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부의 운명 값 | |
매년 설날이 되면 각 방송사에서 설 특집 프로를 마련한다. 그럴 때마다 꼭 끼어드는 프로가 하나 있다. 바로 점쟁이나 관상쟁이 등이 나와서 새해의 운수를 점쳐보는 프로이다. 올해도 역시 어김없이 그런 프로들이 있었다. 그런 프로를 보면, 자칭 관상학(觀相學)의 대가라느니, 명리학(命理學)의 대가라느니 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다른 사람의 운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댄다. 관상을 보는 사람은 누구는 눈의 모습이 어때서 어떤 운수를 타고났고, 누구는 코의 모습이 어때서 어떤 운수를 타고났다고 한다. 명리학을 한다는 사람들은 『주역(周易)』의 괘를 가지고 운수를 설명하면서, 무슨 괘가 나왔으니 올해의 운수가 어떨 것이라고 한다. 각 개인의 운수와 팔자에 대해서만 떠들어대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관상이나 사주팔자를 가지고 나라의 운세를 점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관상이 어때서 나라의 운세가 형통할 것이라느니, 북한은 김정은의 관상이 나빠서 나라가 파탄 날 것이라느니 한다. 심지어는 오바마 대통령의 관상이 어떻고 사주가 어떻다고 하면서 미국의 정세가 어떨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하고, 아베 총리의 관상이 형편없어서 일본의 정세가 아주 힘들어질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한 나라의 운세가 지도자 한 사람의 손금이나 사주나 관상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고 떠들어 대고 있으니, 미국이나 일본 사람들이 들으면 얼마나 우습고 황당하겠는가. 기가 찰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황당하고 기가 찬 말을 여러 사람들이 시청하고 있는 방송에서 버젓이 떠들어 댄다. 방송사도 웃기는 짓을 하는 것이고, 떠들어 대는 사람도 웃기는 짓을 하는 것이다. 정말 어느 때나 이런 모습을 안 보게 되려나? 참으로 딱한 일이며, 우스운 일이다. | |
여러 방술(方術)이나 잡기(雜伎)들 가운데 오직 의학(醫學) 이외의 것들은 전혀 쓸모가 없는 것들이다. 복서(卜筮)가 비록 성인이 만든 것이기는 하지만, 오직 성스럽고 신령스러운 사람만이 점칠 수가 있고, 현인과 군자만이 쓸 수가 있으며, 보통 사람은 쓸 바가 없는 것이다. 소인은 소인의 일을 점치고, 흉인은 흉인의 일을 점치는 법이다. 그러니 이 세상에 무익할 뿐만이 아니라, 도리어 백성들에게 해를 끼친다. 이 때문에 거북의 등껍질을 가지고 점을 치는 귀복(龜卜)이 먼저 없어진 것이다. 이것은 역시 천운(天運)의 자연스러운 형세이다. | |
![]() ▶작자미상의 「점 보셔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한국의 풍속화』 에서 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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