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脾)
1) 부위와 형상
비는 오행으로 토(土)의 성질을 갖으며, 소화작용(消化作用)이 있다.
비는 횡격막 아래 중초(中焦)에 위치한다. “비와 위는 막으로써 연결되어 있다.”고 하였고, “형태는 말발굽과 같이 평평하고, 낫과 같다”고 하였다. “비의 무게는 이근삼량(二斤三兩)이고 평평하며, 폭은 3촌이고 길이는 5촌이며 산고(散膏) 반근을 소유하고 있다.” 고 하였다. 산고(散膏)는 현대 해부학의 췌장(膵臟)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대의가들의 설명에 근거하면 장상학에서의 비는 그 기능면에서는 비장과 췌장의 기능을 포함한다.
해부학적 비장의 형태는 타원형으로 길이가 약 12cm, 폭은 약 5cm이며, 무게는 약 200g이다. 또 비장은 임파기관으로 혈액을 저장하고 수명을 다한 적혈구를 파괴하는 장소이며 또한 항체를 생산하여 면역반응에 관여한다. 췌장은 췌액을 분비하여 소화에 관여하는 외분비선인 동시에 인슐린을 분비하여 혈중의 포도당을 조직의 당원으로 바꾸는 내분비선이기도 하다.
2) 생리특성
비는 건조한 것(燥)를 좋아하고 습(濕)을 싫어한다. [脾喜燥惡濕]
비의 성격은 음토(陰土)로 태음습(太陰濕)을 취상(取象)하여 생리적으로 습(濕)과 친화성이 있기 때문에 과습해지기 쉬운 속성이 있다. 때문에 비(脾)가 허하면 쉽게 습(濕)을 생(生)하고 외감습사(外感濕邪) 또한 쉽게 비양(脾陽)을 손상하게 된다. 그러므로 비는 습을 싫어하고 조(燥)성을 취하여 생리적으로 조습(燥濕)의 평형을 유지하여 과습의 예방에 힘써야 하므로 희조오습(喜燥惡濕)을 주요 생리특징으로 한다.
비기(脾氣)는 상승을 주관한다 [脾氣主升]
비기가 상승을 주관함은 비기의 향상하는 생리특징으로 비기의 승청(升淸)작용을 말한다. 즉 비가 수곡정미를 전화(轉化)하고 운송하여 기육과 사지를 충실케 하는 것은 모두 비기주승(脾氣主昇)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또 비기의 주승(主升)은 각 장부의 정상위치를 유지케 한다. 따라서 비의 일체 생리기능은 비기가 상승해야 활동이 순조롭다
만약 비기가 상승하지 못하면 위의 수납과 부숙 및 강탁(降濁)작용에 영향을 미쳐 복창(腹脹), 식소(食少), 오심(惡心), 구토(嘔吐),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또 수곡정미의 흡수와 산포에 영향을 미쳐 두훈목현(頭暈目眩), 기육소수(肌肉消瘦), 수족연약(手足軟弱)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수액대사에 영향을 미치면 수습이 정체하여 담음(痰飮), 부종(浮腫)이 나타나고 만약 비기가 승하지 못하고 하함(下陷)하면 위하수, 신하수, 자궁하수나 탈항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3) 생리기능
(1) 비는 운화(運化)를 주관한다 [脾主運化]
수곡의 운화란 섭취한 음식물의 소화 흡수와 이로 인해 얻어진 영양물질의 운수(運輸)를 비장(脾臟)이 주관하는 것을 말한다.
비의 운화(運化)기능에는 수곡정미(水穀精微)운화와 수액의 운화 두 가지가 있다.
음식물의 소화 흡수와 영양물질의 운송
구체적으로 말하면 음식물이 영양성분으로 변한 것을 비(脾)에서 흡수하여 간과 심 및 각 조직기관으로 운송한다.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과정에서 위는 다만 음식물을 받아들이고 초보적인 소화기능만 할 뿐이며, 주로 비장의 운화(運化)작용을 빌어서 완성된다.
비의 운화과정은 음식물이 소화된 다음에 그 중 영양물질은 비에서 흡수하여 폐로 운송한다.
폐는 심(心)과 혈맥(血脈)으로 주입(注入)하고,
다시 비기(脾氣)의 작용을 통하여 전신(全身)에 운송되므로 오장육부(五臟六腑), 사지백해(四肢百骸) 및 피모(皮毛)․근육(筋肉) 각 조직기관(組織器官)을 길러준다.
한편 비는 음식물의 영양성분을 변화시켜 기혈의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원기(元氣)는 선천에서 유래하나 후천적으로 음식물의 자양을 받아야하고, 종기(宗氣)는 폐가 흡입한 밝은 기운과 수곡정기와 상합하여 형성되며 또 혈은 중초가 기를 받고 정미를 취하여 적색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운화기능의 정상여부는 기혈의 성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비는 “기혈의 생화지원ꡓ이라 하며 의가들은 수곡정미에 대한 비의 운화기능을 중요시하여 비를 후천지본(後天之本)이라 하였다.
비기(脾氣)가 원활히 운행하면 소화흡수와 운송하는 기능이 왕성하게 되나 그 기능이 좋지 않으면 배가 그득하거나 설사(泄瀉), 권태(倦怠), 몸이 마르거나 영양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같이 비는 기혈화생의 근원이 되므로 임상에서 비를 보하는 치료법은 비위허약의 허증에 사용할 뿐만 아니라 허증에 속하는 기타 장부의 만성질환에도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다.
체내조직의 수분을 흡수하여 운송하고 배설하는 일
비는 체내조직의 수분을 흡수하여 운송하고 배설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인체의 수액이 평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 즉 비가 수액을 흡수․수송하여 수액이 체내에 정체됨을 방지하는 작용을 말한다. 이러한 운화과정은 비가 음식물의 영양물질을 운화하는 동시에 인체에서 필요로 하는 수액을 전신의 각 조직중에 운송함으로써 이들을 길러주고 윤택하게 하는 기능을 발휘하며 신진대사를 마친 수액은 신장으로 수송되고 방광에서 체외로 배출된다.
비가 수액을 운화하는 기능이 정상이면 체내의 각 조직은 수액이 윤활해 주는 작용을 얻을 뿐만 아니라 수습이 모이거나 머무르지 않으므로 체내에서 수액은 평형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비에서 수습을 운화하는 기능이 상실되면 수액의 정체로 각종 병리변화가 발생한다.
수액이 장위(腸胃)에 정체되면
설사를 하거나
소변이 잘 나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고
수습이 피부로 넘쳐 나가지 못하면 수종(水腫)이 발생하며
복강내에 정류(停留)되면 배에 물이 차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
총괄하면 영양물질의 운화는 비에서 주관하지만 심과 폐의 관여와 작용 하에서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다. 수액의 운화는 또한 폐․비․신 삼장(三臟)의 공통으로 완성된다.
음식물의 영양물질과 수액을 운화하는 두 가지의 작용은 서로 연관되기 때문에 병리상으로 나타나는 현상도 늘 같이 나타난다.
(2) 비는 통혈을 주관한다 [脾主統血]
“통(統)”은 통괄(統括)하고 제약한다는 의미이다. 혈액이 혈맥내(血脈內)에서 흐르고 일탈(逸脫)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비기의 통괄작용에 의존한다. 비는 중초의 기를 주재하여 영기(營氣)를 화생(化生)하고 영기는 혈 중의 기로써 기는 혈을 통수(統帥)하기 때문에 혈은 기로부터 통괄된다. 그러므로 비기가 충실하고 왕성하면 혈액을 통괄하여 경맥 안에서 순행하도록 하고 밖으로 넘치지 않게 한다.
'내경(內經)에 “비기가 혈을 통괄한다는 말은 혈이 상하로 운행되는 것이 모두 비기에 의존하는데 비양(脾陽)이 허하면 혈을 통괄할 수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비기가 정상이면 상승(上昇)도 정상이므로 혈액을 통괄․억제하여 밖으로 넘치지 않도록 하고, 만약 비기가 허약하고 쇠잔하여 통괄하는 기능을 잃어버리면 혈액은 정상적인 궤도를 잃어 각종 출혈관련 병증이 나타난다.
임상에서 환자가 월경이 과하거나 월경기간이 아닌데도 출혈하거나 배변시 출혈하거나 코피가 나거나 피하출혈이 나타나면 비기가 허약하여 야기된 질환으로 보고 치료해야 한다. 그러므로 “혈을 치료하려면 먼저 비기를 치료한다”는 것이 만성출혈성질환을 치료하는 기본원칙인 것이다.
4) 기능 발현
(1) 비의 신(神)은 의(意)이고, 지(志)는 사(思)이다 [脾藏意, 在之爲思]
“의(意)”는 기억과 생각이란 뜻이며 비(脾)가 사물에 대한 기억작용에 영향을 미침을 말한다.
“사(思)”는 사고(思考), 사려(思慮)란 뜻이며 어떤 문제에 대하여 반복해서 사고하고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말한다.
사람은 객관적인 사물을 인식하고 문제를 처리하려면 반드시 사고해야만 한다.
따라서 사고(思考)는 정상적인 정신사유활동이나 만약 이것이 지나치거나 생각한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상생리활동에 영향을 주는데, 그 중에서도 기의 승강출입(升降出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서 기의 승강출입운동(氣機)의 울결(鬱結)을 초래한다.
사고가 과도하면 비기가 울결되어 상승하지 못하므로 비의 운화에 영향을 미쳐 기혈을 생화하는 원천이 부족해진다.
비기가 울결되면
식욕이 없고,
심하면 얼굴 색이 누렇고 핏기가 없으며
정미의 운화와 기혈의 화생에 영향을 미쳐 현기증, ․눈이 핑핑도는현상(目眩)․ 사람 몸의 왼편 가슴 의 전면 제오륵(第五肋) 사이에서 감지(感知)할 수 있는 심장의 고동(心悸)․ 숨쉬는 사이가 짧아짐 (氣短)․ 건망(健忘)․수족무력(手足無力)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2) 비는 입으로 나타나 보여주고 그 정화는 입술에 표현된다 [脾開竅于口, 其華在脣]
'내경에서는 비와 입의 관계를 비주구(脾主口) 재규위구(在竅爲口))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비의 기능변화가 입에 발현된다는 것이다.
입으로 구멍(孔竅)이 열리고 그 기능의 상태가 입술에 나타나는 것은 음식, 구미(口味)등이 비의 운화기능과 관련이 있음을 나타낸다.
비기가 좋으면 식욕이 왕성하고 입맛이 좋으며 입술이 붉고 광택이 난다.
비기의 기능이 상실되면
식욕에 변화가 발생하여 구미에도 이상이 생기며
식욕이 없고 입맛을 잃게 된다.
습사(濕邪)가 비에 울체되면
입안이 끈적끈적하거나 입이 달아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비의 운화가 좋지 않아 만성 소화불량이 된 환자는
입술이 마르고
누렇게 되며
광택이 없다.
그래서 “그 영화가 입술에 있다함은 비기능의 정상여부가 입술의 화색(華色)으로 표현됨을 말하는 것이다.
(3) 비는 기육(肌肉)과 사지(四肢)를 주관한다 (脾在體合肌肉, 主四肢)
주기육(主肌肉)
비가 기육을 주관하는 것은 기육이 생장하고 풍만하게 되는 것은 주로 음식물의 영양공급에 의지하기 때문이며 비의 중요한 생리기능이 음식물의 영양물질을 운화하기 때문이다. 비기가 왕성하면 음식물의 영양물질을 운화하여 기육을 길러줄 수 있다. 영양이 충족하면 기육은 풍만하고 장실(壯實) 해지기 때문에 비는 기육을 주관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기육이 풍만하고 장실하면 사지는 건장하고 민첩하며 힘이 강하게 된다. 만약 비가 이러한 기능을 상실하면 청양(淸陽)의 기를 산포하지 못하여 영양이 결핍되므로 기육이 연약해진다.
주사지(主四肢)
사지의 기능활동이 비가 수송한 수곡정미의 영양에 의하여 그 정상기능을 유지함을 말한다. 그러므로 비의 운화기능이 정상이면 사지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여 사지가 가볍고 힘이 있어 활동이 원활한 반면 운화기능이 실조되면 사지기육의 영양결핍으로 말미암아 기육이 위연(萎軟)하여 권태무력하거나 심하면 위증(痿症)이 발생한다.
(4) 비의 액은 입안의 진액(涎)이다. [其液爲涎]
비기능과 연액의 상관성을 비주연(脾主涎)이라 하는데 연(涎)은 입안의 진액으로 타액 중 비교적 맑고 묽은 부분을 말하며 구강을 윤택하게 하고 음식물의 연하와 소화를 돕는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연액은 입 바깥으로 넘치지 않으나 비위가 불화하면 증가하거나 감소하여 식욕과 소화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비위가 허한(虛寒)하면 연액이 구각(口角)을 따라 흘러 내리는데 이는 비허기약하여 기가 진액을 고섭하지 못하는데 기인한다. 비음허하면 연액이 감소하여 구건(口乾)의 증상이 나타난다.
(5) 생리기능과 병리변화가 윗배에 반영된다(其應在大腹)
윗배는 비가 거처하는 곳으로 횡격막 이하 제(臍)이상을 말하며 족태음 경맥이 배로 들어와 비에 속한다. 비의 운화가 실조되면 윗배안에 액체가 괴어 배가 몹시 팽창하는 증상 (大腹脹滿症)이 많이 발생하며 비기허(脾氣虛), 차거나 습하므로 비가 실조하며(寒濕困脾), 비위가 습하거나 열이있으며(脾胃濕熱), 비음허증(脾陰虛症) 등에서 모두 배가 붓게(腹脹)되는데 이는 비의 기능변화가 밖으로 윗배에 상응함을 설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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