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체질 개선
또래보다 몸도 크고 그동안 잔병치레도 없었던 아이가 국민학교 들면서부터 서서히 소위 알레르기 비염이 나타나서 수시로 맑은 콧물이 나고 아침마다 재채기를 한다. 가정에서는 인스턴트 식품을 절제하는 것은 물론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였다고 한다. 다만 특징적인 것은 이 아이는 공부하라고 말할 필요 없이 제 스스로 1등을 하지 않으면 안달이 나서 못 배긴다. 공부에 욕심이 많은 것이다. 취미는 책읽기라 또래에 비해 이미 많은 책을 읽었던지라 말할 때 보면 어른들 쓰는 낱말을 서슴없이 사용한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어른들 말하는데 수시로 ‘아니에요’ 하며 끼여든다. 똑똑해서 톡톡 튄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이다. 편식도 않고 소화도 잘 시키는데 혈색이 핼쓱하고 노랗다. 감기가 잦고 운동 능력은 떨어진다.
물론 공부를 잘해도 차분한 아이도 있다. 공부도 운동도 잘하고 겸손하면서 건강한 아이도 있다. 그러나 이 아이처럼 언제나 초조한 아이도 많다. 초조함이란 마음을 졸이게 한다. 더 새로운 것을 배우기에 바쁘고 남에게 그걸 표현하고 간섭하기에 항상 쫓긴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니 온 몸이 다 졸이겠지만 특히 심폐에 영향이 많은 것은 심장은 감정의 주인이요, 폐는 심장을 둘러싸고 있어 심장이 긴장으로 달아오를 때 폐도 덩달아 달아오르니 급기야 폐의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것이 코부터 나타난 것이다. 한마디로 기능이 약해진 것이다. 연로하신 분들이 찬 공기에 콧물과 눈물이 나는 것이 기능 저하 아닌가?
대개 현대인의 건강의 적을 꼽을 때 인스턴트 식품, 설탕 과다 섭취, 육류 과다 섭취, 야채 섭취 부족,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을 거론하여 자연식, 건강식품, 운동요법 등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 줄로 안다. 그런데 이 아이의 체질개선법으로 무엇이 적당할까? 타고난 허약 체질도 아니며, 그동안 균형잡힌 식사를 하였다. 이 아이는 초조함이 원인이니 다른 어떤 방법보다 쫓기는 버릇에서 해방되어 아이의 나이에 맞는 천진함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체질개선법일 것이다. 부모가 이를 알아, 공부 잘하고 똑똑하다고 봐줄 게 아니라 자녀의 앞으로 창창한 미래를 위하여 편안하고 든든한 가운데 즐거움이 있다는 걸 차근차근 가르쳐 주어야 건강과 혈색을 회복할 것이다.
굳이 약을 선택한다면 일시적인 효력을 내는 약보다는 인삼, 복령, 계피, 생강, 더덕 등으로 초조증으로 인하여 약해지고 차가워진 호흡기를 인삼 더덕 복령 등으로 튼튼하고 윤택하게 하며 생강 계피 등으로 따뜻하게 하는 것이 염증에 대한 근본적 대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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