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500만원의 행복

별꽃바람 2012. 12. 16. 01:04

얼마전 25주년 결혼기념일이 있었다.

왜 결혼기념일에는 남편이 아내에게 선물을 해야 하는 것인지?

모든 경제권은 아내들에게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좀 이해 불가한 풍습(?)이다.

 

나의 경우도 매달 용돈을 15만원 받는다. 물론 1시간 50분 거리에 직장이 있어 교통비조로 10만원을 더 받기는 한다. 솔직히 대부분의 남성들에 비해 경우 너무 적은 금액이다.

 

하지만 뭐 30년을 근무해도 월급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항의할 입장도 못된다. 전에 어떤 아줌마는 자기 남편이 그렇게 살면 업고 산단다.^.^ 하지만 매달 20만원씩 부모님에게 용돈을 보내고, 큰일에 대비해서 또 20만원씩 저금도 들고 있다. 가정 경제를 담당하는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늘 부족하다.

 

하여간 그런 와중에도 용돈이 남으면 꼬박꼬박 투자를 한다. 다름 아닌 주식투자다. 예전에는 손해도 많이 보았다. 뭐 그야말로 소액투자라 손해랄 것도 없지만 남는 게 없는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소신은 자본주의 국가에 살면 투자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의 가장 대표가 주식투자다. 물론 수 많은 작전과 문제가 있지만 주식투자만한 투자처는 없다.

 

몇년전 아내를 설득해서 공짜로 종친회에서 나누어 준 돈 중 500만원을 투자하도록 권했다. 나의 투자금 500만원과 합해 천만원을 투자했는데 작년까지 손실을 보고 있었다. 게다가 7월 작은 아들 전세금으로 손실상태에서 투자금을 빼는 바람에 내 투자계획은 큰 차질이 생겼다.ㅠㅠ

 

천만 다행히 최근 투자하는 주식이 급등했다. 그리고 25주년 결혼기념일이 다가왔다. 어린나이에 결혼하여 예물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고, 늘 입에 달고 사는 명품 가방하나 못 사준 것이 미안해서 수익금을 대부분 찾았다.

 

500만원.

결혼기념일 선물이라고 전해 주니 좋아한다.

오래가지 않았지만 며칠동안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행복하다.

늘 짠돌이라고 소문난 내가 주는 돈이라 더 감격스러운 듯한 모양이다.

 

돈이란 뭐 행복하기 위해 버는 것이지 돈 자체가 행복은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는 짠돌이 소리도 개의치 않지만 행복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쓸 줄 안다.ㅋ

그런데 500만원으로 얻은 행복이 너무 짧게 끝나는 것 같아 아쉽니다.

여자를 돈으로 행복하게 하려면 화수분으로도 불가능할 듯하다.

 

행복은 스스로 느끼는 것이므로 타의에 의한 행복은 어차피 일과성이다.

그렇게 짧은 500만원의 행복이 사라져갔다.

 

큰아들도 취업이 되었고,

작은 아들도 서울대에서 장학금을 받을 만큼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아내는 늘 부족하다.

 

사소한 것에 늘 행복한 사람이 되라고 늘 말해 주는데도 통하지 않는다.

현명하게 행복을 느끼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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