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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학의 이해

별꽃바람 2013. 2. 20. 14:32

사상의학의 이해

 

 

I. 들어가는 말

   1. 사상의학이란?

   사상의학(四象醫學)은 우리나라 이조 말엽(19C)에 동무 이제마선생에 의해 연구 완성된 학문으로 유학과 한의학의 양면적 관점에서 인간과 우주를 파악하여 사람을 소음인(少陰人), 소양인(少陽人), 태음인(太陰人), 태양인(太陽人) 등 네 체질로 분류하고, 각 체질에 따라 동일한 병이더라도 생리와 병리를 다르게 파악함은 물론 진단과 치료를 다르게 행하여 의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독창적인 체질의학이다.

 

  또한, 사상의학은 단지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치료의학일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예방의학이고, 양생의 방법이며 아울러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철학이요 인간학이다. 아무런 전문적인 한의학 지식이 없어도 사상의학에서 평생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강 장수법을 배울 수 있고, 또한 원만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지인(知人)과 처세(處世)의 방법을 익힐 수 있는 보배로운 학문이다.

 

  2000년은 사상의학의 창시자인 이제마 선생이 서거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현재 사상체질이라는 용어는 보편화, 일반화되었으나 사상의학 전반에 대한 이해는 편벽되었거나 미흡하므로 2000年代에는 유전자 치료와 더불어 더욱 각광 받게 될 사상의학에 대해 이해를 돕고자 한다. (유전자 치료와 사상의학은 유사한 점이 있다. 앞으로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면 동일한 질병이라도 유전자에 따라 치료를 다르게 하며 미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관점은 사상의학과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사상의학을 주목하고 있다)

 

  2. 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

   이제마는 허준 선생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의성(醫聖)으로 추앙받는 한의학자, 유학자, 무인(武人)이다.  

 

  그의 탄생일화가 있는데 부친인 이진사가 어느날 술에 취해 주막에서 묵게 되었다. 이 주막에는 늙은 주모가 과년한 딸을 하나 데리고 살았는데 인물이 박색일 뿐 만 아니라 본래 사람됨이 변변치 않아서 시집 보낼 생각조차 못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에 주모가 이진사의 방에 딸을 들여보내 하루를 묵게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있은 지 열 달이 지난 어느 날 할아버지 충원공이 제주도에서 가져온 용마를 얻는 꿈을 꾸었는데 어떤 여인이 강보에 쌓인 아기를 안고 집으로 들어왔다 하여 아기 이름을 제마(濟馬)로 지었다 한다.

 

  이제마는 천품이 쾌활하고 용감하였으며 어려서 할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자랐으며 타고난 총명으로 경서를 두루 통독하여 13세에 향시에 장원하였다. 특히, 무예를 좋아하여 자신이 東國의 武人이란 뜻으로 스스로 호를 동무(東武)라 지었다. 그의 저서로는 난해하기로 정평이 난 유학과 관련된 이제마의 사상이 담긴 『격치고』(이 책은 아직도 완전히 이해하는 학자가 없을 정도이다)와 사상의학의 원전인『동의수세보원』이 있다.

 

  이제마 선생은 돌아가시기 전 "내가 죽은 100년 뒤에는 나의 사상의학이 세상을 풍미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는데 금년 2000년이 그 100년 되는 해이다.

 

II. 사상의학

   1. 사상의학은 철학이다.

  철학을 얘기하면 어려워지지만 간단히 얘기하면 사상의학은 동양철학의 대표인 유교철학이 근본 바탕이 되어 이루어진 학문이다. 원래 이제마 선생은 한의학자이전에 유학자였으므로 자연히 의학의 연구과정에 유교철학이 들어가게 되었다. 유학의 몸과 마음을 닦아 도덕적 원리를 실천하고자 하는 정신이 사상의학에 기본적으로 배어있다. 이제마 선생은 일(事), 마음(心), 몸(身), 물(物)의 네 가지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여 사상의학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야 할 도리라든지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하는 유학적인 실천윤리적 사항에서의 인간도리가 문제로 되고 나아가 이 문제는 마음(心)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신(心身)의 문제, 즉 심신의 갈등 문제로 발전되었던 것이다. 심신의 갈등으로 인해서 인격도야의 장애현상도 생길 뿐더러 더 심하면 질병으로도 된다. 이처럼 몸과 마음의 유기적인 관련성을 파악하게 되면 의학의 목적을 단순히 질병을 고치는 것에 둘 수는 없게 된다. 몸의 건강은 인격도야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즉 사상의학은 인격을 도야하기 위해 몸과 마음의 균형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생활을 해 나가야 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승화시켜 인격도야를 해 나가야 하느냐를 유교의 덕목에 맞추어 실천하는 방법론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뜻의 의학만이 아니라 유교철학에서 말하는 타고난 본성(인간은 선하다는 본성)을 더욱 갈고 닦아 궁극적인 인격 도야론을 네 가지 유형의 인간, 즉 네 체질과 연결시켜서 확립한 것이 사상의학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사상의학은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사상의학에서는 인간의 착한 본성을 인·의·예·지(仁義禮智) 이 네 가지로 보고, 이에 대비되는 인간의 나쁜 욕심을 무례함, 천박함, 탐욕스러움, 나태함 등 네 가지로 나눈다. 이러한 네 가지 착한 본성과 네 가지 나쁜 욕심은 인간에게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설사 성인군자라 할지라도 한쪽에는 착한 본성이 있고 또 속에는 일부 나쁜 사욕이 있다. 다만 성인은 그 비중에 있어서 착한 본성이 많을 뿐이다. 범인은 나쁜 사욕이 더 많은 것으로 보며, 문제는 어느 것을 더 많이 계발하여 갈고 닦는가에 따라 성인(聖人)에 가까울 수도 있고 범인(凡人)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나쁜 사욕은 체질별로 나타나는 성향이 다르다고 보는데, 태양인은 무례함(鄙心)이 가장 나타나기 쉽고 태음인은 탐욕심(貪心)이, 소양인은 천박함(薄心)이, 소음인은 나태함(懦心)이 나타나기 쉽다.

 

  이렇게 이제마 선생은 체질 속성과 나쁜 심욕과의 상관관계를 발견하였다. 이것을 이용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쉽게 다스릴 수 있고 또한 스스로의 심성을 잘 가꿀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유학의 기본 정신인 '자기자신을 닦고 그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修己治人이라고 한다)'을 체질별로 정립하여 유학의 철학적인 면을 한층 발전시켰다. 그러므로 사상의학은 철학이라고 하는 것이다.

 

체질

사성(四性)

사욕(四慾)

태양인

비심(鄙心)

(무례한 마음, 예를 버리고 방종하게 되는것)

소양인

박심(薄心)

(천박한 마음, 智를 버리고 남을 속이려는 마음)

태음인

탐심(貪心)

(탐욕심, 仁을 버리고 욕심을 부리는것)

소음인

나심(懦心)

(나태한 마음, 義를 버리고 안일을 꾀하는것)

 

  2. 사상의학은 인간학이다.

   사상의학에서는 인간의 정신과 육체, 언행과 성격, 체형 등에 이르기까지 심신 양면에서 다각도로 연구하여 단순한 의학을 뛰어넘어 인간학(人間學)으로 완성하였다. 흔히 사상의학을 체질분류법 정도의 단순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상의학에서는 체질의 분류는 물론 체질의 차이가 생기는 필연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나아가 선천적으로 체질적 특성을 타고난 인간의 기질과 성향을 밝힘으로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의 규범을 제기하여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사상의학을 인간학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직업과 배우자관계를 예를 들어보자

 

  1)체질과 직업선택

   사람은 대부분 직업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살기 위해서는 직업이 필요하기도 하나 직업을 통해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직업이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을 계속한다면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능률이 오르지 않으므로 직장 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있어서도 매일 짜증스럽고 불만이 계속 쌓여 자칫 건강을 잃고 실패한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해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며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도 많은 이익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직업은 대체로 자신의 성품과 재능·적성을 고려하여 선택하는데, 이러한 성품과 재능·적성은 체질적으로 타고나는 수가 많으므로 체질과 직업은 반드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태음인은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는 편이고 아주 세밀하게 계산하고 치밀하게 계획하기보다는 순간적인 판단력이 빠르고 투기적인 경향이 강하다. 또한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 기어이 관철시키는 고집도 있다. 직장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갈 정도로 맡은 일에 열의가 강하고 추진력도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기질 때문에 태음인은 사업에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독자적인 사업을 벌여 크게 성공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므로 벤처기업과 투자사업, 기계공학 등의 직업이 알맞고, 장사 수완도 있으므로 소자본 자영업에도 알맞다. 활동적이며 끈기와 집념이 요구되는 조사 연구원, 탐험가, 등산가도 잘 어울린다. 체질적으로 특별히 폐 기능이 약하여 말을 많이 하면 금방 피곤해 지므로 계속적인 대화가 필요한 직업(연설가, 강사, 목사, 교사, 가수, 상담원)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태음인은 겁이 많은 기질이므로 구급원, 소방관, 전기기술자 등 담력을 요하는 직업도 부적합하다. 아울러 땀을 흘려야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므로 땀의 분비를 억제하는 냉방시설이 사시사철 된 곳이나 찬물 속에서 장시간 일하는 직업은 건강에 대단히 해로우므로 더욱 좋지 못하다. 태음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너무 깊이 빠져드는 경향이 있어서 광적으로 빠져들어 취미가 직업이 되기도 하므로 컴퓨터 오락을 좋아하여 프로그래머가 되거나 바둑에 너무 빠져들어 바둑기사가 되기도 하나 바람직하지 못한 취미는 삼가해야 한다.

 

  태양인은 성격이 직선적이고 말이나 행동에 거침없다. 어떤 생소한 일도 자신있게 임하므로 머뭇거림이 없고 상대가 누구이든 어려워하지 않고 쉽게 말을 붙인다. 이러한 장점으로 낯선 사람과도 쉽게 친해지므로 사업상의 거래선을 만들거나 영업을 하거나 할 때 대단히 유리하다. 특히 해외파견의 선발대장으로는 최고로 적합하다. 과단성 있고 적극적인 성격이므로 사업에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생소한 분야에서 성공하는 수가 많다. 특히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데 유리하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조적인 면이 강하므로 연구직, 음악가 등에도 적격이다.

 

  소양인은 대체로 명예를 중시하고 굳센 기상이 있으므로 직장 내에서 감사 부서에 있으면 감찰업무를 정확히 해낸다. 명예를 중시하고 외향적인 일을 좋아하므로 교육사업이나 사회사업에 적격이다. 금전신용사업에도 자질을 살릴 수 있다. 눈썰미가 있고 예술적인 안목이 있으므로 화가로서 대성하는 수가 많다. 서두르거나 끈기가 부족한 면이 있으므로 직장에서 틀에 박힌 업무나 반복되는 일은 맞지 않는 편이다. 부지런하고 재빠른 편이므로 신속한 업무를 짧은 시간 내에 많이 처리하는데는 더 없이 적격이다.

 

  소음인은 신중하고 침착한 편이다. 변화를 싫어하고 결정을 더디게 하는 성향이 있다. 그러므로 직장 내에서 기획부서나 인사부서에 적합하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마련하고 적임자를 배치하고 예상되는 난관에 대비책을 세우고 수지의 균형을 계산해서 맞추고 하는 일에 능하다. 소극적인 편이므로 프로젝트 자체를 결정하는데는 적임이 아니다. 땀을 많이 흘리면 해로우므로 땀을 지나치게 흘리는 직업에는 부적합하다.

 

  운동을 직업적으로 할 경우에도 자신의 체질에 맞게 선택하여야 대성할 수 있다. 마라톤은 태양인이 좋고, 골프는 태음인이 대성하며, 야구는 소음인과 태음인에 적합하다.

 

  2) 체질과 배우자 선택

  배우자 관계에 있어서는 음양의 배합으로 볼 때 남자는 양, 여자는 음으로 서로가 짝을 지어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결혼을 하기 위해서 흔히 사주팔자를 따지고 궁합을 맞추어 보기도 하지만 좋은 결혼은 서로 맞는 짝, 즉 잘 맞는 체질과 만나는 것이다. 옛날에는 부모들끼리 자식의 결혼을 결정지어 얼굴도 모르고 결혼하였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늘 밖을 맴도는 남자가 종종 있었는데 이 경우는 필경 체질이 맞지 않았을 것이다.

 

  한눈에 반한다거나 제 눈에 안경이라고 하는 것은 모두 체질과 관계가 있다. 아무리 잘 생겨도 자신과 같은 체질이면 왠지 싫은 느낌이 들며 남들이 보기에는 잘 생긴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는 것은 자신과는 다른 체질이기 때문이다. 각 체질마다 체질나름대로의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으며 아무리 장점이라도 체질에 맞지 않으면 단점으로, 단점이라 할지라도 서로 체질에 맞으면 장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궁합은 정 반대되는 체질이 만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서로 다른 체질끼리 만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공평하여 가장 잘 맞으면 잘 맞는 대로 잘 맞지 않으면 잘 맞지 않는 대로 각기 장·단점이 있게 마련인 것이다. 체질이 너무 잘 맞으면 서로 죽고는 못살 정도로 금슬이 좋아 서로간의 결점은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좋게만 보여 자신들의 현실과 배우자에게 충분히 만족하므로 자신의 이상실현은 없어지며 매사에 부부이기주의로 가기 쉬워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한다.

 

  또한 너무 육체적 기쁨에 심취하는 경향이 있어서 건강하지만 얼굴에 주름이 많아지고 쉽게 늙는 조로(早老)현상이 나타나므로 기쁨을 절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부부는 대체로 서로 다른 체질끼리 만나서 적당한 부부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한다.

 

  아주 드물게는 같은 체질끼리 만나서 부부간의 불화가 심한 경우도 있으나 이를 정신적으로 자연스럽게 승화시켜 부부간의 육체적 에너지가 사회봉사로 이어져 훌륭하게 사는 부부도 있다. 같은 체질인 경우는 옛날 우리 선조들이 사랑방을 부부가 따로 방을 쓰다가 필요할 때 합방을 한 후 다시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는 지혜를 발휘한 것처럼 이렇게 생활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이 외에도 모든 인간생활은 체질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으므로 사상의학은 하나의 인간학이라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3. 사상의학은 가장 발전된 한의학이다.

  동양삼국(한·중·일)의 한의학에 있어서 사상의학은 가장 최근에 발전된 학문이며 현재에도 급속한 발전 중에 있는 유일한 학문분야이다. 대체로 한의학은 몇 백년 전 또는 천여 년 전의 것을 답습하나 사상의학만은 유일하게 가장 최근에 연구된 학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상의학은 기존의 한의학에서 체질이라는 개념을 더 추가함으로서 질병치료에 획기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러한 체질 개념은 현재까지도 중의학이나 일본의 한의학에도 없는, 우리나라에서만 발전된 유일한 부분이다. 동의보감을 위주로 한 기존 한의학에서 체질별로 더욱 연구가 되어 미비점이 보완되어 기존 한의학에서는 언급이 없었던 체질에 따른 선천적 장부의 허와 실을 살펴, 치우치게 타고난 신체를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중(中)에 가깝도록 모든 생활습관·음식·약물·침치료 등을 행함으로서 신체적 조화와 조절을 꾀하는 의학이다. 아울러 사상의학은 모든 한의학을 포괄한다. 그러므로 기존의 한의학이 컴퓨터에 비교하여 386급이라면 사상의학은 가히 586급이라고 할 수 있다.

 

  4. 사상의학은 심신(心身)의학이다.

  이제까지 의학은 주로 우리의 눈이나 감각기관등 오감을 통하여 확인이 가능한 환자의 몸을 치료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우리의 몸은 물질적인 육체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 즉 마음이 같이 있어야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몸(身)과 마음(心)의 통일체인 것이다. 사람이 마음이 없고 몸만 있다면 일반 생물과 다를 게 없다. 따라서 모든 병은 인간의 정신과 관련이 없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 사상의학의 주요 관점이다. 즉 사상의학에서는 정신은 육체의 일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동등한 비중으로 우리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까닭에 병을 유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작용을 할뿐만 아니라 체질형성에 있어서도 깊게 관여되어 있으므로 이를 중요시하여야 한다고 본다. 서양의학에서도 근래에 와서 이와 유사한 관점으로 인체를 보기 시작했으나 사상의학에서는 19C말에 이미 몸과 마음이 동일한 비중을 지니면서 서로 가역적으로 작용한다고 본 것이다.

 

  한번은 무위도통사란 벼슬을 가진 김기양이라는 사람이 이제마 선생의 사람됨을 알아보고 조정에 천거하였는데 대신인 김의정씨 집에 들러 임금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던 차에 김의정은 동무선생에게 "그대를 부른 것은 다름아니라 지금 나라의 형편이 매우 위기에 처해 있으니 이 난국을 타개할 어떤 묘책이 있거든 말해주기 바란다"라고 한 즉, 이제마 선생은 정중하게 "조정에는 간신배들이 가득합니다. 저에게 대포를 1문 주시면 대포를 쏘아 이를 숙청하여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습니다."하니 곁에 있던 대신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대체 어느 안전이라고 대담무쌍하게 함부로 말을 했을까 아연질색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에 김의정이 어전에 나아가 고하기를 동무 이제마는 북도 사람이라 사투리가 심하여 신이 귀가 어두워서 의사소통이 잘 안되었으니 다음 기회에 자세히 알아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하고 사실대로 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5. 사상의학은 체질의학이다.

  사상의학에서는 치료에 있어서 체질에 따라 그 특징이 차이가 있으므로 그 체질적 차이를 감안하여 동일한 병이라 하여도 치료방법을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개체성을 중요시한 것이다. 임상에서 많은 의사들이 실제 경험하는 어려운 점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점이다. 예를 들어 같은 질병에 응용할 수 있는 A라는 약과 B라는 약이 있을 때 A라는 약을 투여하여 낫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A약이 전혀 효과가 없고 오히려 B약이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를 접하게 되고 또는 A나 B가 아닌 C라는 약으로만 효과를 보는 경우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체질을 알면 앞으로 어떤 병이 올 수 있나를 미리 알 수 있고, 그 사람의 체질에 맞게 침 치료(체질침)도 할 수 있으며 어떤 음식이 좋은가 나쁜가도 알 수 있으므로 생활전반에 걸쳐 체질에 맞춤으로서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의학이다. 그러므로 사상의학은 체질의학이다.

 

  하지만 체질감별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한번은 어떤 처녀가 중한 병으로 찾아왔는데 아무리 뜯어봐도 체질을 알 수 없었다. 처녀는 원래 부끄럼이 많아서 본성을 잘 나타내지 않으므로 더욱 가리기가 어렵다. 그리하여 비상수단을 쓰기로 하고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낸 후에 단 둘이 있는 데서 옷을 한 가지씩 벗으라고 명하였다. 처녀는 의사의 명이니 거역할 수 없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하나씩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속옷만 남았는데 마저 옷끈을 풀고 일어서라 하니 처녀는 어쩔 줄 몰라 쩔쩔 매다가 겨우 일어서려고 할 때 옷을 잡아챘다. 처녀는 수치심을 참을 수 없어 악을 쓰며 반항을 한다. 아마 겁탈을 당하는 줄만 알았다. 이러는 사이에 그의 본성을 알 수 있었으므로 옳다 알았다. 이제는 옷을 입어라 하고 소양인체질로 단정했다. 후에 약을 써서 불치의 병을 고쳤다 한다. 이와 같은 일은 연구 경험하는 과정에서 비일비재하나 누가 이런 해괴한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여암 자서전을 보면 「내가 병을 앓아 동무선생에게 치료를 받으러 갔을 때에 체질을 알기 위하여 처음 글씨도 쓰여보고 수족도 만져보고 하더니 나중에는 사랑방 앞뜰로 데리고 나가더니 5, 6간되는 거리에 쌓아놓은 장작을 나르라고 하기에 그대로 세 번을 왕복하였다. 이는 나의 동작을 살피기 위함이니 나중에 소음인으로 판정하고 약을 써서 불치의 병을 고쳤다」고 하였다. 방법이 달랐을 뿐이지 처녀의 체질을 알기 위한 수단이나 마찬가지다. 또 약을 실험하기 위하여 신흥군·장지군 같은 깊은 산골에 가서 풀뿌리·나무뿌리·열매 등을 채취하여 달여서 먹기도 하고, 날로 씹어보기도 하며, 앓는 자가 있으면 친히 찾아가서 실험하고 치료하여 경험과 연구를 거듭함으로써 사상의학의 체계를 세우게 된 것이다.

 

  이런 체질은 타고난 바탕을 말하는 것인데 비유하면 그림을 그릴 때 바탕화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흰색의 도화지에 어떤 색을 칠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성격이나 체형, 병증 등은 선천적인 것에 후천적인 색깔이 가미된 것이므로 원래의 본바탕을 알기 어렵다. 그러므로 자가진단은 더욱 곤란하다. 그러나 체질이 넷이고 사물도 넷이므로 체질과 대응되는 사물의 본성을 이용하여 체질을 어느 정도 자가 진단할 수 있다.

 

  1) 소음인

  ①돼지고기를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거나 설사를 한다.

  ②밀가루음식은 국수까지도 속이 거북하다.

  ③참외를 먹으면 속이 거북하거나 설사를 한다.

  ④찹쌀밥(팥이 들지 않은)을 먹으면 속이 더 편하다.

  ⑤육류(돼지, 소, 닭, 개고기)중 보신탕과 삼계탕이 속이 가장 편하다.

  ⑥땀을 많이 흘리면 기운이 없다.

  ⑦사과를 좋아하며 사과를 먹으면 속이 불편하지 않다.

  ⑧인삼을 먹으면 기운이 나고 식욕이 좋아지는 것 같다.

  ⑨꿀을 먹으면 울렁거리거나 다리지 않고 속이 편하다.

 

  이상에서 5문항 이상이면 소음인 가능성이 많다.

 

  2) 태음인

  ①사우나를 자주하며 사우나를 하면 몸이 가볍다.

  ②몸이 안좋거나 감기시에 땀을 내면 몸이 가벼워진다.

  ③밀가루음식을 좋아하며 빵, 라면 이외 밀가루음식은 속이 편하다.

  ④몸이 안 좋거나 기운이 없을 때 소고기나 곰국을 먹으면 기운이 난다.

  ⑤육식을 며칠동안 하지 않으면 고기가 먹고 싶어진다.

  ⑥생선류는 두드러기가 나거나 식중독에 걸린 적이 있다.

  ⑦생선 비린내를 싫어한다.

  ⑧상추쌈이나 배추쌈을 많이 먹으면 나른하고 잠이 온다.

  ⑨인삼과 꿀을 먹으면 속이 거북하거나 맞지 않는 부작용이 난다.

  ⑩녹용을 먹으면 기운이 나고 좋은 것 같다.

  ⑪겁이 많은 편이다.

  ⑫커피를 마시면 개운하거나 기분이 좋다.

 

  이상에서 5문항이상 해당되면 태음인 가능성이 많다.

 

  3) 소양인

  ①깜짝깜짝 잘 놀란다.

  ②커피를 1잔만 마셔도 잠이 오지 않는다.

  ③돼지고기를 좋아하며 돼지고기는 속이 편하다.

  ④닭고기는 속이 불편하거나 두드러기가 난 적이 있다.

  ⑤육식중 닭고기를 가장 싫어한다.

  ⑥개소주·염소소주는 속이 거북해서 받지 않는다.

  ⑦인삼과 꿀이 받지 않는다.

  ⑧사과를 먹으면 속이 거북하다.

  ⑨찰밥과 옥수수는 싫어하거나 속이 거북하다.

  ⑩참외를 많이 먹어도 속이 편하다.

  ⑪마늘이나 양파를 먹으면 속이 아리거나 거북하다.

 

  이상에서 7문항 이상 해당되면 소양인일 가능성이 많다.

 

  4) 태양인

  ①어릴 때 육식을 하고 두드러기가 난 적이 있다.

  ②어릴 때는 전혀 육식을 하지 못했다.

  ③양약을 먹으면 붓고 살이 찐다.

  ④감기약을 먹으면 속이 아프거나 취한다.

  ⑤육식을 하면 소화가 되지 않거나 대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⑥채식을 하면 육식위주로 식사를 했을 때 보다 속이 편하다.

  ⑦곰국은 느끼해서 한끼도 잘 못 먹는다.

  ⑧1년 내내 감기기운이 있다.

  ⑨피부 알레르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다.

  ⑩목욕탕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어지럽거나 감기기운이 있다.

 

  이상에서 7문항이상 해당되면 태양인 가능성이 많다.

 

  자신이 네 체질 중 어느 한 체질에 해당 가능성이 있으면 그 체질에 맞게 음식을 가려먹은 후 몸이 더 가벼워지고 속이 더 편해졌다면 틀림없는 그 체질로 보면 된다.

 

  6. 사상의학은 예방의학이다.

  사상의학에는 질병치료 이전에 평소에 체질에 맞게 생활하고 양생함으로서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지혜가 많이 들어 있다. 체질별로 생활환경과 신체의 조화를 통해서 또는 정신적 수양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하고 무병장수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의학이다. 그러므로 사상의학은 예방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의 생활과 관련된 섭생과 식생활을 살펴보면...

 

  1) 태음인

  ①해로운 것

  배추, 양배추, 상추, 시금치, 고등어, 갈치, 꽁치, 오징어, 낙지, 게. 새우 등 대부분의 생선, 생선회, 모든 조개종류, (생)굴, 고사리, 녹즙, 메밀, 포도, 곶감, 포도당주사, 초콜릿, 술, 인삼, 꿀, 대추, 영지, 개소주, 냉수욕, 찬물수영, 찬물세수

 

  ②유익한 것

 -곡  류 : 쌀, 콩, 통밀, 우리 밀, 수수, 율무

 -반찬류: 쇠고기, 호박, 가지, 무, 열무, 도라지, 연근, 더덕, 마늘, 당근 등 대부분의 뿌리 채소, 버섯, 두부, 콩나물, 들깨, 들기름, 도토리묵, 미꾸라지, 메기, 장어, 명란류

 -과일류: 배, 수박, 호도, 밤, 잣 등 모든 견과류, 살구, 은행

 -기  타 : 녹용, 우유, 황설탕, 마, 알칼리성음료수, 스쿠알렌, 비타민A,D, 사우나, 온수욕, 커피(1일 1~2잔)

 -운  동 : 수영을 제외한 모든 운동이 좋으나 특히 등산이 더욱 좋다. 반드시 땀을 흘리도록 운동을 해야 한다.

 

  2) 소음인

  ①해로운 것

  밀, 돼지고기, 오이, 숙주나물, (생)굴, 오징어, 낙지, 게, 새우, 계란, 보리(차), 팥, 녹두, 바나나, 딸기, 참외, 감, 메론, 고구마, 포도, 맥주, 빙과류, 냉수, 냉한 음식, 비타민E, 영지, 사우나

 

  ②유익한 것

 -곡  류 : 찹쌀, 현미, 옥수수, 기장쌀, 눌은 밥

 -반찬류: 감자, 미역, 김, 시금치, 무, 파, 양파, 마늘, 부추, 생강, 참깨, 명태, 멸치, 참기름, 카레, 닭고기, 쇠고기, 후추, 겨자, 소금

 -과일류: 토마토, 사과, 귤, 오렌지, 복숭아, 망고, 대추

 -기  타 : 벌꿀, 인삼, 개고기, 염소고기, 산성음료수, 비타민B군, 밝은 색깔

 -운  동 : 수영이 가장 좋고 여타운동은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3) 소양인

  ①해로운 것

  찹쌀, 현미, 감자, 파, 참기름, 생강, 미역, 김, 카레, 닭고기. 개고기. 염소고기, 오리, 귤, 사과, 토마토, 오렌지주스,차조, 옻닭, 인삼, 꿀, 대추, 화분, 비타민 B군, 냉수욕, 스트렙토마이신

 

  ②유익한 것

 -곡  류 : 쌀, 보리. 팥, 콩, 우리 밀, 통밀, 녹두, 핍쌀

 -반찬류: 돼지고기, 계란, 오이, 배추, 무, 미나리, 열무, 땅두릅, 셀러리, 숙주나물, 우엉, 당근, 게, 새우, (생)굴, 해삼, 복어, 가자미 등 대부분의 어패류

 -과일류: 참외, 수박, 딸기, 바나나, 메론, 파인애플, 배, 감

 -기  타 : 알칼리성 물, 온수욕, 영지, 비타민E, 홍차, 녹차

 -운  동 : 수영을 제외한 모든 운동이 다 좋다.

 

  4) 태양인

  ①해로운 것

  모든 육식(생선제외), 모든 기름, 계란, 우유, 밀가루음식, 설탕, 버섯, 고추, 당근, 무, 연근, 마늘, 도라지 등 대부분의 뿌리채소, 호박, 호도, 밤, 잣, 율무, 은행, 버터, 칡, 땅콩, 장어, 미꾸라지, 사과, 술, 사우나

 

  ②유익한 것

  -곡  류 : 쌀, 메밀, 조

 -반찬류: 배추, 양배추, 상추, 케일 등 모든 푸른잎 채소, 대부분의 생선, 모든 조개종류, 해조류, 젓갈, 김, 미역, 다시마, 참쑥, 오이, 메밀묵

 -과일류: 포도, 감, 다래, 파인애플, 앵두, 귤, 복숭아, 딸기 등 대부분의 과일

 -기  타 : 코코아, 파인애플주스, 모과, 오가피, 냉수욕, 포도당(주사), 냉수욕, 푸른 색깔

 -운  동 : 소음인과 마찬가지로 수영이 가장 좋다. 심산 높은 산의 등산은 좋지 않다. 여타 운동은 땡볕에서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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