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태국한의사가 93년부터 부산일보에 "한방의 허실"이란 제목으로 3년째 매주 연재하였던 것입니다.
대변으로 무엇을 아는가?
어릴 때 방귀를 끼면 소화 잘 되어서 그렇다는 말을 흔히 하였다. 그런데 방귀도 냄새에 따라 다르다. 냄새 나는 방귀를 자주 끼는 건 소화불량이다. 무엇이든지 잘 삭으면 악취가 나지 않는다. 방귀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냄새 없는 방귀는 괜찮다. 흔히 위와 장의 활동이 덜 좋은 사람을 치료하다 보면 없던 방귀를 끼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내장이 움직이는 징조이니 좋은 경과이다. 그러다가 점차 냄새가 없어지고 방귀도 점차 끼지 않게 된다.
대변의 냄새도 이와 비슷하다. 소화가 잘 되었을 때는 대변 냄새가 별로 없다. 대개 젖만 먹는 아이보다 이것저것 먹는 어른이 냄새가 좀 더 나긴 하지만 젖먹이 아이라도 소화가 덜 되면 시큼한 냄새가 나든지 어른처럼 악취가 나며, 어른이라도 소화가 잘 되면 냄새가 그리 없다.
대변의 색도 참고된다. 어린이가 쑥색 대변을 보는 것도 무조건 소화불량이라 보면 된다. 충분히 소화흡수가 되면 황금색, 황토색이 나온다. 젖먹이라면 엄마젖이 묽든지, 감기 기운이 있든지, 몸을 차게 해서 체했든지, 약간 놀랐든지 해서 소화가 덜 될 때 쑥색이 된다. 젖 뗀 꼬마도 마찬가지이다. 어른들은 쑥색은 비교적 드물지만 역시 황금색이 아니고 검어지든지 알록달록하면 소화불량으로 볼 수 있다.
물에 뜨는지도 참고한다. 가라앉는 게 원칙이나 지방질을 덜 소화시켰을 때는 뜬다. 기름은 물보다 가벼워 물에 뜨기 때문이다.
굳기나 횟수도 정상이면 좋겠다. 무르면 설사에 가깝고 너무 굳으면 변비에 가깝다고 보지만, 설사도 아니면서 하루 두세 번 보든지, 변비도 아니면서 며칠 있어야 보는 것은 비록 대변의 굳기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장의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매일 보면서도 시간이 많이 걸리든지 힘이 드는 것은 습관이 나쁘거나 장이 약한 편이다. 휴지가 많이 필요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장이 좋은 사람은 똑 떨어지는 변을 보기 때문에 금새 용변을 마치거니와 휴지로 닦아도 거의 묻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언제든지 위나 장이 독립적으로 소화흡수하는 게 아니다. 오장육부가 모두 도와야 비로소 활동한다. 그러므로 대변 자체는 장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다른 장기도 살펴서 바로잡아 주는 게 대변을 정상으로 보게 하는 근본 치료가 된다.
'건강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통 (0) | 2010.07.17 |
---|---|
정상적인 소변 (0) | 2010.07.17 |
입맛 좋아지는 한약 (0) | 2010.07.17 |
자기 건강을 자기가 지키자 (0) | 2010.07.17 |
사상체질과 平人 (0) | 2010.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