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련

노망

별꽃바람 2010. 7. 17. 15:07

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노망

 

노망을 노인성 치매라고도 한다. 처음엔 건망증이 있다가 차츰 심해지면 착각도 하고 성급해지며 장소와 시간감각이 둔해지고 나중엔 인격장애가 나타나 욕설을 퍼붓든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하는 노인성 정신병이다.

노망에 주로 이야기되는 것은 뇌의 퇴화이다. 그러나 돌아가실 때까지 육체는 쇠잔하나 정신은 초롱초롱하게 맑은 분들을 생각하면 하필 다른 곳보다 뇌가 먼저 퇴화하는 원인이 또 있다. 뇌는 신경의 중추이니 정신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많이 쓴다면 뇌가 먼저 지쳐 병이 나고 말 것이다.

노년기는 평생 가정과 이웃과 사회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해냈다는 뿌듯한 보람으로 맞이하는 인생의 휴식기이다. 이제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풍부한 경험을 가진 연장자로서 후손들의 서투름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권유하는 인자한 권좌로 받들어 모시는 것이 그 은혜에 대한 후손들의 보답이요 도리일 것이다.

그러나 이렇지 못한 노인이 문제다. 많은 수의 노인은 외롭다. 피부가 쭈그러져 사진 찍기 싫어지고, 다리는 힘이 없어 움직이기 귀찮고, 시장하여 조금 먹다 보면 금새 먹기 싫어지고 조금 있으면 또 허기증이 나서 여간 성가시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서러운 것은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할 일이 없고 육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뒷전으로 밀려, 쓸모없다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렇잖아도 늙고 병드는 것이 제일 서럽고 조그만 일에도 매사에 쉽게 섭섭함이 느껴지는 판인데 가족으로부터 노골적으로 따돌리게 된다면 그 정신적 좌절과 고통은 뇌를 집중적으로 위축시키고도 남으니 반드시 노망기가 온다.

그러므로 본인의 예방책은 젊어서부터 마음수양을 함으로써, 심신이 나약해지는 노인이 되어서도 마음을 잘 조절하고 편하게 할 만한 그런 능력을 갖추는 방법과 함께, 부부화목과 자녀교육에 만전을 기하는 방법 밖에 없다.

후손들의 예방책도 있다. 우리 사회는 세모에 구세군이다, 양로원 방문이다, 불우이웃 돕기다 하지만 제일 먼저 제 부모 제가 잘 모셔서 마음이 섭섭하지 않게 해 드리는 것이 제 부모 노망 안 걸리게 하는 최선책일 것이다. 이게 근본이지 실버산업이니 사회보장 운운은 곁가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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