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메일

십전대보탕에 대하여

별꽃바람 2010. 2. 24. 00:07

 

 

난데없는 십전대보탕이냐고요?

가을은 보약의 계절입니다. 여름에 지친 몸을 보하여 겨울에 대비하는 계절이기도 하고요. 하여간 보약의 대명사가 십전대보탕인데 이 처방을 알아두면 기본적인 한의학 처방을 아시는데 도움이 될 듯해서 한번 아는 체 좀 하려고 합니다.

 

보약에는 기본적으로 보기제, 보음제, 보혈제, 보양제 등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보기제나 보양제가 성격이 비슷하고 보음제와 보혈제가 비슷하므로 통상 보기제와 보혈제로 나눌 수 있지요.

 

보기제의 대표처방이 바로 사군자탕입니다.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로 이루어져 있지요. 그리고 보혈제의 대표처방이 사물탕입니다. 숙지황, 당귀, 백작약, 천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군자탕과 사물탕을 합한 처방이 바로 팔물탕입니다. 여기에 황기와 육계를 보탠 것이 십전대보탕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와 혈이 모두 허한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아주 허약한 경우가 아니라면 십전대보탕과 같은 처방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현대인들처럼 칼로리가 넘쳐 고민인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의학 처방의 기본이 부족한 곳은 더해주고 과한 것은 덜어주는 것입니다. 보약은 부족한 곳을 더해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작정 기혈을 모두 보할 경우 큰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피를 늘 소모하므로 사물탕을 기초로 한 보혈제를 중심으로 처방을 하고 남자들은 늘 기를 소모하므로 사군자탕을 기초로 처방을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히 현대인은 육류소비가 많아 열이 많으므로 인삼이나 녹용은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몸에 열이 많은지를 따져서 음양에 맞춘 처방을 해야 돈 주고 독약을 사먹는 우를 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의원에서는 녹용이 들어가는 처방을 권하는데 기가 아주 허하신 분들을 제외하고는 녹용이 들어가는 처방을 써야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의원에서 처방해 주는 한약값이 너무 비싸다고 탓하지 마십시오. 그분들도 오랫동안 공부해서 정당하게 시간단가에 맞는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좋습니다.

 

인삼, 녹용처럼 쓸데없이 좋은 한약재를 선호하기 보다는 향부자, 칡뿌리, 귤껍질 같은 것들이 현대인들에게는 더 좋을 수 있으므로 자신의 체질에 맞는 처방을 받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는 처방은 독약일 따름입니다.

 

특히 더 중요한 것은 한약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생활이 더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물론 규칙적인 운동과 편안한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모르시지 않겠지요. 한가위 음식이 아토피를 유발한다고 합니다. 과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말이 딱 맞는 말입니다. 마음은 풍성하되 뱃속은 조금 비워두는 지혜로운 한가위가 되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