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혼 에 대 한 답
이 향 봉
중론(中論)과 백론(百論)의 무아(無我) 부분을 인용해 올린 글에 대해 댓글로 묻는 등 혼란스러워하는 사람이 많아 답합니다. 이미 여러차례 부처님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경전의 글을 인용해 왔으나 오늘은 해외 생활 15년 동안 경험적, 체험적, 직접 보고 느낀 현장의 소리로 궁금증을 풀어 드리려 합니다.
먼저 묻습니다.
영혼이 있어 윤회(輪廻)를 거듭한다면
새앙 쥐의 영혼과 코끼리의 영혼이
크기와 부피가 같겠습니까? 다르겠습니까?
물론 영혼이 물건이 아닌 이상 크기와 부피를 따진다는 게 우습게 들릴 것입니다. 그러나 편의상 던지는 질문이고 이에 대한 대답은 ‘같다’ 라고 답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같지 않고 다를 것 이라고 답한다면 새앙 쥐는 새앙 쥐로 거듭 태어나야 하고 코끼리는 코끼리로서의 윤회를 거듭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죽은 후 49일에 이르면
49제를 치르게 되는데 그 이유는 49일이 지나면
영가의 지은 바 카르마(Karma)에 따라 윤회(輪廻)를 거듭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윤회(輪廻)의 주체가 사람뿐이 아닌 축생 등의 모든 생명체 있는 것들이 죽은 후 49일이 지나면 생을 바꿔가며 윤회(輪廻)를 거듭한다는 논리일 것입니다.
북인도의 쓰리나가르에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단지역이 있습니다. 이곳엔 만년설이 그대로 덮여 있고 양국의 병사들이 더러는 농담도 건넬 만큼 총은 겨누고 있으나 우리의 남북 대치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이곳에서 원주민들이 산삼을 캐오듯 녹아내리는 만년설의 빙벽에서 도롱뇽, 개구리 등이 얼음 속에 갇혀 있는 얼음덩이를 들고 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매우 비싼 가격으로 팔고 있었습니다. 얼음덩이를 조심스럽게 부분 부분 떼어내 마침내 얼음 속 개구리가 양지 바른 곳에서 만 년, 십만 년의 잠에서 깨어나 움직이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됩니다. 실지렁이를 준비해 개구리에게 주면 냉큼 실지렁이를 먹기 까지 합니다.
이쯤해서 묻습니다.
만년설의 얼음덩이에서 생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얼어 죽어 있던 개구리가 얼음이 녹고 주변 환경의 변화와 조성에 의해 거뜬하게 되살아났습니다. 49제를 천 번, 만 번, 십만 번 치러야 할 시간적, 공간적 의문부호는 무엇이라고 답하겠습니까? 냉동 상태로 죽어 있던 개구리 영혼은 특혜를 누리거나 초능력이 있어 윤회(輪廻)를 멈추고 있었다고 궁핍하게 답하시지는 않겠지요.
이미 상식적으로 누구나 알고 있는 냉동 정자은행에 대해서도 살펴야 할 문제입니다. 냉동된 정자는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죽음에서 부활한 누구처럼 난자를 만나면 새 생명이 됩니다.
또 묻습니다.
서울대 같은 국립대학이나 큰 병원에서는 실험쥐로 죽어 간 생명들을 위해 동물위령제를 가끔씩 지내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구차스레 설명하지 않더라도 생명의 존엄성, 생명의 존귀함은 만물이 평등함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파리와 모기, 바퀴벌레를 수없이 죽이며 삽니다. 파리채에 맞아 죽고 온몸이 터져 죽은 모기나 파리 등의 영혼이 귀신이 되어 왜 단 한 차례도 원한을 풀려 꿈에도 나타나지 않는 것 입니까?
남인도의 어느 해변에서는 이른 아침마다 멸치 배가 도착해 멸치를 하역합니다. 돈 없고 배고픈 헐벗은 노숙자였던 저는 길바닥에 버려진 멸치를 주워 모아 주린 허기를 한동안 달래 왔습니다. 승려의 신분으로 쓰레기처럼 버려진 비린 멸치를 주워서 수개월 먹어왔는데 배탈은 수없이 있었지만 멸치 귀신은 만난 적은 없습니다.
이쯤해서 부처님 말씀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부처님은 [잡아함경]과 [상응부경전]에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 장미꽃은 장미 줄기나 잎이나 대공이나 뿌리에서는 찾을 수 없다. 뿌리와 줄기와 대공이와 잎이 건강할 때 그리고 그 기능이 작동될 때 장미꽃이 피어오르는 것이며 햇볕과 흙, 물과 바람, 자양분이 알맞게 골고루 갖추어져 있을 때 장미나무는 자라고 장미나무가 건강할 때 장미꽃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조건과 환경적 원인이 소멸되면 장미꽃마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존재도 눈(眼)· 귀(耳)· 코(鼻)· 입(舌)· 몸(身)· 뜻(意)의 육근(六根)이, 색(色)· 성(聲)·향(香)· 미(味)· 촉(觸)· 법(法)의 육경(六境)을 만나 팔만 사천 가지의 생각의 윤회(輪廻)를 거듭하는 존재이며 오온(五蘊), 십이처(十二處), 십팔계(十八界)의 기능이 사라지면 사람의로서의 존재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어느 분의 댓글에 1970년대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전 세계 윤회(輪廻)사례를 수집해 사실임이 입증되었다고 적고 있으나 윤회(輪廻)가 사실이라면 70년 대 뿐이 아닌 해마다 각국 방송사가 특집으로 다루어야 할 일이며 윤회(輪廻)를 인정 않는 기독계열의 신앙 체계는 자취 없이 사라져야 할 터 입니다.
사람의 육체구조는 과학 의학이 아무리 발달, 발전해도 베일에 깊이 가려 있으며 정신세계 또한 초능력이라는 과대포장으로 신비주의로 몰아가는 경우도 종종있게 됩니다. 그러나 면밀히 원인을 살펴보면 필연적 조건과 상호 연계작용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돌연변이의 법칙도 알고 보면 필연적인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초능력적인 기적을 몰고 온다는 일부 보도는 정신 분열적 환상일 경우가 허다합니다. 결론적으로 연기법칙(緣起法則)은 중도사상(中道思想)과 함께 대표적인 부처님의 가르침이며 연기법칙(緣起法則)과 무아(無我)는 둘이 될 수 없는 하나임을 거듭 밝힙니다. 끝으로 육도윤회(六道輪廻)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님을 밝히며
저의 저서 [ 생활선 당신도 부처가 될 수 있다 ]와
블로그 [일체유심조]에 올린 글 중
육도윤회는 불설(佛說)이 아니다 1
http://blog.daum.net/woominsa/515
육도윤회는 불설(佛說)이 아니다 2
http://blog.daum.net/woominsa/514
육도윤회는 불설(佛說)이 아니다 3
http://blog.daum.net/woominsa/513
육도윤회는 불설(佛說)이 아니다 4
http://blog.daum.net/woominsa/512
를 찾아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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