 로켓을 마구마구 쏘지 않으면 달까지 사람을 보냈다가 돌아올 수는 없습니다.
  아폴로 계획 당시에는 이런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케네디의 성공적인 연설 이후 사람들은 거의 열광하다시피 했으니까요. 물론 아폴로 1호 사고로 좌초할 뻔 했지만, 다행히도 진행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폴로 계획 조차 원래 예정을 다 채우지 못하고 -결국 예산 문제로- 조기에 끝났습니다.

  현재 우주 탐사, 개발 관련 예산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유인 탐사보다는 기존의 시설을 재활용하는 등의 작업에 중점을 두고 있지요. 내년이면 우주 왕복선이 퇴역하는데, 뒤를 이을 운송 수단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지 '달이 있으니까 떠난다.'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지요. (다음 세대의 달 탐사 계획 목표 중 하나인 헬륨 3를 이용한 핵융합 시스템이 실용화되면 좀 더 가능성이 높겠지요.)


5) 지구의 천문대나 달 탐사기가 아폴로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군요… 얼마나 눈이 좋으면 아폴로호를 볼 수 있는 건지?
  달까지의 거리는 38만km입니다. 빛조차 1.3초 걸립니다.
  한편, 아폴로 착륙선의 크기는 크게 보아야 폭 5m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구에서 아폴로를 발견한다고요?

  참고로 현재 초정밀 첩보 위성이 이만한 물체를 겨우겨우 발견할 정도…. (물론 사람과 마네킹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작은 물체를 보기 위한 첩보 위성조차 그런데, 넓게 보기 위한 우주 탐사선이 아폴로를 발견한다고요?

  하지만, 실제로는 발견했습니다. 2008년 5월 일본의 달 탐사 위성인 카구야는 비록 뚜렷하지는 않지만 아폴로 15호의 흔적을 촬영했습니다. 그림자 정도였지만….
  한편 올해 7월에는 나사의 루나 오비터가 아폴로 15~17호의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지요. 아폴로 주변에는 우주 비행사가 걸어다닌 흔적과 깃발도 발견할 수 있었지요.

  자... 이래도 아폴로 탐사가 '음모'라고 하겠습니까? (물론, 음모론자들은 이 사진들이야 말로 조작이라고 할 것입니다. 루나 오비터나 카구야는 실제로 달로 날아간게 아니라면서...)

kaguya_apollo15.jpglro_apollo17flag.jpg
[ 아폴로 계획의 흔적. 왼쪽은 카구야가 발견한 아폴로 15호와 그림자. 오른쪽은 루나 오비터가 촬영한 아폴로 17호 착륙선의 하단부와 깃발. 주변의 선은 바로 우주 비행사들이 타고 다닌 차량의 자국이다. ( 일본 우주 기구 & 나사 ) ]


6) 달에 설치되어 있다는 레이저 반사경을 사용한 실험은 미국 이외엔 하지 않았다.

  이거야 말로 음모론….
  레이저 반사경 실험은 미국 이외에도 프랑스 등 많은 나라에서 진행했고, 이를 통해 달이 지구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지금은 대학교에서조차 실험을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과거에 비해 기술이 발전했기에 좀 더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군요.)
  도대체 음모론자들은 어떤 근거로 '미국 외엔 하지 않았다.'라고 하는 걸까요?

apollo11_laser.jpg
[ 아폴로 11호가 설치한 레이저 반사경. 지금도 여전히 실험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아폴로 11호 / 나사 ) ]
 

7) 아폴로 계획에서 가져온 월석은 지구의 것과 다를 바 없다는데?

  이 역시 근거가 없는 말입니다. 나사에서 가져온 월석은 세계 각지의 연구소에 제공되었는데, 그 어떤 학자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모든 연구 기관이 월석은 지구에서 만들어진 그 어떤 암석과도 다르다고 했지요. (월석에 대한 이야기는 아동용 과학 서적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이조차 모르는 음모론자들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Lunar_Ferroan_Anorthosite.jpg  
[ 아폴로 16호가 가져온 월석의 표본. 이런 표본은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연구 중이다. ( 위키피디아 ) ]

  이 암석을 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오랜 시간(수 십 년)이 걸린다고 예상되었습니다.
  (만화 <오! 나의 여신님>에서는 인공 월석으로 –여신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팔찌를 만드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월석은 평범한 공대 학생이 작은 연구실에서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월석에는 많은 특징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현미경으로나 구분할 수 있는 매우 작은 크레이터지요.
  바로 진공 상태에서 태양풍의 원소나 희소 운석이 계속 부딪친 결과 이런 자국이 생겨난 것입니다.

  세계 각지에 나누어준 월석은 그 형태나 발견 장소에 관계없이 달의 추정 연령과 일치하는데, 그 후 40여년 간에 걸쳐 새로운 기술이 발견되어 그때마다 다시 연구를 진행함에도 검사 결과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특히, 소련의 무인 계획으로 얻은 월석, 그리고 소행성 충돌 등의 충격으로 지구로 날아온 월석 등의 조사 결과와도 일치합니다.)

  만일 월석 자체가 위조라면 1960년대 당시 나사에서는 그 후에 개발될 분석 기술을 예측해서 월석을 만들었다는 말이 됩니다. 오호… 대단한 기술이 아닙니까? 아마도 아서 C 클라크는 오버마인의 힘이라도 빌린 모양이군요.


  이러한 내용들 외에도 달 탐사 음모론에 대한 이야기는 무수히 많습니다만, 그들 모두는 과학을 잘 모르거나 상식적이지 않거나, 심지어는 거짓 증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가령, 아폴로 1호의 승무원들이 음모를 감추기 위해 살해되었다는 주장에 이르면 음모론을 위해 죽은 이들을 모욕한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여타 음모론들이 모두 그렇듯, “달 착륙 음모론”은 사실이 아닙니다. 인기를 모으려는(이를 테면 가장 먼저 이를 제기한 소설가는 아마도 인세가 목적이었을 것입니다. 그 자신의 주장에 따르면 3만부 정도 팔렸다고 하는데 과연…?) 이들의 헛된 망상에 지나지 않지요. 또는, 공론에 무조건 상처를 내고 자신의 이야기만을 하려는 이들의 사악한 음모일 뿐입니다.

  그리고 폭스 TV 같은 방송에서는 이들을 적당히 –그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짜집기해서 방송하는 것이지요. 역시 ‘시청률과 광고 수익’을 노리고…

  문제는 이를 의심하지 않고 진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던 음모론의 모든 주장이 비상식적이며 조작되었음이 명백한데도 말이지요.

  물론, 이러한 음모론을 그냥 웃으며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황당하고 비상식적이긴 하지만, 여하튼 재미있게 엮어 나갔으니까요.

  하지만, 음모론은 결코 농담거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눈 앞의 진실에서 사람들을 멀어지게 하고 거짓된 진실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사기극이지요. 여러 음모론이 좋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달 착륙 음모론'은 악질적인 부류에 속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2012년 지구 멸망설'보다도...)

 

  달 착륙 음모론은 아폴로 계획에 관련된 수많은 이들의 노력을 깡그리 무시하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우주를 향한 인간의 시도와 노력을 바보 취급하며, 미지를 향한 인간의 꿈과 희망을 비웃습니다.


  자연히 “달 착륙 음모론”을 믿는 사람은 우주 개발 계획을 지지하지 않게 되며, 자연히 우주 개발에 장해를 가져옵니다. (가령, 달 착륙 음모론을 믿는 6%의 미국인 중에 정치가나 정치가에게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마 그 사람은 나사에 대한 예산을 줄이고 싶어질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이런 음모론이 아이들의 희망과 미래에 대한 꿈을 망쳐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몇 년 전. 초등학교에서 발명 강사를 하던 중, 아이들에게 미래의 소원을 들은 일이 있습니다. 그 중 많은 아이들은 과학자가 되겠다고 했지만, 한 아이는 ‘우주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했지요. 그래서 아폴로의 우주인들처럼 달에 가고 싶다고….

  만일 그 아이가 달 착륙 음모론을 접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요? (당시 많은 아이들이 존경하는 인물로 황 박사님을 골랐는데,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길 바랐습니다.)

  그런 면에서 달 착륙 음모론은 수많은 음모론 중에서도 악질적인 부류에 속합니다. 단순히 흥미거리나 유명세를 위한 수단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꿈을 망치고 인류의 미래를 망가뜨리는….


  하지만, 한편으로 이것은 쉽게 진실을 간파할 수 있는 전형적인 음모론의 하나이기도 하지요. 이러한 음모론을 밝히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음모론자의 주장만 믿지 말고 좀 더 넓게 보고 듣는 것이지요.

  그러면 "달착륙 음모론의 허구"는 이처럼 간단하게 드러납니다. 그것은 처음부터 사기이자, 인기를 끌려는 쇼 였을 뿐. 아폴로 계획처럼 진실은 아니니까요.
(이처럼, 시청률이나 책의 판매, 또는 유명세를 얻고자 음모론을 퍼트리는 행동이야 말로 진정한 음모가 아닐까요?)



추신) 달 착륙 음모론(아폴로 음모론)의 가장 큰 허점은 세계 전역에 드러나고 전세계가 주시한 이 계획, 게다가 경쟁자인 소련이 목격한 이 계획을 '음모'라는 방식으로 감출 수 있었으리라 말하는 것입니다.

  그 말 대로라면 당시 나사의 -그리고 협력 업체의-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되며, 경쟁자이자 패배자인 소련이 미국의 진실을 알고도(소련의 첩보 기술이라면 이 정도쯤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입을 다물었다는 이야기며, 아폴로 계획에 협력한 수많은 나라에서도 입을 다물었다는 말이 됩니다.
(가령, 아폴로 통신 중 일부는 -위치와 시간 관계상-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통신 시설을 경유하여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레이저 반사경 관련 연구를 비롯한 수많은 업부가 역시 다른 나라의 협력으로 진행되었지요.)

  첩보와 관련하여 매우 잘 알려진 규칙이 있습니다.

  바로 "비밀이 드러날 가능성은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의 제곱에 비례한다."라는 것이지요. 참고로 아폴로 계획에 관련된 사람은 대략 수 십 만 명 쯤 됩니다. 수 십 만 명이 알면서도 -게다가 그보다 몇 십 배 많은 이의 관심 속에서도- 드러나지 않은 비밀이라... CIA나 NSA 같은 기관 대신에 NASA가 대신하는게 낫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