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안경과 행복

별꽃바람 2014. 1. 3. 14:59

작년 12월 31일 공주와 포천 숯가마를 다녀왔습니다.

컴을 너무 많이 해서 목디스크 초기 증상에 어깨까지 아파서 몸을 풀겸 간 것인데, 문제는 안경입니다. 뜨거운 곳에 들어갈 때는 안경을 벗어야 하는데 안경을 벗으면 거의 장님에 가까운 시력 때문에 처음엔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몇번 들락거리며 오히려 더 행복해졌습니다. 안경을 쓰면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을 볼 수 있어서 표정에 따라 내 표정도 바뀌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안경을 벗으면 형체만 보이므로 그분들의 표정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안경을 벗을 때는 늘 내가 지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고 다녔습니다.

 

내 얼굴을 보는 사람들은 아마 저 사람은 무슨 좋은 일이 있길래 저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보았을 겁니다. 숯가마에서 나와서 안경을 쓰고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면 그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분들도 내 얼굴을 보는 표정이 기분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몇시간 지내다 보니 몸의 피로는 풀리지 않았는데 마음은 하늘을 날고 있더군요.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말을 실감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평소에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을 다닐 때는 늘 밝은 표정으로 다닙니다. 약간 미친 사람 표정으로 말입니다.

 

그런 표정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물론 주변인들에게도 기분을 좋게 해 주는 것은 확실합니다. 불교경전에서 말하는 무재칠보시 중 하나죠.^.^ 여러분들고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만 밝은 표정을 짓지 마시고 늘 밝은 표정을 생활해 보세요.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도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무재칠보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 :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언사시(言辭施) : 말로써 얼마든지 베풀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 등입니다.

셋째는~ 심시(心施) :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따듯한 마음을 주는 것입니다.

 

넷째는~ 안시(眼施) : 호의를 담은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을 보는 것처럼 눈으로 베푸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신시(身施) : 몸으로 때우는 것으로, 남의 짐을 들어 준다거나 예의바른 공손한 태도로 남의 일을 돕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상좌시(床座施) :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 하는 것입니다.

일곱째는~ 방사시(房舍施) : 사람을 방에 재워주는 보시로서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