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련

정상적인 소변

별꽃바람 2010. 7. 17. 15:14

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정상적인 소변(1)

 

소변이 탁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무 맑은 사람도 있다. 전자는 소변으로 걸러낼 것이 너무 많은 것이고 후자는 걸러낼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전자는 피곤하거나 소화불량일 때 잘 나타나고, 후자는 흔히 노인에게서 나타나듯 기운이 부족할 때 그렇다. 물론 맥주 많이 마시고 소변이 하얘지는 것은 수분 섭취가 많아 그런 것이므로 정상이다. 그러므로 쌀뜨물이나 막걸리 같은 소변이 나온다고 왈칵 겁을 먹을 게 아니라 일단 요즘 컨디션과 소화상태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순서이겠다.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이 있다. 한 시간마다 보는가 하면 불과 20분을 참지 못하고 또 가는 사람도 있다. 대개 짐작하다시피 마음이 초조불안할 때 이런 현상이 잘 일어난다. 아이라면 부모에게 혼줄이 나도록 꾸중 들은 뒤 이런 일이 잦다. 이런 현상을 설명해보면, 우리 몸은 언제나 기운이 돌아야 힘이 난다. 힘이 난다는 것은 몸 부분부분이 제 기능을 정상으로 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이 안정되어 있으면 각 부분에 고르게 기운이 간다. 즉 안정된 마음이 기운을 고르게 보내주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마음이 초조불안해 놓으니 기운을 돌리지 못한다. 겁을 왈칵 먹어도 쑥 꺼져내려간 기운이 올라오지 못한다. 이렇게 기운이 돌지 않고 아래위가 따로 놀고 있으니, 그 결과 방광에 증상이 나타날 때는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심해지면 화장실 가다가 찔끔거리기도 하고 재채기만 해도 나오는 수가 있으며 밤에도 소변 보러 자주 일어나야 된다든지 어린이라면 야뇨증이 되기도 한다. 또 소변이 잦을 뿐만 아니라 드디어는 시원치 않은 증세도 나타나게 된다.

소변이 시원찮아 오줌소태라고 부르기도 하는 증상이 있으면 흔히 방광염, 요도염, 전립선염 등으로 부른다. 즉 염증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치료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로 보면 이렇게 염증이 생긴 원인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모두 기운이 돌지 못하고 방광에서 막혀 생긴 기체(氣滯)이다.

그러므로 기운이 방광에서 갇히지 않고 온 몸을 잘 돌게 하는 데에는 따뜻한 약이 주된 역할을 한다. 기운이란 몸이 따뜻해야 잘 돌지 오히려 염증 본다고 식히면 우선은 소염이 되고 증상이 개선될 지 모르나 식어진 조직은 활동이 불안정하여 쉽게 다시 기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소변(2)

 

지난 주에는 소변이 탁한 것은 거를 찌꺼기가 많아서이고, 소변이 너무 맑은 것은 찌꺼기를 거를 힘이 없어서이고,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은 원기부족이며, 시원치 않은 것은 기운이 막혀 그렇다고 하였다.

소변이 탁하냐 맑으냐 하는 것은 소변 자체의 문제이고, 소변이 잦거나 시원찮은 것은 방광이나 그 주위 비뇨기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소변을 잘 보려면 방광과 요도가 문을 잘 열어야겠고, 소변으로 찌꺼기가 잘 배설되려면 소변을 잘 만들어야겠다.

대개 신장에서 피를 걸러 소변을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한 번 더 생각해보면 피가 탁해지거나 맑아지는 까닭이 또 있다. 그러므로 신장은 마지막 관문이라 할 것 같으면, 오장육부와 온 몸은 그 전 단계이다.

여기서 소변이 왜 짠지를 알아보자. 우리의 방광은 지구의 바다에 해당한다. 자연계에서 바다란 물의 순환으로 보면 아래쪽 종점으로서 가장 낮다. 지구에서는 암석과 흙 속에 있는 각종 염류가 빗물에 녹아 결국 바다에 모이므로 바다물이 짜다. 바닷물은 다시 증발하여 구름과 비가 되어 내리면 지하수로 온 대지를 적신 뒤 거르고 걸러 찌꺼기는 다시 바다로 간다.

지구와 같이 인체에 있어서도 물과 피와 진액이 오장육부와 온 몸 구석구석을 걸러 신진대사의 최종산물이 마침내 방광에 모여 배출되고 걸러진 피는 다시 온 몸을 돈다. 그러므로 소변이 짠 것이다. 이것은 우연이 일치라기보다 자연의 이치이다. 마치 가볍고 맑은 것은 올라가고 무겁고 탁한 것은 내려오듯이 소변이 짠 것도 자연의 이치로 파악하면 수긍이 가게 된다.

그러므로 신장만 피를 거르는 게 아니라고 한 것이다. 비가 오면 모래알 하나하나가 다 물을 거르듯 오장육부가 모두 피 거르는 곳이다. 걷는다고 다리만 움직이는 게 아니요 팔을 든다고 팔만 필요한 게 아니듯 위가 음식을 받아 소화시킬 때 오장육부가 모두 도와주어 하나로 활동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변이 탁하다, 쌀뜨물 같다, 냄새가 몹시 난다, 소변을 받아 놓으면 찌꺼기가 가라앉는다 하는 것을 모두 신장의 탓 만으로 돌릴 게 아니다. 몹시 피로해도 그럴 수 있고 위장이 나빠도 피가 탁해져서 그럴 수 있듯이 오장 육부 어느 하나 소변에 관계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런 관점으로 보는 것을 가리켜 한의학을 전체 의학이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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