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의 기본은 부동자금 관리
최근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그 중심에는 급격하게 늘고 있는 부동자금이다. 부동산 투기를 잡기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발우선 정책은 오히려 부동산 투기자금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강남의 경우 재개발로 인해 단기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의 부족 현상이 있는 단기적인 요인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부동자금이다. 이러한 부동산 급등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미국이나 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 겪고 있는 현상이다. 세계적인 저금리와 저성장 추세와 아울러 인구의 도시 집중현상이 빚어내고 있는 부작용인 것이다.
그린스펀 미 연방금리 이사회의장이 경고한 것처럼 부동산 담보로 빌려주는 대출관행은 부동산 투기를 통해 이익을 올리려는 사람들에게는 큰 축복이지만 결과적으로 국가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 담보 대출이 우리와 달리 엄격한 상환능력을 기초로 하는 모기지론 방식인데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우리의 경우 월 소득 300만 원가량의 직장인이 3억에서 많게는 10억까지를 부동산 담보만 있으면 빌릴 수 있는 현실이다. 나 같은 직장인에게도 매일 좋은 부동산이 나왔으니 매입하라며 몇 억씩을 빌려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올 정도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수억 원을 빌려 200만원이 넘는 이자비용을 감당하면 아파트에 투자를 한 지인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
한편 기업들은 급증하는 현금 자산을 설비투자에 재투자하기 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시골 중소도시에서 부동산을 하는 지인들의 말을 들어 보면 거액의 현금을 갖고 대단위의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대다수는 기업의 여유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부동산 급등의 원인은 개발우선 정책이 그 주범이다. 특히 행정도시 개발을 필두로 기업도시나 각종 개발 계획에 따라 토지 매입이 진행됨에 따라 토지보상비로 지급되는 자금에 의한 인접지역의 땅값급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정부나 지자체에서 무분별하게 진행하고 있는 개발계획은 재고되어야 한다.
또 한 가지 경기 침체로 인해 은행들의 여유자금이 늘어남에 따라 부동산 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적절한 투자처를 찾아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개인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 한사람이 수십 채의 아파트를 보유할 수 있는 것은 대출하는 사람의 월 소득에 따른 상황능력에 관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부동산 담보대출 때문이다.
물론 담보비율을 시가보다 낮게 잡아 대출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IMF 당시 부동산에 별로 거품이 없을 경우에도 작은 부동산 가격하락에 개인은 물론 금융권마저 흔들리는 상황이 되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개인에 대한 부동산 담보 대출금액은 담보가액과 월별소득을 함께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최고 금액도 책정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여러 채의 아파트를 소유한 경우에는 담보대출을 통해 추가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이 80년대 중반의 일본과 같다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상황을 방치하여 장기적인 불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다른 한편으로 토지 공개념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 다소 재산권의 침해 논란이나 부작용이 있더라도 부동산의 급등으로 인한 피해보다는 적을 것이다. 신도시 개발의 경우 수용된 토지를 민간업자에게 제공하기 보다는 정부가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부동자금의 적절한 투자처를 찾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부동산 가격 안정에만 급급하여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보다 근본적으로 자금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넓은 안목이 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리왕산 기사 웹하드 올림 (0) | 2005.06.21 |
---|---|
행복한 사람 (0) | 2005.06.19 |
강남아파트? 1억에도 안산다. (0) | 2005.06.18 |
사랑하는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0) | 2005.06.17 |
가리왕산을 다녀와서 (0) | 2005.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