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진실만이 승리 한다.

별꽃바람 2005. 8. 6. 17:18
 

진실만이 승리 한다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는 도청논란을 보면서 어린아이도 다 아는 진리를 정치인들만 모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일까? 아직도 정치하면 마키아벨리즘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가진 시대착오적인 사람들이 이 나라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오욕의 시대의 마지막 주자임을 자처하는 노무현대통령의 “진실만이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거짓은 거짓을 낳고, 어떤 권모술수도 국민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위정자들이 순간의 편리를 위해 사악한 길을 갔고 결국 멸망했다.

조선시대의 수많은 당파싸움이 있었지만 영원한 승리자는 아무도 없었다. 불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순신장군 마저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해야 할 정도로 정치는 피아를 구분할 수 없는 암흑속의 싸움이다. 암흑속의 싸움이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늘 진흙탕 싸움처럼 서로를 더럽힌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대가 바뀌고 날이 밝으면 그들의 추한 모습은 국민들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번 도청 파문과 관련하여 국정원에서 김대중정부 시절의 도청 사실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보고하는 입장에서는 정치적인 파장을 고려해서 은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그렇게 지시를 해 주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보면 불법도청이 김영삼정부를 끝으로 없었다고 발표하는 것이 당장을 유리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노무현대통령은 달랐다. 진실만이 승리하고 진실을 은폐하여 얻은 어떤 이익도 진실을 말하므로 결과적으로 얻어지는 것만 못하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이 것은 초등학교를 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당연한 일이다. 자녀를 키우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식들에게 진실할 것을 교육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표에 대해 언론부터 나서서 그 배경에 대한 구구한 억측을 붙이고 있다. 그들의 의도는 참여정부의 주축지지 세력인 호남사람들과 이간질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일반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꾸며낸 거짓말 보다는 진실한 말 한마디를 더 듣고 싶어 한다. 이번 발표가 거짓으로 일관되었다면 그 짐은 영원히 참여정부에 남을 것이며 김대중대통령은 두 번 거짓말을 하는 꼴이 되었을 것이다.

국민의 정부시절 과잉충성을 하려는 의도에서든 출세를 위해 점수를 따기 위해서든 불법적인 도청을 한 것은 확실하다. 물론 김대중대통령은 그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아니 짐작은 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지 못한 것은 권력의 생리 때문이었을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은 집권 직후 어떤 국내 정치 사찰정보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검찰과 국정원 그리고 국세청을 정치에 이용하기는커녕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그들의 반발에 직면해야 했다. 아직도 검찰은 현 정부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생각이다.

그것은 정치권과 영합하여 누려왔던 강력한 기득권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일 것이다. 국정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정보 보고를 받지 않는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정치인을 사찰하겠는가? 어쩌면 관행처럼 해 오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한심한 노릇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무현대통령은 이런 사태가 올 것이라 예견했으리라. 아니 스스로 모든 권력을 국민들에게 넘겨주기로 작정하면서부터 이번 사태는 필연적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고 누군가는 막아보려고 했던 엄청난 사태가 진실의 이름으로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노무현대통령을 비난하고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렇게 그는 호시우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정치세계이지만 결국 진실만이 승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묵묵히 국민을 위해 한 거름씩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엄청난 거대 권력으로 상징되는 국정원이 국민 앞으로 왔다.

아니 이제 누구도 국민위에 군림할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국민이 바로 이 세상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의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까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추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 썩은 집단들은 진실 앞에 결국 그 추한 겉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어떤 권모술수도 국민을 속일 수 없다.” 맹자의 이 말이 마음속 깊은 감동을 주는 요즘이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스모스 향기를 그대에게  (0) 2005.08.27
무엇을 위한 음모론인가?  (0) 2005.08.08
행복을 끌어 당기는 방법  (0) 2005.07.28
삶을 요리하는 방법  (0) 2005.07.27
용문산을 다녀와서  (0) 2005.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