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련

여러가지 치료방법

별꽃바람 2010. 7. 17. 14:53

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여러가지 치료방법

 

옛날 편작 삼형제는 명의였다. 편작은 난치병을 잘 고치기로 소문이 자자했고 작은 형은 큰 병 되기 전에 재빨리 고쳐 버렸고 맏형은 병드는 줄도 모르고 있을 때 마음을 위로하고 생활을 정돈시켜 미연에 예방하였다 한다. 예로부터 맏형같은 心醫(마음을 다스리는 의사)를 제일로 쳤다. 병 나기 전이니 제일 빠르고 근본을 착수하니 제일 든든한 치료법이다.

현대인은 표나는 치료를 좋아한다. 응급을 다루는 외과의를 제일로 친다.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일단 한두번 치료로 증상을 감쪽같이 없애주는 내과의를 선호한다. 뼈에 금이 간 사람도 침 한방에 낫기를 원하는 시대다. 그러나 역시 수많은 인류를 구제하기로는 당대의 명의들이 공자 예수 석가 노자 같은 심의들과는 비교가 안 될 것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고치고 있지 않은가.

어떤 중년 부인의 맥을 보니 걱정 생각 비관 공포에 사로잡히기를 오래 한 듯하여 맥 약하다고 보약을 권하기보다 먼저 마음을 펴 줘야겠다 싶어 그런 쪽으로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그분 말씀이 ‘여기 오면 내가 무슨 노이로제 환자인양 느낌이 들어서 오기가 좀 꺼려집니다. 나는 걱정 같은 거 없는 사람이니 약이나 주십시오’ 한다. 내심 뜨끔했다. 그런데 어느 날 실토하길 남편이 술만 마시면 구타를 하는 게 28년 되었단다. 짐작은 맞았으나 본인이 약으로 고쳐주길 원하는 이상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 상처받은 마음을 활짝 못 열어주는 필자의 한계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위로받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병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시간은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더러는 약은 잠시요 당신이 생명의 주인으로서 힘을 차리는 것이 가장 든든한 치료가 아니겠느냐고 반시간이나 한시간동안 설명해주면서 약 없이 보내면 반신반의하는 이도 있다.

현대는 치료법의 춘추전국시대다. 우리 주위엔 단지 병 나을 욕심에 단전호흡에 정진하고 종교에 뛰어들어 몇시간씩 기도하고 있는 분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본디 마음수양이란 인류가 지구와 우주의 기생충이 아니라 주인 자격을 갖추는 기본 자세이고 이렇게 넓은 마음으로 생활할 때 그 보답으로 비로소 병도 낫고 예방도 되는 것 아니겠는가. 난치병일수록 병의 본질을 인정하고 생사의 문제를 솔직하게 정리해보는 것이 좀더 마음을 비우는 데 가까울 것 같다. 열매는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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