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아버지

별꽃바람 2013. 6. 3. 23:32

제게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큰 놈은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해서 하숙비(?)를 내며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작은 놈은 대학 입학하자 마자 분가(?)해서 3년째 독립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17살에 스스로 살 길을 개척(?)해서 오늘 날까지 살고 있습니다.

제가 벌써 오십이 넘었으니 세월 참 빠르지요.

 

요즘 아들에 대한 생각과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자주 겹치네요.

제 아버지는 아직도 매일 소주 3병은 마시는 술고래이면서도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남자입니다.

저와는 철학적으로나 삶의 방식이 너무나 다른 분이시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늙어가다보니 저도 닮아 가는가 봅니다.

 

작은 아들은 세상을 참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세상은 생각처럼 만만한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저도 40대가 되어서야 왜 중용에서 최고의 덕을 성실이라고 했는지 깨달았는데 말입니다.

 

저의 아버님 말씀처럼 일하지 않았으면 먹지도 말아야 한다는 주의였습니다.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노력하지 않고 성공을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보다 심한 착각이죠.

하지만 성실을 이야기하면 구태한 세대로 인식되는 것이 20대의 특성이죠.

 

구태한 아버지가 아니면서 뭔가 도움을 주는 아버지가 되고 싶은데 세대차이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물론 세월이 해결해 주겠지요.

그러다 보면 아들도 많은 후회가 남는 삶을 살게 될 것 같습니다.ㅠ

 

자기 중심적으로 살되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음으로 보시를 하는 삶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나는 세상의 중심인 동시에 나는 세상의 일부이니까요.

탐진치는 모든 번뇌의 시작이라는 것을 아들이 이해할 날이 언제 올런지?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보다 건강한 마음으로 밝게 생활하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심정으로 옮겨 봅니다.

 

 

 

나의 아버지는 내가 ......
4살 때 - 아빠는 뭐든지 할 수 있었다.
5살 때 - 아빠는 많은 걸 알고 계셨다.
6살 때 - 아빠는 다른 애들의 아빠보다 똑똑하셨다.
8살 때 - 아빠가 모든 걸 정확히 아는 건 아니었다.
10살 때 - 아빠가 어렸을 때는 지금과 확실히 많은 게 달랐다.
12살 때 - 아빠가 그것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아빠는 어린 시절을 기억하기엔 너무 늙으셨다.
14살 때 - 아빠에겐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아빤 너무 구식이거든!
21살 때 - 우리 아빠말야? 구제불능일 정도로 시대에 뒤졌지.
25살 때 - 아빠는 그것에 대해 약간 알기는 하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오랫동안 그 일에 경험을 쌓아오셨으니까.
30살 때 - 아마도 아버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게 좋을 듯하다. 아버진 경험이 많으시니까.
35살 때 - 아버지에게 여쭙기 전에는 난 아무 것도 하지 않게 되었다.
40살 때 - “아버지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아버진 그만큼 현명하고 세상 경험이 많으시다.
50살 때 - 아버지가 지금 내 곁에 계셔서 이 모든 걸 말씀드릴 수 있다면 난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아버지가 얼마나 훌륭한 분이셨는가를 미처 알지 못했던 게 후회스럽다. 아버지로부터 더 많은 걸 배울 수도 있었는데 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앤 랜더즈 [잭 켄필드·마크 빅터,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유시화 역, 이레, 1997. pp.136〜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