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련

침 맞을 때 주의사항

별꽃바람 2010. 7. 17. 15:09
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침 맞을 때 주의사항

 

침은 우리에게 참 친숙한 치료법이긴 하지만 만병통치는 아니다. 그래서 해당되면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히 효력을 볼 수 있으나 적당하지 않으면 고생만 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침이 효과를 내는 과정을 간단히 말하면 논에 물꼬를 터주는 데 비유할 수 있다. 가령 음식관계라기보다 전체 기운이 까라진 사람이 무단히 설사를 할 때 머리 정수리의 백회혈에 뜸을 떠서 설사도 멎게 하고 기운도 차리게 하는 것은 생명기운이란 우리 몸에서 오르락내리락해야겠는데 기운이 아래로 처져서 올라오지 못하니 백회에 자극을 주어 상하를 접속시키는 것이다. 또 두통이 심할 때는 공통적으로 기운이 위로 떠올라와서 못 내려가고 있는 것이니 응급으로 발바닥의 용천혈을 엄지손가락으로 아프도록 꾹꾹 눌러주면 우선 진정되는 것은 못 내려오는 기운을 끌어당겨서 역시 기운이 상하로 잘 활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침이 경락을 자극하여 기운의 흐름을 바르게 조절하여 도움을 주는 경우는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만일 저수지가 말랐는데도 논에 물이 모자란다고 억지로 물꼬를 터면 내려오는 물도 부족하거니와 애꿎은 저수지 미꾸라지만 죽인다. 마찬가지로 빌려올 기운도 없는데 침을 놓으면 우선은 좀 나은 것 같을지 모르나 효과가 유지되지 않고 곧 재발하든지, 아예 효과가 나지 않든지, 심지어 기운이 더 까라져 흔히 말하듯 침몸살을 하여 만신이 아프고 입맛도 떨어지는 등 고생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만성병을 앓고 있는 사람, 평소 체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 노인이나 어린이, 겁이 많은 사람 등은 침 맞고 나았다는 주위 사람 말만 믿고 침 놓아달라고 억지를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고플 때나 일시적으로 피곤할 때,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을 때에 침을 맞아도 자칫 현기증이 나기 쉬우니 주의하자. 가령 두어번 맞아봐서 기운도 훌리지 않고 효력도 좀 나면 몰라도 오히려 나른해지는데도 침을 고집한다면 바늘 구멍으로 소바람 지나간다는 말처럼 기운을 상한 뒤에 누구에게 하소연하겠는가? 기운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침치료를 사양하는 한의사의 권고를 흘려넘기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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