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음모론인가 ?
음모론에 대한 이론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사전적인 의미에서 음모는 비밀리에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사는 책략으로 풀이됩니다. 즉 상대방을 속이고 어떤 이익을 달성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행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과거 인류 역사에서 음모론에 대한 수많은 자료들은 인터넷을 뒤지면 수도 없이 나옵니다.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 유행했을 때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어서 그렇게 된 거라며 유대인을 학살하고 했습니다. 또한 대공황이나 세계 1,2차 대전 역시 어떤 음모가 원인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음모론을 내세웁니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를 인정하기 싫은 이회창지지자 중 하나가 전자개표기 음모론을 퍼뜨렸고, 정신이 제대로 박힌 엘리트 집단이라는 한나라당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여 재개표를 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인간은 누구나 무엇인가를 의심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월드컵 때 우리나라가 이탈리아나 스페인을 이기고 4강을 차지하자 세계 축구계에서는 음모론이 일었고 지금도 대한민국의 4강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06년 월드컵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하는 꼴을 보아서는 희망이 없어 보이긴 합니다만 대한민국의 저력은 위기에서 더 힘을 발휘하니 기대해 볼 밖에요.
하여간 한나라당 지지자 일각에서는 붉은 악마를 빨갱이 집단으로 매도하거나 월드컵 4강을 노무현대통령 당선을 위해 철없는 386 세대가 꾸민 음모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버젓이 글을 올리는 상황입니다.
좀 길어졌네요.
이렇듯이 도저히 일반인의 상식 수준에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 누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음모론입니다. 이번 도청 파문이 붉어지자 민주당 지지자들과 우리당 지지자들이 한때 의견의 일치를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국정원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민주당 지지자들의 행태는 한화갑의원의 말한 음모론을 신봉하는 사람들로 돌변하여 거센 비난과 폭언을 일삼고 있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느긋하게 관망하면서 민주당지지자들의 글에 추천이나 때리는 상황입니다. 급기야 오늘 야 4당이 공조하여 특검법에 합의를 했다지요.
이러한 상황을 이끌어 낸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진실이었습니다. 아니 진실에 접근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과거 정권이었다면 국정원에서 도청사실을 조사하여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때 대통령이 정치적인 파장이나 이해득실에 따라 공표할 것의 범위를 정해 주었을 것입니다.
즉 “국민의 정부에서도 초기에 일부 과잉충성하려는 사람들이 도청을 해서 보고를 한바 있지만 청와대 고위층에서 그런 사실을 인지하고 당장 중지하라 해서 중단했다.”라고 발표하도록 했을 겁니다.
하지만 노무현대통령을 다른 정치인과는 다릅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기에 있는 그대로 밝히라고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이 올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고 이런 상황을 유도한 세력은 누구일까요? 판도라의 상자를 열도록 단초를 제공한 사람 말입니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조선일보입니다. mbc의 이상호기자가 x 파일을 입수했는데도 mbc에서 보도하지 못하고 머뭇거린 것은 아마도 삼성과 관련한 사소한(?) 대화 내용보다는 도청사실을 보도한 이후 퍼져나갈 파문을 더 염려했었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즉 도청 파문이 붉어지면 결과적으로 국정원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한데 그럴 경우 상황에 따라서는 국민의 정부는 물론 참여정부에서도 도청이 이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밝혀질 경우 그 파장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는 현 정부에서도 불법도청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대부분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청사건이 특검으로 갈 법적인 아무런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검에 대한 찬성 의견이 더 많은 것은 국가 기관이 그만큼 불신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하여간 이런 파장을 충분히 예견했기에 조선일보에서 x 파일 문제를 보도했다고 저는 봅니다. 조선일보에서는 아마도 참여정부가 국정원의 도청사실을 적당한 선에서 얼버무리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그래야만 약점을 잡아 집요하게 자신들의 입지를 넓힐 수 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노무현대통령은 달랐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정면으로 돌파를 시도한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참여정부에서도 어떤 멍청한 인간은 아직도 불법도청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는 누구도 함부로 불법도청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2년여가 지나면 끝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다시는 어떤 정부도 권력의 힘으로 국민을 속박하고 불법적으로 감시하는 짓은 하지 못할 계기가 마련된 것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자금 수사를 용인함으로써 정경유착의 고리를 어느 정도 청산하여 윤리경영과 부정부패의 근원을 차단하는 계기가 되었다면 이번 도청사건은 어떤 국가기관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국민을 속이거나 구속할 수 없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조선일보가 노무현대통령을 궁지로 몰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도를 했다면, 노무현대통령은 ‘호시우행’의 신념으로 진실을 무기로 대항한 것입니다. 불법도청 사건의 결말이 어떻게 날까요? 제가 보기에 누가 구속되고 누가 처벌을 받으며 도청내용 중 어떤 것이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불법적인 관행은 어느 누구에게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교훈을 주는 것이 더 값진 결과가 아닐까요?
좀더 바람직하다면 도청테이프에 들어있는 진실들이 모두 밝혀지는 것이겠지요. 그를 통해 우리나라의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집단들의 부도덕성과 파렴치한 행태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화려한 수식어와 감투 속에 감추어진 추한 면면을 국민들이 들여다보고 앞으로 진정한 인물들을 가려 뽑는데 기초가 된다면 더욱 좋겠지요.
제가 쓴 것처럼 도청사건이 정리가 된다면 우리는 좀더 투명한 사회, 법치가 우선하는 국가권력, 국민의 권익이 우선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벌인 음모는 과연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요?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진실만이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위선과 권모술수로 만들어진 권력이나 명예, 부귀영화는 모두 사상누각일 뿐입니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고 권력이나 부 역시 영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진실을 추구하는 삶만이 미래에, 역사에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사람들이야 말로 진실을 숨기기 위해 스스로 음모를 꾸미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몇 분 만에 내용도 없는 길 글을 쓰다보니 두서가 없습니다.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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