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련

체질은 변하지 않는가

별꽃바람 2013. 2. 12. 10:08

체질은 변하지 않는가

 

체질을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의외로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견해도 관점에 따라서는 맞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불교의 “제행무상”의 관점이나 동양철학인 “주역”의 원리로 본다면 체질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치가 맞지 않습니다. 체질이라는 것도 결국 장부의 대소로 나눈 것이기 때문에 섭생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체질을 나누게 된 이유가 뭘까요?

그건 질병을 가진 사람을 치료하거나 평소 섭생을 하는데 최선을 방법을 찾기 위한 방편으로 나눈 것뿐입니다. 즉 사람을 편의상 장부 대소에 따라 나눈 것이 체질인 것입니다.

 

체질의학이 나오기 전에는 사람을 보지 않고 질병만을 보고 치료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약인데 누구에게는 맞고 누구에게는 맞지 않는 사례가 생기곤 했습니다. 이제마선생님께서 왜 그럴까 하는 의심을 갖게 되었고, 최적의 방법을 찾다보니 생각해 낸 것이 체질입니다.

 

즉 체질은 절대적인 관점이 아니라 상대적인 관점인 것입니다. 심장을 뺀 네 개의 장(간, 신, 비, 폐)의 대소로 나눈 것이 사상체질이지요. 후대에 와서 사상체질로는 대다수 사람들의 체질을 구분하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자 만들어 낸 것이 8상체질입니다. 8상 체질은 부(소장, 대장, 방광, 위)의 대소까지 적용하여 만든 것이지요.

 

그러나 8상체질 역시 구분하기 조차 쉽지 않습니다. 체질을 구분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고안되었지만 완벽한 것은 아직 한 가지도 없는 상황입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사람은 모두 각기 다른 체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것 같습니다. 체질의학은 각기 다른 체질을 비슷한 것끼리 구릅 지은 것에 불과합니다.

 

체질을 알려는 것은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찾자는 것이지 사람을 구분 짓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체질은 어떻게 나눌까요? 체형을 보는 방법, 성격을 판별하는 방법, 맥을 보는 방법, 오링테스트, 설문조사 방법 등 수없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히 결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마선생님께서는 신기에 가까운 치료 결과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이후 체질 의학이 발전했지만 이제마선생님과 같은 치료 효과는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변화무쌍한 사람의 체질을 몇 가지 틀로 나누어 정형화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마선생님은 체질의학을 창제했지만 환자에 따라 적절하게 응용했을 것입니다.

 

방약합편을 지은 혜암 황도연님도 ‘목수가 자와 대패는 물려 줄 수 있어도 기술은 물려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는 대기묘용의 지혜가 중요함을 언급한 것입니다.

 

자 그럼 체질은 변하지 않을까요?

 

아래 제가 체질에 대해 적으면서 저의 체형 변화에 대해 써 놓은 글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 비교적 순탄(?)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심각한 질환을 앓은 분들의 경우는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왕왕 보아왔습니다.

 

친한 분 중에 간이 실해 말술을 마시던 사람이 소장 수술을 하고 나서 간이 허해져서 술 한 잔도 못 먹게 된 경우가 있습니다. 이분은 몸도 차고 편이었는데 수술이후 열이 많아져서 술은 물론 인삼과 같은 것도 못 먹습니다. 체형도 강호동 스타일의 근육질에서 김C처럼 마른 체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분은 지금도 태음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뇌와 관련한 최근의 프로그램에서 뇌를 다치고 성격이 180도로 변한 분에 대한 내용을 보았습니다. 원래는 다정다감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는데 뇌를 다치고 난폭하게 바뀌었는데 그 사람의 경우 과연 계속 소음인이라고 할 수 있나요?

 

저의 경우 살이 많은 시절에는 전형적인 태음인이라고 했는데 최근에는 소음인이라고 하더군요. 한의학 박람회에도 찾아가서 체질 판별을 부탁한 적이 있는데 사람마다 각각 다르더군요. 물론 ‘원래 체질은 소음인인데 당시에 잘못 판단한 것이다.’ 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당시에는 한의원에 갔다면 태음인으로 판단해서 관련 약을 처방받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의원에 간다면 소음인으로 판단해서 처방을 받을 것입니다. 물론 저의 경우 제 스스로 처방해서 먹지만요.^.^ 저 역시 현재의 체질이라고 판단하는 관점에 맞추어 약을 지어 먹습니다.

 

현재 어떤 관점으로 봐도 태음인의 특성을 하나도 갖지 않았는데 원래 태음인이었으니 계속 태음인이라고 정의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제마선생님도 말년에 "어렵고 어렵도다. 후학의 천착을 바란다."라고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사암한방의료봉사단의 의료 봉사의 도우미로 참석했었습니다. 한의사님들이 삼부혈 침을 놓고 저는 그에 합당한 약재를 나누어 주는 일을 했습니다. 약은 하루분만 주었습니다. 몇 일분을 달라는 분도 많지만 하루 분만 줍니다. 이유는 서울 평생축제에서 4일 진료를 했는데 많은 분들의 체질이 변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즉 오늘은 목수가 실했지만 내일은 금수가 실해 질수도 있습니다.

 

체질이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관점의 차이이므로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소음인이라고 해서 감기로 열이 많은데 인삼차를 먹이는 것은 몸을 상하게 할 뿐입니다. 태음인이라고 해서 몸이 매우 말랐는데도 소청룡탕을 먹이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깁니다.

 

체질을 판별하기에 앞서 우선해야 할 것이 바로 현재의 상태입니다. 환자를 대할 경우 고정적인 관점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때에 따라 적절하게 적용하는 대기묘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의술입니다. 사람을 대할 경우에는 항상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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