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콜레라
토사곽란이라 하면 대부분 들어보았을 것이다. 곽란이 콜레라의 한방 병명이다. 옛날부터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30여회의 유행이 기록에 남아있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증세는 설사가 위주이며 처음엔 토하고 복통이 있기도 한다. 몇차례 설사하는 정도의 경증 환자도 있고 설사를 시작한 지 한 시간 이내에 쇼크 상태에 빠지고 2-3시간 후에는 사망할 정도로 심한 설사를 하는 아주 급한 중증 환자도 있다.
장마철에 각종 병원균과 곰팡이가 증식하기 쉽듯이, 지구상에 지역적으로 기후가 고르지 않을 때 공기와 물이 나빠져서 콜레라 같은 병원균이 번식, 유행을 하기 쉽다. 이러한 습한 상태는 몸 안에도 있다. 콜레라는 소화기계통의 병이다. 위나 소장의 영양상태가 나쁘고 기능이 떨어지면 활동이 덜 되니 습기가 찬다. 그럴 때 감염되면 위장관이 꽉 막혀서 아래위로 활동이 안되니 염증이 나서 위로는 토하고 아래로는 설사한다. 그러므로 이 습열(濕熱)을 다스리는 것이 한방 치료이다.
수십 년 전에는 황련 부자 두돈, 곽향 오수유 귤피 지실 건강 한돈으로 치료하였다. 물론 처방과 복용량은 한의사의 재량이겠지만 요즘은 위장이 비교적 약한 걸 감안하여 인삼 백출 복령 사인 황련 부자 한돈을 삼십분만 달여서 식힌 뒤, 토하거나 설사한 뒤 복통이 좀 진정되었을 때 조금씩 마신다. 인삼 백출 복령 사인은 위장관을 튼튼히 하고, 부자는 설사를, 황련은 구토를 맡아 직접 습열을 다스린다. 그러나 시기를 놓쳐 탈수가 심하다면 입원해서 수분을 보충하고 전해질 균형을 맞춰줘야 할 것이다.
물이 끓으면 찬 물을 부을 게 아니라 불을 끄자는 말이 있듯이 수액요법도 좋으나 이 처방이 직접 습열을 다스리는 방법인 것을 참작하자. 습열을 치료하면 병원균이 죽는다. 즉 병원균이 증식할 조건을 없애주는 것이다. 살균제(항생제)를 안 써도 습열 다스리는 약으로 치료되며, 유행지역 사람이나 허약한 사람은 이 처방으로 예방 효과도 본다. 식중독으로 토하고 설사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콜레라(곽란)는 건강한 사람은 감염될 기회가 있더라도 발병하지 않는다는 게 그 말이다. 콜레라 과민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손 씻는 습관도 중요하지만 첫째가 건강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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