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메일

동의보감 내경편 담음문 2

별꽃바람 2010. 2. 24. 09:42

 

 

예상치 않은 질문에 답변을 하느라 진도(?)가 나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아는 것은 없지만 문헌을 뒤져서 적당한 자료를 찾아 답장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번에 이어 담음에 관한 사항입니다.

우리 몸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물이기 때문에 몸 안의 물이 어떤 이유로든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한쪽으로 몰리면 여러 가지 이상이 생깁니다. 딱히 병명을 정하기 어려운 증상에서 전간증과 같은 심각한 병까지 거의 모든 병의 원인이 담음 때문에 생깁니다. 동의보감에 설명된 내용을 아래에 옮겨 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담음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먼저 비위를 보해서 습이 스스로 맑아지고 마르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담의 종류가 여러 가지이므로 각기 다른 처방을 해야 하는데 동의보감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 열담(熱痰)은 시원하게 해야 하므로 석고, 청대, 산치자, 속썩은풀(황금), 황련을 쓴다.

○ 한담(寒痰)은 덥게 해야 하므로 끼무릇(반하), 건강, 부자, 육계를 쓴다.

○ 조담(燥痰)은 눅여 주어야 하므로 하늘타리씨(과루인), 살구씨(행인), 오미자, 하늘타리뿌리(과루근)를 쓴다.

○ 습담(濕痰)은 마르게 해야 하므로 삽주, 흰삽주(백출), 후박, 솔풍령(복령)을 쓴다.

○ 노담(老痰)은 물렁물렁해지게 해야 하므로 해석, 망초, 하늘타리씨(과루인), 지각, 향부자(동변에 법제한 것)를 쓴다.

○ 식적담(食積痰)은 삭아지게 해야 하므로 찔광이(산사), 약누룩(신국), 보리길금(맥아)을 쓴다.

○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인삼과 감초로 비(脾)를 보하고 흰삽주(백출)와 끼무릇(반하)으로 습(濕)을 마르게 하고 귤껍질(陳皮)과 선귤껍질(청피)로 기를 잘 돌게 하며 솔풍령(복령)과 택사로 물기를 빠지게 하는 것이다[단심].

 

위의 처방에 보면 귤껍질에 대한 내용이 있지요. 저의 집 거실에는 요즘 늘 귤껍질이 널려 있는데 귤껍질은 오래될수록 매워지면서 효과가 좋습니다. 귤껍질은 워낙 용도가 다양해서 열심히 말려도 올 한해 사용하기에도 부족합니다. 평소 복부 윗부분이 답답하고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분들은 귤껍질을 장만했다가 사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귤껍질처럼 사소하게 지나치는 것들이 사실은 소중한 자원이고 치료약이듯이 늘 대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소중한 인연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있기에 상대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상대가 있어 나의 존재를 의미 있게 한다는 생각으로 만나는 모든 인연을 소중하게 대하시면 삶이 좀더 풍요로워 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저에게는 소중한 인연입니다.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추신 : 담음병의 증상

 

담음병 때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痰飮外證]

『영추』에는 팔뚝 안쪽 피부가 거칠어져 마른 고기비늘 같이 되는 것이 수일음(水溢飮)이라고 씌어 있다.

○ 담음의 빛이 선명한 것은 유음(留飮)이다. 그리고 맥이 대(大)한 것은 명치 밑에 유음이 있는 것이다. 이때에는 잔등이 얼음같이 차다.

○ 가슴에 물이 있으면 명치 밑이 뜬뜬하고 숨결이 밭으며 물을 싫어하면서 마시려 하지 않는다.

○ 폐(肺)에 물이 있으면 거품침을 토하고 물을 마시려 한다.

○ 비(脾)에 물이 있으면 기운이 없고 몸이 무겁다.

○ 간(肝)에 물이 있으면 옆구리 밑이 그득하면서 밑에서 치받치는 느낌이 있으며 재채기가 나고 아프다.

○ 신(腎)에 물이 있으면 명치 밑이 두근거린다[중경].

○ 담(痰)이 있으면 눈꺼풀과 눈 아래에 반드시 검은 잿빛이 돈다[단심].

○ 눈두덩과 눈 아래가 재나 그을음 같이 검은 것은 담증(痰證)이다[의감].

○ 병이 생겨서 여러 가지 약을 썼으나 효과가 없고 관맥(關脈)이 복(伏)하면서 대한 것은 담증이다. 이런 데는 공연단(控涎丹, 처방은 아래에 있다)을 써야 한다[단심].

○ 모든 담증 때에는 적게 먹어도 살빛은 전과 같다. 모든 수증(水證) 때에는 옆구리가 뜬뜬하고 명치 밑이 두근거린다[입문].

 

담음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병[痰飮諸病]

담(痰)으로 병이 갓 생겨서 경(輕)할 때에는 가래가 희멀겋고 묽으며 냄새는 별로 없고 맛은 슴슴하다. 오래되어 병이 중해지면 가래가 누렇고 흐리며 걸쭉하고 뭉쳐서 뱉어도 잘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점차 나쁜 냄새가 나고 맛이 변하여 신맛, 매운 맛, 비린내와 노린내가 나거나 짠 맛, 쓴맛이 나기도 한다. 그리고 심하면 피가 섞여 나온다. 그러나 담증의 초기에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나는 것은 외감표증(外感表證) 때와 비슷하다. 오래되면 때맞추어 기침이 나는데 밤에 더 심해져서 내상음화(內傷陰火) 때와 비슷하게 된다. 그리고 담음이 팔다리마디로 왔다 갔다 하면 아픈 것이 풍증(風證) 때와 비슷하다. 그러나 담증 때는 가슴이 그득하고 음식을 적게 먹어도 살빛은 전과 같으며 맥은 활(滑)하면서 고르지도 않고 일정하지도 않다. 이것이 다른 점이다[입문].

○ 담으로 병이 생기면 숨이 차고 기침이 나며 토하고 구역이 나며 어지럼증이나 풍간(風癎), 전간증(癲癎證)이 생기고 놀란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신물을 토하며 혹 숨결이 밭거나 가슴이 더부룩하거나 붓고 불러 오르며 혹은 추웠다 열이 나거나 아프다. 이것은 다 담실증(痰實證)이다[직지].

○ 속담에 10가지 병에서 9가지는 담이라고 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입문].

○ 손과 팔을 잘 놀리지 못하거나 뼈마디와 온몸이 아프고 앉으나 누우나 편안하지 않은 것은 담(痰)이 뼈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한 눈 둘레가 거멓고 걸을 때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놀리기 힘들어하는 것도 담이 뼈에 들어갔기 때문인데 이때에는 온 뼈마디가 다 아프다.

○ 눈 둘레가 거멓고 얼굴에 흙빛이 돌며 팔다리가 힘이 없어 늘어지고 저리면서 구부렸다 폈다 하기가 불편한 것은 풍습담(風濕痰)이다.

○ 눈 둘레가 거멓고 숨결이 몹시 밭은 것은 경풍담(驚風痰)이다.

○ 눈 둘레가 거멓고 뺨이 벌거면서 혹 얼굴빛이 누런 것은 열담(熱痰)이다[단심].

○ 뱉어도 가래가 나오지 않는 것은 가래가 뭉쳤기 때문이다. 또한 옆구리가 아프고 추웠다 열이 나며 기침이 나고 숨결이 밭은 것도 담이 뭉쳤기 때문이다[회춘].

 

가래의 빛을 갈라본 것[辨痰色]

한담(寒痰) 때 가래는 맑고 습담(濕痰) 때 가래는 희며 화담(火痰) 때 가래는 거멓고 열담(熱痰) 때 가래는 누렇고 노담(老痰) 때 가래는 갖풀(아교)같다[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