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메일 31 감초

 

동양철학은 음양오행에 기초합니다. 밤과 낮이 있고 춘하추동이 있으므로 음양이나 사상을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행을 생각해 낸 것은 수학에서 0을 발견한 것만큼이나 혁명적인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목화금수에 중앙이라는 개념의 토를 추가한 것이 오행입니다. 토는 목화금수를 조화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한약재에서 토에 속하는 것이 바로 감초입니다. 온갖 약의 독을 풀어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처방에 들어가므로 약방의 감초라고도 하고 나라의 대신과 같다고 해서 국로라고도 합니다. 감초는 콩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입니다. 중국, 시베리아, 몽고 등이 원산지인데 중앙토라는 기질처럼 대륙의 중심부에서 자란 것이 약효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재배하지만 약효는 몽고산만 못합니다.

 

감초를 사용할 때 생것은 화를 내리므로 염증질환과 약을 중화시키는데 쓰고, 볶은 것은 속을 따듯하게 하므로 비위심폐의 기를 보하는데 사용합니다. 감초는 단맛이 강해 살을 찌개 하므로 애주가나 비만한 사람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또한 혈압상승 작용이 있으므로 고혈압인 분들은 다량 장기 복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름에 부패한 음식 중독된 경우 감초와 검은콩을 다려 먹으면 쉽게 해독됩니다. 비상약으로 준비해 두었다가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목화금수처럼 특출한 특기가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아우르는 토의 기질이 없으면 상호 융화하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고 살지만 토의 공덕이 없으면 공존하기 어렵습니다. 배려하고 양보하는 가운데 진정한 상생이 있습니다.

 

온 들녘이 새싹들로 인해 생동감이 넘치는 봄입니다. 나를 버리고 더 큰 나로 거듭나기 위해 기꺼이 썩어 싹을 틔우는 씨앗처럼 사시기를 바랍니다.

 

복 많이 지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