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나의 텃밭 그리고 정원 이야기

별꽃바람 2015. 6. 23. 15:10



올해는 텃밭 농사를 다시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았던 올해입니다. 회사의 규정상 근무지를 옮겨야 하는 기간이 넘었기에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 당연히 텃밭 농사는 포기해야 할 처지였습니다. 다행히 능력은 없지만 필요한 존재라는 인사권자의 추천에 따라 일년 더 동일 부서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텃밭 농사도 늦게 시작되었네요. 게다가 올해는 극심한 가뭄 때문에 모든 작물의 발육이 더뎌서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불행이 있으면 다행스러운 일이 있게 마련인 게, 너무 가물다 보니 잡초가 적어서 힘은 덜 들었습니다.^.^


80평쯤 밭을 삽으로 파서 고랑을 만들어 비닐을 씌우고 여러 가지 작물을 심었습니다. 물론 채소밭은 부드러운 채소를 좋아하는 공주님을 위해 비닐을 씌우지 않고 배게 씨앗을 뿌려 속아서 먹습니다.^.^


벌써 6월 하순이 되다보니 일년간 먹을 완두콩은 수확해서 냉장고에 저장했고, 그 자리에는 결명자와 들깨, 그리고 팥을 심었습니다. 옥수수를 두이랑 심었는데 달라는 사람은 많고, 가물어서 작황은 좋지 않고 걱정이네요. 올해 고구마는 한단(100개)만 사다 심었는데 활착이 좋아서 조금 많은 수확을 할 듯합니다.


작년에는 오이를 많이 심었는데 올해는 15개만 심고 단호박을 조금 많이 심었습니다. 삶아서 간식으로 먹으니 꽤 맛이 좋더군요. 가을에 결명자를 수확해서 필요한 분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조금 더 심었습니다. 중고 학생이 있는 분들은 미리 예약하세요. ^.^


수세미로 사용하는 수세미도 올해는 몇 그루만 심었습니다. 당연히 고추는 2이랑 심었고요. 토질에 맞지 않는 토마토는 심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분의 것을 서리해 먹기로 했습니다.^.^ 제작년 탈모에 좋다고 동곡님이 씨앗을 주신 차조기도 조금 심어 놓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부추는 관리가 부실해서 잘 자라지 못하고 있고요.


이제 제가 심은 것은 아니지만 자두, 양매실도 수확해야겠네요. 자두는 약을 치지 않아 벌레가 반은 파먹었지만 맛이 정말 좋고요. 양매실은 올해 결실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조금 따서 술을 담그거나 효소를 만들까 생각 중입니다. 


조금 더 있으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시는 술을 해독하기 위해 칡꽃도 따 모아야 합니다. 지천으로 떨어지는 오디는 가다오다 한 두개씩 따먹는 것이 전부이고, 제가 좋아하지 않는 살구는 올해도 땅에 모두 기부(?)했습니다.


다른 해와 다르게 풍성하게 달린 모과는 가을을 풍성하게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산수유나 밤도 풍년입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자연이 나누어 주는 것을 얻어먹는 재미라 쏠쏠합니다. 뿌린대로 거두고 나누는 삶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을 찾으러 텃밭으로 갑니다. 일을 하다보면 땀은 좀 나지만 생명이 넘실대는 텃밭을 누비다 보면 살아 있음에 절로 행복해 집니다. 

 

새봄 텃밭 고랑 만들기 직후. 부추는 벌써 수확 할만큼 자라 있습니다.

쌈채소를 뿌려서 초기 싹이 난 모양. 이게 언제 자라서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부추는 벌써 수확한 흔적이 보이지요. 저 말고도 누구나 원하면 잘라갈 수 있다는 .ㅋㅋㅋ

 

해마다 심는 완두콩. 일년내내 말려 두고 먹는데 아직 작년 콩이 많이 남았지만 새로 심었습니다.

 

이제 막 싹이 나오고 있는 옥수수. 우리나라 토종 검고 붉은 찰 옥수수인데 원하는 분이 많아서 걱정.ㅋㅋㅋ

 

이제 한참 자라고 있는 텃밭 풍경. 벌써 완두콩은 수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우 건조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게 꽃을 피우고 있는 오이가 안쓰럽습니다.

 

수확을 기다리는 완두콩의 모습이 시간의 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완두콩은 수확해서 흔적도 없고, 단호박과 채소들이 활발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입니다.

 

올해는 활착률이 매우 좋은 고구마가 비를 기다리며 줄기를 서서히 뻣고 있네요.

 

게으른 농장주 탓에 힘겹게 잡초와 씨름하는 부추들...

 

부드러운 것만 드시는 유리공주를 위해 배게 심어 놓은 쌈채소 고랑인데, 벌써 적치커리와 청겨자는 꽃이 피고 있네요.ㅠㅠ

 

올해는 대량(?)으로 심은 단호박이 열심히 자라고 있는데 수확이 잘 될지...???

가뭄에도 불구하고 벌써 50개 가량을 수확한 오이가 활발하게 줄기를 뻣고 있네요. 수확한 오이는 집에 가져갈 틈이 없이 동료들과 나누어 먹고 있네요.

 

완두콩을 수확한 자리에는 결명자와 들깨를 옮겨 심었습니다. 가뭄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럽네요.

 

두이랑 심은 고추는 이제 막 활발한 열매를 맺어 식사를 풍요롭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