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돌도사님과 수락산 소풍

별꽃바람 2020. 4. 15. 10:06


코로나19로 인해 나들이하기가 겁나는 요즘입니다. 온 산과 들에 꽃들이 만개했는데 방콕이 일상이라니 답답하죠? 개인적으로 시골에 농사일도 있고, 뒷산(도봉산)이 있어 나들이 아닌 나들이를 늘 합니다. 특히 16km에 이르는 출퇴근 길이 중랑천 자전거 도로라서 매일 봄의 흐름을 만끽합니다.


출퇴근이 운동과 힐링을 더하는 여정인 것이죠.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 비가 오지 않아서 걱정이지만, 출퇴근에 지장을 주지 않으므로 모든 것에 장단점이 있음을 느낍니다. 출퇴근하며 듣는 음악도 매우 큰 힐링을 안겨 줍니다.


돌도사님과 자주 만나는데 어제는 수락산 계곡으로 소풍을 갔습니다. 평소 돌도사님이 식수를 길어다 먹는 약수터인데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물 맛이 최고입니다. 예전에 완이사랑님과 약수터 청소를 한 바 있는데 유리공주가 정수기를 고집해서 저는 길어다 먹지는 않습니다. ㅠㅠ


원래 진침향님과 약속을 잡아 함께 가려고 했는데, 17일 비가 온다고 해서 서둘러 다녀왔습니다. 비가 오고 나면 꽃들은 대부분 질 것입니다. 비가 오면 농사에 좋고 안 오면 꽃 구경을 더 오래 해서 좋고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긍정의 힘입니다. ^.^


막걸리 2통과 신 김치, 돌도사님 전해 주라고 유리공주가 담아 준 명이나물을 배낭에 담고 수락산으로 향했습니다. 입구에서 돌도사님을 만나 잠시 오르니 약수터가 나옵니다. 올라가는 길 양 쪽이 모두 꽃밭입니다. 약수터 주변도 벚꽃과 복사꽃, 진달래로 가득하네요.


약수터에서 물을 일부 받고 조금 올라선 계곡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물 속에는 수 많은 물고기가 노닐고, 사방의 꽃들은 가끔 꽃잎을 떨구고 있는 가운데 돌도사님이 가져 온 맛있는 머릿고기와 딸기, 김치 등을 안주 삼아 막걸리 몇잔을 마셨네요. 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


잠시 후 만삭의 고양이가 다가와 셋이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지만 만삭인 것을 감안하여 넉넉하게 음식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한참을 먹다가 물 속의 고기를 보려고 일어서니 어찌 알았는지 순식간에 돌틈으로 도망치네요. 모든 것에 파동이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나 여러분 모두 파동으로 이루어진 존재입니다.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존재인 것이죠.


물고기에게도 음식을 나누어 주니 정말 맛있게 잘 먹더군요. 돌도사님은 고기들이 잘 먹을 수 있도록 꼭꼭 씹어서 던져 주었는데 정말 작을 고기들까지 포식하는 모습을 보니 자체로 행복했습니다. 생각없이 덩어리째 주니 큰 고기만 먹었는데, 꼭꼭 씹어서 주니 아주 작은 고기들고 얻어 먹을 수 있으니 돌도사님의 배려심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풍류를 즐기느라 여념이 없는데 돌도사님은 10리터가 넘는 물을 받으시느라 분주하셨습니다. 빈 통을 약수터 주변에 놓고 왔는데 다른 분들이 대신 받아 놓으셨다고 하네요. 다들 따듯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움추린 일상이지만 주변을 둘러 보면 행복 그 자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일상이 되시기를 기원하면서 사진 몇장과 함께 이만 줄입니다.



입구부터 계곡을 가득 채운 벚꽃들이 절정입니다.


벚꽃과는 다른 느낌의 복사꽃이 군데 군데 피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물통은 약수터에 놓고 막걸리 한 잔 하고 계시는 돌도사님. 뒷편에 만개한 벚꽃이 가득한데 사진에 담기에는 무리가 있네요.ㅠㅠ


저도 돌도사님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포식을 했던 고양이가 떠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네요. 만삭인데 출산 잘하고 건강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바로 옆 물 속에는 물고기들이 가득한데, 돌도사님이 꼭꼭 씹어서 던져 준 먹이를 먹느라 분주합니다. 잘게 씹어 던졌기에 작은 고기들도 골고루 나누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계속에 설치된 많은 데크들이 있는데, 카페 정모를 여기에서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귀가 길에 많은 꽃 밭의 꽃 중에 하나를 찍어 보았습니다. 나비가 되어 날아갈 것 같은 꽃입니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초가 들어간 총명탕  (0) 2020.05.08
돌도사님과 산삼 여행  (0) 2020.05.05
농작물 씨앗 발아기간  (0) 2020.04.14
설악산 대청봉과 공룡능선  (0) 2019.11.09
홀로한 능이 버섯 산행  (0) 2019.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