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자신의 노력이나 투자에 비해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탐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물정을 모르고 순진해서 사기를 당한다라고 혹자는 이렇게 항의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럴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건 사기라기 보다는 일종의 보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진정 마음 한 구석에 득을 보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남에게 속아 손실을 입었더라도 크게 낙담하지 않을 겁니다. 아니 속았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그 선택의 결론은 대부분 자신이 살아왔던 기억과 지식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진정 올바른 선택은 직관에 있습니다. 금오 김홍경선생님께서 공안을 강조하시고, 직관 명상을 중시하신 이유입니다. 한의학에서 음양, 오행, 육기, 허실을 판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상 생활에서 아주 사소한 선택에도 모두 직관이 기억이나 지식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물론 마음이 청정하지 못한 사람들은 직관 자체가 작동할 수 없지요. 장고 뒤에 악수 있다고 하고, 잔머리 굴리다 손해를 본다는 말들은 알량한 지식이나 기억에 의존하여 판단하는 우를 지적하는 격언들입니다. 과학적으로도 지식보다는 직관이 우선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읽은 책 '블링크'에서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 놓았더군요. 10년을 사귄 친구보다 단 2초 동안 본 사람의 눈이 더 정확하다고요.
나이만 먹어 지천명을 넘어서다 보니 어느 정도 세상과 사람을 판별하는 눈이 생긴 듯 합니다. 깨달은 분들이 가장 경계하는 분별망상이라는 덧에 씌인 것일 수도 있고요.ㅠㅠ 그러다 보니 카페 회원님들의 한마디, 글 한줄만 읽어도 의중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들 아실지 모르지만 우리 카페는 전혀 이윤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삶의 지혜를 한의학 중심으로 나누고 공유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조금 더 발전시키자면 김홍경선생님께서 재발굴하신 사암침법을 널리 알리고 연구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물론 욕심이지만 공안을 비롯한 마음 공부도 함께 했으면 더 좋고요.
개인적으로 카페를 통해 어떤 경제적 이익이나, 명예, 지위, 권력 따위를 추구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의아니게 종신(?) 운영자가 되다 보니 여러 오해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우리 카페는 카페지기를 포함해서 모든 운영자가 빈마음으로 운영합니다. 카페를 통한 어떤 추구도 하지 않습니다. 며칠 전 완이사랑님 집에서 귀한 분과 운영진이 모여서 담소를 나눈바 있습니다. 깊이 있고, 따듯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부담 없고 의미있는 그러면서도 마음의 양식을 얻을 수 있는 대화의 자리를 저는 가장 좋아합니다. 귀하게 얻은 지식을 아낌없이 전달해 주시는 분이 함께 해서 더욱 행복한 자리였습니다. 가끔은 카페 차원이 아닌 법인이나 학회차원으로 발전시키자는 의견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학문적 지식이나 역량도 없고, 그럴 주제도 되지 않습니다. 카페지기님도 사암침법 발전을 위한 포부나 아이디어는 많지만 카페차원의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낸 바 있습니다.
우리 카페는 명칭이 나타내고 있는 바와 같이 김홍경선생님을 사랑하고, 선생님의 나눔 정신을 계승하는 징검다리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능력이 있고 관심이 있는 분들은 얼마든지 더 전문적인 모임을 만들 수 있지만 그건 카페의 활동 영역 밖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시면 제가 작성한 글이나 우리 카페에 올렸던 글들이 출처 없이 퍼 날라지고 있는 것을 매일 목격합니다. 그러나 그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생각은 거의 없습니다. 남을 속이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암침법의 홍보차원에서 용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의학이 그동안 발전하지 못한 것은 폐쇄성 때문이었습니다. 앞으로 한의학계가 소멸의 길로 가지 않으려면 더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타인의 임상사례를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비판하면서 완성된 치료 체계를 만들어 나가야합니다. 그런 일들은 한의사들이나 전문 학자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취미로 한의학을 공부하는 수준에서 접근할 부분은 아닌 것이죠.
글을 쓰다보니 휑설수설 길어졌네요. 창 밖에 단비가 예쁘게 내리고 있습니다. 모두가 생명의 원천입니다. 저 작은 빗방울이 어떤 목적도 없지 내리지만 생명을 잉태하고, 강을 이루어 종국에는 바다로 갑니다. 우리 카페 회원님들은 목적을 갖지 않고 목적을 이루는 저 작은 빗방울처럼 맑고 투명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세상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만들었고, 모든 번뇌는 내가 있다는 아집망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깨닫는다면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떨칠 수 있을 겁니다. 창 밖에 내리는 빗방울을 보며 별다른 생각없이 잠시 자판을 두드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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