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역의 역사
주역의 기본적 구성 요소인 8괘가 하늘, 땅, 물, 불 등 자연을 상징한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자연의 본질적 존재 양상과 그 관계성을 밝히고, 그것을 인간 사회에 적용하는 풍부한 자연관을 가지고 있다.
주역은 맨 처음 점서에서 출발한 책이며, 주역의 원형인 괘사와 효사 역시 점사이다. 점이란 미래에 발생할 사태를 예측하고 그에 적합한 행동 양식을 규정하는 일이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자연에서 깨달은 질서를 수로 나타내는 달력이 등장하였다. 24절기는 자연의 변화 과정을 예측해 놓은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을 달력한테 빼앗긴 주역학자들은 자연의 질서를 추출해 내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하였다. 그후, 전국시대에 주역의 쾌와 효사는 천문역법가와 도가의 영향을 받아 새로이 해석된다.
이로써 주역은 자연의 변화를 음과 양의 원리로 설명하는 이론체제를 확립하게 되었다. 즉, 괘사와 효사에 내재한 음양의 관념이 이 시대에 이르러 음양론으로 정립되고, 이 음양론을 통해 자연을 설명하고, 이에 근거하여 인간의 당위 규범을 정하는 이론의 틀을 갖추게 된다.
주역은 자연에 대한 합리적인 인식에 발맟추어, 괘사와 효사에 대하여 더욱 합리적이며 윤리적인 해석이 첨가되면서 단순한 점서가 아니라, 철학서이자 수양서로 거듭나게 된다.
2. 주역이란 어떤 책인가?
夏나라의 연산역과 殷나라의 귀장역은 전해지지 않고, 주나라 때의 역인 周易만이 전해지고 있다. 시경(詩經), 서경(書經), 역경(易經)을 3경이라고 부른다. 易자의 모양은 네발 달린 도마뱀의 모습을 그린 상형문자이다. 도마뱀은 몸의 색깔이 주위 환경에 따라 변하므로 易 문자가 변화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역의 의미를 바탕으로 하여 한나라 시대부터 일반적으로 역에는 변역(變易), 불역(不易), 이간(易簡)의 세가지 뜻이 내포되었다고 보았다. 변역이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뜻이며, 불역은 천지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하늘은 위에 있고 땅은 아래에 있는 것 같이 그 위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간은 ‘바뀔 역’에서 ‘쉬울 이’ 로 쓰이는 것으로 삼라만상의 복잡하고 다양한 현상을 64괘와 386효로 간단하고 평이하게 설명해 내어 인간에게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도를 알려 준다는 뜻이다.
이상 설명한 바와 같이, 역이란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그 핵심은 변화이다. 자연계와 인간계를 포함한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나간다는 주역의 근본 전제를 역이라는 한 글자가 웅변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주역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에는 ‘The book of change' 라고 번역한다.
3. 주역의 구성
오늘날의 주역은 남송학자 주자와 북송의 정이천이 합해진 것이다. 주역의 원문은 經과 傳으로 나뉘어 있다.
경에는 여섯 개의 선(爻)으로 이루어진 괘의 명칭과 본질을 정의하고,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괘사와 6개의 각 효를 설명하고, 각각의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효사로 구성된다.
64괘×6효=384효사가 있다. 乾괘에서 30번 離괘까지를 상경이라 하고 주로 자연계를 설명하고, 31번 咸괘에서 64번 미제괘까지를 하경이라 하며 주로 인간사를 기술하였다.
전은 전통적으로 공자가 문왕, 주공 등 옛 성인의 뜻을 올바르게 전해주기 위해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은 보통 ‘십익(十翼) 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주역의 원형이 괘, 효사를 이해시키기 위한 열 개의 보조 문헌이라는 뜻이며, 단(彖) 상하권, 상(象) 상하권, 문언, 계사 상하권, 설괘, 서괘, 잡괘 등 7종 10편으로 구성되어있다.
괘와 효사를 직접 풀이한 단, 상, 문언과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한 계사, 설괘, 잡괘로 나뉜다.
4. 주역의 상징 체계
주역이 문자보다는 괘상을 선택한 이유는, 글로써는 말이 나타내고자하는 내용을 다 표현할 수 없다. 지극히 불완전한 언어로 표현된 것을 진리 자체로 알면, 도리어 진리를 왜곡시킬 위험이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사물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그것이 언어로 표현된다면 마치 사진속의 꽃처럼 고정되고 만다. 한비자는 코끼리 象이 상상과 상징의 뜻으로 쓰이게 된 유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살아 있는 코끼리를 보고 싶어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에서 코끼리가 살고 있지 않았으므로 죽은 코끼리의 뼈를 얻어 사람들은 그 뼈를 보고 코끼리의 살아 있는 모습을 마음속에 그렸는데, 여러 가지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 후로 사람들이 마음으로 상상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모두 象이라고 하였다.”
5. 음양 효와 8괘
주역의 괘는 효라고 불리는 6개의 선으로 구성된다. 6개의 효로 구성된다. 3개로 구성된 것을 단괘, 겹친 괘를 중괘라고 한다. 즉, 긍정과 부정 등 대립적이고 이원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이것을 인류 지성의 발달사에 적용하며, 인간이 미개의 혼돈 상태에서 지성의 문턱에 들어섰을 때 맨 처음 갖게 된 의식이 밝음과 어두움, 위와 아래, 좋음과 나쁨 등의 분별 의식이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원초적 분별 의식을 상징한 부호가 양효라고 불리는 이어진 선과 음효라고 불리는 끊어진 선이다.
爻라는 글자는 전통적으로 ‘본받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것은 자연과 인간의 모든 현상을 관찰하여 그 본질적 존재 양상과 원리를 상징한 부호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두 개의 기호는 대대관계(對待 즉, 대답하고 기다리는 관계)에 있는 모든 개념 쌍을 포괄하여 상징하는 기호이다.
대대관계라는 용어는 주역의 상징체계를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서로 대립하면서 의존하는 관계, 서로 반대되는 상대가 존재해야 비로소 자신이 존재할 수 있는 관계, 서로 서로를 품은 관계, 등으로 풀이한다.
6. 복희 8괘와 문왕 8괘
복희 8괘 방위도의 문헌적 근거는 설괘전이다. “하늘과 땅을 올바른 위치에 자리 잡고, 산과 연못이 서로 기를 통하고, 우레와 바람이 서로 접근하고, 물과 불이 서로 싫어하지 않는다.” 복희 8괘도에는 대립적인 위치에 있는 괘들이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늘과 땅이 교감하여 만물을 낳고, 연못의 기운이 산으로 올라가 구름과 비가 되며, 물과 불이 상극관계이면서 서로 감응하여 유기적 관계를 상징한다.
문왕 8괘도의 문헌적 근거도 역시 설괘전이다. 현실은 이상과 달리 균형과 조화, 그리고 불균형과 부조화가 지배하고 있다고 본다.
복희 8괘도가 자연계의 공간적 구조를 설명했다면, 문왕 8괘도는 자연의 시간적 변화 과정을 설명했다고 볼 수 있다. 복희도는 현실화되기 이전의 이상 세계를 그린 것으로 先天圖라고 하고, 문왕도는 현실 세계를 그린 것으로 後天圖라고 한다.
7. 64괘와 괘를 해석하는 방법
주역에 실제로 실려 있는 괘들은 3효단괘가 두 개씩 겹쳐진 6효 중괘이다. 8괘가 사물을 상징한는 데 비해, 64괘는 사건을 상징한다.
양효를 9로, 음효를 6으로 표기한다. 9는 양수의 대표이고, 6은 음수의 대표이다.
효는 아래로부터 전개되는 데, 이것은 하나의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 또는 사물이 변해 가는 과정을 상징한다. (발달-전개-위기-위기-절정-종말)
명칭은 초효-2효-3효/4효-5효-상효 라고 표시하며, 효의 위치가 홀수인 경우는 陽位, 짝수인 경우는 陰位가 된다. 6효를 천, 지, 인 삼재로 구분하면, 초효와 2효는 地, 2효와 3효는 人, 5효와 상효는 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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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효(음위) |
상육 |
종말 |
고문(亢龍) |
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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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효(양위) |
구5 |
절절 |
사장(飛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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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효(음위) |
구4 |
위기 |
상무(躍龍) |
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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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효(양위) |
구3 |
위기 |
부장(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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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효(음위) |
육2 |
전개 |
계장(見龍) |
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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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효(양위) |
초구 |
발달 |
신입(潛龍) |
주역사상에서 가장 존중되는 덕목으로 中과 正이다. 그중에서도 中이 더 존중된다. 中이란 하괘의 가운데 효인 2효와 상괘의 가운데 효인 5효를 말한다.
正이란 양효가 양위(1. 3, 5)에 오고, 음효가 음위(2, 4, 6)에 오는 경우이다. 이경우는 길하다고 본다. 전부 正이 괘를 기제라고 하고, 전부 不正인 괘를 미제라고 한다.
건괘의 구5는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보는 것이 이롭다’ 라고 하여 극찬했고, 곤괘의 육2는 ‘곧고 바르고 크니 애쓰지 않아도 이롭다’ 라고 하여 매우 이로운 효로 규정하였다.
8. 應, 比, 承, 乘
응은 내괘와 외괘의 각 효 사이의 대응 관계를 말한다. 이때, 대응되는 두 개의 효가 음과 양일 경우 ‘정응’ 이 되어 좋은 것으로 본다. 그중에서도 중효(2, 5)의 정응이 가장 좋다. 반대로 양과 양, 음과 음인 경우는 서로 반발하는 ‘敵應’ 이 되어 흉하다. 이는 ‘서로 반대되는 성질끼리 만나야 서로 감응하고 조화한다’ 고 하는 주역의 음양대대 논리에 근거한 것이다.
비는 친밀하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두 효 간 관계를 말한다. 서로 접한 두 효가 음왁 양일 때 이것을 비효라 하고, 같은 음이거나 양인 경우는 비효라 하여 친밀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承은 서로 접한 두 괘 중에 음효가 양효 아래 있는 경우이며 음이 양을 따르므로 바람직하다. 乘은 반대로 음효가 양효 위에 있는 경우이며, 음양관계가 뒤바뀌어 바람직하지 않다.
9. 주역의 수리
주역은 64괘 384효 및 그에 대한 언어적 규정인 괘사와 효사로 꾸면진 經과, 이에 대한 해석과 체계적 이론을 제시한 십익인 傳으로 구성된다.
주역의 원형인 경은 비언어적 상징체인 효과 괘는 끊어진 선과 이어진 선이 내포한 효를 3개 또는 6개로 묶어 괘를 구성함으로써 하나의 의미를 갖는다는 ‘수리관념’ 이 근저를 이룬다.
주역의 본래 기능은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적합한 행위 규범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것은 서죽(筮竹)을 이용하여 괘와 효를 정하는 작업으로부터 출발하는데, 이 때 50개의 서죽을 이용한 수리적 조작이 기본 방식이다.
기본수는 1부터 10까지이다. 하늘의 수(홀수)인 1, 3, 5, 7, 9를 더하면 25가 되고, 땅의 수(짝수)를 2, 4, 6, 8, 10을 합하면 30이 된다. 무릇 하늘과 땅의 수를 55라 하며 이것이 변화를 이룬다.
천원지방설(天圓地方)은 하늘은 둥굴어 3이고, 땅은 네모져 2이다. 이 3과 2가 모든 주역의 기초수가 된다.
1에서 5까지를 生數, 6에서 10까지를 成數라고 한다. 10은 완전수로써 제외된다.
태음(6)에서 소양을 낳고(7) 소양에서 태양(9)를 낳으며, 태양에서 소음(8)을 낳고 소음에서 태음을 낳는 용구용육(用九用六)이 순환적인 변화를 말한다.
10. 하도와 낙서의 수리
계사전 이전의 유가 경전에는 하도만이 나오는데, 이들 기록에 따르면, 하도는 주 왕실에 전해 내려온 옥석으로 자연의 무늬를 갖고 있으며, 봉황과 더불어 성인의 출현을 예시하는 신비스러운 상징체로 전한다. 계사전에 이르러 낙서가 첨가되어 하도는 시귀, 사시, 일월 등과 함께 성인이 역을 지은 근거로서 제시되었는데, 유흠이 하도와 낙서를 팔괘와 홍범의 제작 원리로서 확정한 뒤 정설로 굳어졌다. 그 후 주자의 ‘역학계몽’에서 정착되었다.
복희 때 황하강에서 용마의 등에 새겨진 별무늬 모양을 보고, 조화와 상생을 상징하는 상생의 원리가 나왔다. 하 나라 우왕 때 섬서성의 낙수에서 나타난 거북이의 등에 윷판모양의 형태를 보고, 음양의 부조화와 상극을 상징하는 원리를 발견한다.
조화와 상생은 양에 속하고, 부조화와 상극은 음에 속한다. 그러므로 하도와 낙서는 음양 관계에 있다. 또한 하도와 낙서는 상생과 상극을 동시에 머금고 있다. 이것은 양속에 음이 있고, 음속에 양이 있다는 논리를 상징한다.
11. 서법의 수리와 점의 세계
복서(卜筮)를 할 때에는 음양 6(태음), 9(태양), 7(소양), 8(소음)의 수를 연구하여, 어느 효에 해당하는가를 보아, 천하의 의문을 판단하는 것이 점이라고 한다.
1. 시책 50개 중에서 한 개를 뽑아낸다. 만유의 본체인 태극을 상징한다(태극)
2. 왼손에 쥐고 있던 49개를 일체의 사고를 배제한 마음으로 둘로 나눈다(음양)
왼손 것은 하늘을 상징하는 양, 오른손 것은 땅을 상징하는 음이다
3. 오른손의 시책을 상위에 놓으면서 1개를 뽑아 새끼손가락에 끼운다
4. 오른손으로 왼손의 시책을 4개씩 덜어낸다. 남은 것을 넷째손가락에 끼운다
5. 상위에 잇던 地시책을 오른손에 쥐고 4개씩 덜어낸다. 남은 것을 셋째손가락에 끼운다. <一變>끝
6. 왼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수를 더해서 합이 5이면 기(奇)이고, 9는 우(偶)이다
7. 一變하고 남은 44개나 40개로 일변과 동일하게 반복한다.
합이 4이면 奇이고 8이면 偶이다. <二變> 끝
8. 남은 시책 40, 36, 32개로 이변과 동일하게 반복한다.
합이 4이면 奇이고 8이면 偶이다. <三變> 끝
9. 삼변이 奇이면 老陽, 삼변이 偶이면 老陰, 一奇二偶이면 소양, 二奇一偶이면 소음
10. 삼변으로 한 개의 효를 얻으니, 18번을 해야 중괘를 얻는다.
11. 기란 양이요, 우란 음이다. 태양과 태음은 變爻이고, 소양과 소음은 不變爻이다.
12. 본괘에서 노양은 소음으로, 노음은 소양으로 바뀌어서 앞으로 바뀌어 갈(之)
지괘를 얻는다, 이것이 변괘이다.
3기 |
․ 나머지가 5. 4. 4인 경우 노양(태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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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우 |
․ 나머지가 9. 8. 8인 경우 노음(태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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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2우 |
․나머지가 588,984,948인 경우 소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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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1우 |
․나머지가 944,584,548인 경우 소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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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를 판정하는 방법 □
1. 6효가 모두 불변효 : 본괘의 괘사로 점을 친다 2. 1개의 효가 변효 : 본괘의 변효 효사로 점친다 3. 2개의 효가 변효 : 본괘의 변효 중에서 상효의 효사로 점친다 4. 3개의 효가 변효 -본괘와 지괘의 괘사로 점친다, 본괘는 體가 되고, 지괘는 用이 된다 -지괘가 비(否), 점(漸), 려(旅), 함(咸), 곤(困), 고(蠱), 정(井), 항(恒) 미제(未濟)는 본괘의 괘사로 점을 친다. -지괘가 익(益), 서합(噬嗑), 비(費), 기제(旣濟), 풍(豊), 손(損), 절(節) 귀매(歸妹), 태(泰)는 지괘의 괘사로 점을 친다. 5. 4개의 효가 변효 -지괘의 불변효 효사로 점친다 6. 6개의 효가 모두 변효 -건괘는 용구(用九)로, 곤괘는 용육(用六)으로 점치고, 나머지 62괘는 지괘의 괘 사로 점친다.
<예시 1>
본괘 원괘 지괘
<대장괘> <임괘>
2개의 효가 변했으니, 본괘의 변효 중에서 상효의 효사로 점을 친다.
따라서 대장괘의 제 4효를 해석하면 된다.
<예시 2>
본괘 원괘 지괘
건(蹇)괘 점(漸)괘
본괘는 건이고, 그 上六이 변효이기 때문에 그것이 음에서 양으로 변하면 지괘이 점이 된다.
따라서 본괘인 건괘의 제 上六효를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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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양
동전 앞면이 모두 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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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동전 앞면이 두 개가 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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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
동전 앞면이 한 개가 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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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음
동전 뒷면이 모두 위에 |
동전 3개로 치는 점은, 첫 번째 던져서 제일 아래의 초효를 얻고, 두 번째 던져 서 2효를 얻으며, 차례로 3효, 4효, 5효, 상효를 얻는다. 따라서 모두 6번 던져야 하나의 괘를 얻을 수 있다. |
12. 점과 무의식의 세계
인류의 지성이 발달해 가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제 1단계 : 전이성적 단계
사물을 분간하지 않고, 인간과 물체, 생과 사를 분리시키지 않는 무분별, 무차별의 상태에서 감각 전체의 영역을 본다. 이것은 주체와 객체의 분별이 없는 주객 미분의 직관적 단계이다.
제 2단계 : 이성적 단계
주객의 분리와 함께 대상이 객관화되어 분별적 지식이 축적되는 시기이다. 사물에 대한 일반적 개념을 형성하고, 이 개념을 이용한 논리적인 추리를 통하여 인식하는 지성적 인식의 단계이다.
제 3단계 : 초이성적 단계
분리되었던 주객을 합일시키며, 개념을 이용한 추리를 거치지 아니하고, 무매개적으로 경험 그 자체를 보는 직관적 인식의 단계이다. 이 단계는 합리주의를 넘어선 신비주의 영역으로, 근대 학자들이 서양의 합리주의가 신비주의의 보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와 같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단계이다.
점서는 49개의 서죽을 나누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때에 일체의 인위적 사고와 조작을 제거하여 무심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無思無爲’ 의 의미이다.
인간의 이성은 개념을 매개로 추리하고 판단함으로써 사물의 본질을 밝혀내는 능력을 가졌다. 정신분석학으로 유명한 융(jung)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수천 년간 서구의 합리주의 세계관의 이론적 바탕이 되어 온 것은 인과율인데, 우리 삶에는 이 인과율로는 포착할 수 없는 세계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무의식의 세계’입니다. 의식은 인과율에 기초한 이성적 사유의 법칙에 지배받는 합리적인 세계입니다. 의식의 힘이 미치지 않는 어떤 미지의 세계가 인간에게 존재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모르고 있는 미지의 정신세계가 바로 무의식입니다. 그 무의식의 세계를 가장 잘 표상한 문헌이 바로 주역입니다.”
무의식에는 시간과 공간이 무의미하다. 인과율은 모두 시간과 공간을 바탕으로 한 지식이기 때문에 불완전하고, 반대로 시공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무의식은 의식이 할 수 없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무의식은 선천적 지식을 갖는 능력이 있으며, 인과율을 무시하고 현상을 직접 파악할 수 있다. 이와같이 무의식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의식을 無化시키는 방법으로 주역이 제시한 무사무의라는 의식을 비우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주역에는 절대적인 길도 흉도 없다. 아무리 길한 상황이 온다 해도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자만하면 흉이 될 수 있고, 아무리 흉한 괘나 효를 얻었다 하여도 자신의 주체적인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인간의 도덕적 타락은 사욕과 과욕에서 비롯된다. 사욕을 씻어내는 방법으로 주역이 특징적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점서이다.
성인은 마음에 누적된 사욕을 제거하고 공정하고 순수한 상태를 회복한다. 이 상태는 일종의 ‘카타르시스’ 의 경지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주역을 세심경(洗心經)이라고 한다.
일부 그림이 들어가지 않네요.
관심있는 분은 첨부 파일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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