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류현진 선발경기 패전을 보는 눈

별꽃바람 2013. 8. 25. 14:30

전날 손흥민의 축구, 새벽의 박지성의 축구, 그리고 아침 류현진의 야구, 우리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스포츠 스타들의 멋진 게임을 지켜보았습니다. 스포츠스타의 경기에 열광하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스포츠가 갖는 의외성 때문이죠.

 

전날 손흥민의 욕심부리지 않는 이타적인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면, 스스로 해결사로 나선 박지성의 모습은 오랜만에 보는 시원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류현진의 선발 등판 경기를 예상하는 눈은 모두가 신기할 만큼 일치했습니다. 경기 전에 김인식감독을 비롯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1회, 중심타자를 경계하더군요.

 

결과는 우려한대로 1회 4실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게시판에는 하이에나처럼 악풀이 달립니다. 실망한 것은 이해하지만 응원하려고 경기를 본 것이 아니라, 마치 저주를 퍼 붇기 위해 시청한 듯한 반응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세상만사에 대해 글럴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오늘 류현진경기를 그토록 악평할 수 있을까요?

 

경기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서 실점한 장면을 보면, 악플을 단 사람들이 주장하듯 류현진이 운빨로 12승을 거둔 것이 아니라 오늘 운이 없어서 4실점한 것이 확연합니다. 먼저 몸에 맞는 볼의 경우 타자가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공이었는데, 담담하게 맞아 나가는 것이 보스턴 타자들이 오늘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다저스 타자들은 뭔가 뜬구름 잡고 있는 듯 집중력이 결여된 플레이로 일관했습니다. 땅볼 없는 병살 3개는 오늘 처음 보았으니까요. 옆길로 샜군요.

 

올해 처음으로 2번타자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개의치 않고 상대한 3번타자 패드로이야가 간신히 배트에 맞춘 볼이 투수를 넘어 느리게 굴러갔지만 평소 수비 잘하는 마크엘리스가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려다 내야안타로 만들어 주고 말았습니다. 글러브로 토스해서 병살을 노릴 생각이었는데 토스가 되질 않았죠. 손으로 빼서 던졌으면 1루주자는 아웃되었을 겁니다. ㅠㅠ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4번타자 나폴리가 간신히 배트에 맞춘 볼이 중전안타가 되었죠. 사실 중전안타라기 보다는 텍사스성 바가지 안타였습니다. 바깥쪽으로 잘 제구된 체인지업을 손목으로만 겨우 쳐낸 것이 오히려 안타가 된 것이죠.

 

그리고 오늘의 최악의 순간을 맞았습니다. 제가보기엔 실투로 보이는데, 류현진인터뷰를 보니 바깥쪽으로 잘 제구된 공인데 잘쳤다고 했네요. 다시 잘 보면 바깥쪽 높은 볼이었고, 유인구로 던진 것인데 곰스가 잘 쳐낸 것이죠.

 

어제 걱정을 한 것처럼 다저스 구장의 특징상 밤 경기였다면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될 타구가 홈런으로 이어진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에이스급 선발투수라면 그런 측면도 고려했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특별한 위기 없이 잘 처리 했죠. 5회까지 삼진을 7개나 잡으며 처리한 것을 보면 1회의 장면들은 못내 아쉬움을 남깁니다. 그렇다고 심한 악플을 달 정도의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찬호도 한회에 만루홈런 2개를 맞은 날도 있고, 어제 구로다도 8실점을 하기도 했습니다.

 

순간 흔들려서 실점을 할 수는 있지만 이후에 평정심을 얼마나 잘 찾는가도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류현진의 투구는 70점 정도는 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선의 지원을 위해 5회까지만 던졌지만 마음만 먹었으면 7회까지도 던질 수 있는 투구수였고요.

 

주제 넘게 조언을 한다면 1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게임 1회가 문제입니다. 상대가 철저하게 분석하고 노리고 들어오는 1회에 대한 대비가 좀 더 철저해야 할 듯합니다. 불펜피칭을 생략하기 때문에 몸이 덜 풀린 측면이 있을수도 있고, 포수와 미리 준비한 볼배합이 읽히는 문제, 주심의 성향을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앞으로는 초반에 더 집중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상대가 분석하고 나오는 만큼 그것을 역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필요하다면 몇 개의 불펜피칭을 하고 나올수도 있고요. 오늘의 교훈을 반면교사 삼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네티즌 여러분들도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의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상을 거론하는 루키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한두 경기 실패했다고 악플로 도배하는 것은 귀하들의 정신건강이나 혹 보게 될 류현진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세상 살다보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실망하고 좌절한다면 인생이 너무 황량해집니다.

 

그럴 때도 있지, 그럴 수도 있어!

그런 마음으로 매사를 여유있고 긍정적인 시야로 바라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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