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목요일 오후에 한의원에 가서 자석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인체 균형측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침 시술 후 재차 균형측정을 했는데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오더군요. 자석을 수태양소장정격으로 붙이고 파동의학 강의를 잠실 애플타워에서 받았습니다.
문제는 여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만성비염으로 365일 콧물을 달고 사는데, 주로 한랭성 비염으로 찬 공기와 접촉하면 콧물이 나는 체질입니다. 육기님의 조언으로 족소음신정격을 며칠 부친 덕분에 한랭성 비염을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체온이 상승해서 그런지 며칠 후부터 비염 대신 축농증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처방이 수태음폐경정격이었는데 처음에는 태연, 태백보, 어제사(소부사는 천부혈이라 제외)했습니다. 그러나 자석을 붙여도 별 효과가 없더군요. 그렇게 고생을 하다가 김홍경선생님의 책을 보고 소부사를 포함한 수태음폐경정격과 족양명위경승격을 붙인 결과 신기할 정도로 코가 뻥 뚫린 것을 체험했었습니다.
그런데 균형측정을 한다는 명목으로 위 자석을 모두 떼고, 수태양소장경을 보한 것이 화근의 시작이었습니다. 비염이 다시 악화되었고 축농증 증상도 다시 재발했습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그런가 보다 하고 무시했죠. 그리고 파동의학 강의를 들었는데, 그날 10시쯤 집안의 변고를 문자로 받았답니다.
문자를 받은 순간 심장이 가속되고, 뒷머리를 둔기로 맞은 듯한 충격이 있었습니다. 당일 인사도 대충하고 강의실을 떠나 귀가했는데, 제 입장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 머리만 아팠습니다. 그날부터 밤새 한숨도 못 잤고, 비염과 축농증을 더욱 심해졌습니다. 집안 변고가 너무 크다보니 자석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잊고 지낸 것이 병을 불러들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금요일도 종일 동분서주 해결책을 찾느라 머리가 복잡했고, 고민 때문에 잠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일요일 오후부터 독감의 느낌이 몸을 엄습하더군요. 잠을 잘 못 잤기 때문에 대책이 없었습니다. 그때만이라도 자석을 옮겨 붙였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늦게 들었습니다.
야간 근무였기에 피로가 겹친 상태로 월요일 오전에 한의원에 들렀습니다. 도착해서 신체균형 측정을 했더니 최악의 상황으로 나오더군요. 건강할 때는 정상, 독감이 걸렸을 때는 최악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서 당연한 것을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한의원에서 침, 뜸, 부항, 지압 등 다양한 치료를 받고 한약도 받아 들고 귀가했습니다.
여기에서 또 실책이 나왔습니다. 평소 감기에 걸렸을 때는 발한처방을 다려 먹고 잠을 푹 자면 해결되었는데 한의원에서 준 약만 먹고 쉰 것이 증세를 더 악화시킨 것 같습니다. 땀은 나지 않고 고열에 소변만 자주 보니 몸은 점점 건조하게 변했습니다. 이때 감기에 좋다는 자석요법을 적용해 보았는데 아무 소용이 없더군요.
월요일을 맨몸으로 감기와 맞서고, 화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발한약을 다려먹었습니다. 그런데 이 또한 실착이었습니다. 이미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침투했는데 표사를 몰아내는 발한약을 먹으니 몸만 더 축날 밖에요. 걱정거리는 해결되지 않았기에 잠은 계속 못자고 증세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수요일 사암침법책을 참고해서 족태양방광정격과 두통이 심해 내정혈을 보했는데 이 또한 제 체질을 감안하면 실착이었습니다. 저는 평소 금수실증에 비염이 심한데 몸을 차게 하는 처방을 했으니 결과는 뻔 하지요. 결국 목요일 오전까지 심각한 축농증 때문에 숨도 잘 못 쉬고, 물론 잠도 못자서 증세가 정말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물론 독감으로 인한 열도 그대로고요. 입을 벌리고 숨을 쉬니 편도가 부어서 소상, 상양혈을 긴급하게 사혈을 해 주었습니다.
목요일 오후 드디어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그건 다름 아닌 축농증 해소 처방이었습니다. 독감은 그렇다고 치고 축농증 때문에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잠도 못자다 보니 회복은 요원했기에 숨이라도 좀 편하게 쉬자는 생각으로 처방을 바꾼 것입니다. 독감은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가면 해결 될 것이라 생각하고 한 것이었습니다.
막대자석으로 수태음폐정격과 족양명위승격을 붙이고 5분쯤 후 코가 뚫리더군요. 덕분에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아 오랜만에 낮잠을 한숨 잤습니다. 그랬더니 독감도 출구가 보이더군요. 결국 자석 덕분에 코가 뚫리고 밤에 잠을 푹 자고 일어났더니 전에 글을 쓴 것처럼 독감의 터널에서 벗어났습니다.
간단한 문제를 멀리 돌아온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평소 자신의 체질에 맞는 방법으로 치법을 썼어야 했는데 시시각각 바뀌는 증상에 휘둘리다 보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하루면 해결될 독감을 4일이나 앓았습니다. 보도에 보면 이번 독감은 일주일 이상 간다고 하는데, 그건 치료법이 잘못된 탓일 것입니다.
이번 독감을 앓으면서 원칙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고생은 했지만 이번 독감으로 배운 것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체질에 맞는 치법이 독감에도 강력한 효력이 있음을 절감했습니다. 또 막대자석 덕분에 제 50년 이상의 고질병인 비염을 근치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네요.
위에 적지 않았지만 감기에는 음양탕과 쉬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번 독감 중에도 자주 음양탕을 마셨습니다. 그동안 제 독감과 관련하여 걱정해 주시고, 위로해 주신 여러분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 무지로 시간이 걸렸지만 덕분에 건강하게 완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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