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민간요법
우리나라에서 민간요법이라 하면 TV에 공개적으로 소개될 만큼 유명하고, 그 소재도 풍부하여 책도 몇 권이나 나와 있다. 다만 그 양을 대중잡지 못해 부작용이 나는 수가 왕왕 있어 지적하고자 한다.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영양이 지나쳐서 소화불량이 되는 경우이고, 하나는 약재의 양이 지나쳐서 자기 기운에 부담이 가서 부작용이 나는 경우이다.
어떤 허약한 아주머니가 몸보신하려고 개소주를 먹고 있는데, 배가 아프고 열이 나서, 진찰해보니 원인불명열에 장염이라 하여 입원치료를 받고 나와 “에이, 재수없다. 비싸게 개소주 해먹고 있는 중인데 아파서 살만 더 빠졌다” 하며 개소주를 또 먹었다. 그랬더니 다음날 또 열이 나고 배가 아파 재차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다. 이번엔 나오면서 혹시 개소주가 무슨 관계 있는 건 아닐까 하고 비로소 생각이 들었단다.
당연히 그렇다. 실제 물고기나 육고기가 우리 민족의 입에 베인 곡류나 채소에 비해 단시간에 빨리 고단백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양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장어, 흑염소, 개소주 등은 영양가 높은 고단백인만큼 자신의 소화력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하지 않으면 자칫 자기도 모르게 과식이 되어 위와 장에 부담이 되면 이 아주머니처럼 배가 아프고 열이 나든지, 대변이 잦아지고 머리가 아프든지, 메스껍고 식곤증이 생기든지 하게 마련이다.
식물성으로도 소화에 부담을 주기 쉬운 것이 대추와 숙지황이다. 흔히 대추를 달여 먹는데 많이 먹으면 꼭 배탈이 나면서도 대추를 의심하지 않으니 안타까울 때가 많다.
두번째는 각종 녹즙이나 오미자, 식초 등등이다. 이런 것들은 영양과잉으로 인한 부담은 없지만 양이 지나치면 부작용이 온다. 녹즙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채소를 많이 먹기 때문에 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굳이 먹고 싶으면 쓰지 않은 것을 권하고 싶다. 쓴 채소는 소염작용이 있어 더러 좋은 경우도 있지만 자주 먹으면 배가 오히려 차가와져서 대변이 물러지고 배가 아파지기 쉽다. 오미자, 식초도 신 맛이 강해서 아주 조금씩 먹는 거야 상관없지만 가령 오미자 한 되, 대추 한 되를 같이 달여서 한 컵씩 먹고 심장이 뛰고 숨이 차서 고생을 한다든지, 식초를 하루에 여러 숫갈 먹고 탈내는 경우가 흔히 있어 안타깝다.
민간요법을 할 때는, 첫째 자기에게 해당되는지 확인해 보고, 둘째 복용법을 전문가에게 문의해서 지나친 양을 먹고 부작용 나는 일이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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