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닭목재 민박집 이야기

별꽃바람 2017. 5. 23. 00:21

유리공주와 함께 5월 19일 백두대간 산행을 위해 아침 5시 서울을 출발하여 7시 40분쯤 대관령에 도착했다. 이번 산행은 대관령에서 삽당령에 이르는 구간이다. 그런데 중간인 닭목령에 민박집이 있다 해서 여유있게 산행일정을 짰다. 다만 서울에서 빠져나가는 길의 정체를 감안해서 아침 일찍 출발했다. 대관령에서 닭목령에 이르는 구간은 흙길이고 매우 완만하여 여유있게 쉬면서 산행을 했는데도 2시도 못되어 닭목령에 도착했다. 여유를 부리며 민박집쪽으로 향했다. 중간에 휴게소가 있다 해서 막걸리라도 한잔하고 쉬었다 민박집에 들어갈 참이었다. 그런데 식당은 쉰다고 하고, 가게 하나 없다.ㅠㅠ 


결국 2시 조금 지난 시간이지만 민박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민박집은 닭목재에서 평창방향으로 완만한 도로를 따라 1km쯤 내려가면 휴게소가 있고, 바로 뒤에 위치한다. 주인어른에게 물어보니 원래 휴게소를 운영하면서 민박을 했던 것이란다. 그러던 중 휴게소를 매입하려 했더니 워낙 가격을 비싸게 불러서 따로 집을 지은 것이란다. 그리고 민박을 더 이상 안 하려고 했는데 백두대간 하는 분들이 계속 졸라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민박을 하는 것이란다. 민박을 할 생각이 없이 집을 지었기 때문에 별도 방이 없다. 방문할 분들은 감안해야 한다.


이른 대낮에 도착했지만 다행히 민박집 주인께서 류현진 야구 중계를 보고 계셨고, 사모님께서도 고사리를 삶는 중이었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쉬는데 사모님께서 직접 기른 표고버섯과 산나물을 튀긴 것을 주셨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돈 받고 맞이하는 손님이 아닌 진짜 손님으로 대하는 모습에 매우 감동했다. 튀김을 다 먹고 사모님이 농장구경을 시켜 주신다고 해서 따라 나섰다. 


12000평에 달하는 엄나무(개두릅) 농장이란다. 농장이라기 보다는 그냥 산이다. 경사도 크고 엄두가 안 나는데 일년에 몇번이나 제초를 해 준단다. 엄나무순 채취는 이미 끝났고 나무 밑으로 수 많은 산나물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사모님께서 하나씩 소개해 주셨는데 고사리, 잔대, 개똥쑥, 당귀, 황기, 두릅, 더덕, 오가피, 각종 취나물 등 다양한 식물들이 널려 있다. 숯해설사 과정을 공부하셨다는 사모님께서 정말 다양한 식물을 소개해 주셔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 녹음을 해 두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절반 이상은 잊어 버렸다. ㅠㅠ 


새로 지은 집이라 조금 황량한 분위기인데 화단을 열심히 가꾸고 계셨다. 몇년 후면 정말 멋진 집이 될 것 같다. 저녁은 산나물로 만든 만찬를 준비해 주셔서 과식을 했다. 특히 직접 담그신 진달래술과 귀한 오가피과실주는 정말 맛과 향이 좋았다. 편하게 쉬고 다음날 새벽 4시 반쯤에 일어나 조용히 산행 준비를 하고 나섰다. 원래 사모님이 손님이 있으면 새벽 4시면 일어난다고 하셔서 주인 어른이 일어나면 닭목령까지 태워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런데 사모님께서 어르신은 특별히 일이 없으면 7시까지 주무신다고 해서 걸어서 가기로 했다. 사모님께서 어르신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출발하는데 사모님이 창문을 열고 인사를 하신다. 감사인사를 드리고 출발했다.


산행이 끝나고 어르신께 감사 인사를 드렸는데 가을에 노추산 모정의 탑 구경을 꼭 오라고 말씀하신다. 경치가 매우 좋다며 꼭 정선을 통해 차를 몰고 오라신다. 백두대간 완등 기념으로 올 가을 노추산 단풍놀이를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닭목재 민박집 전화번호 이종수어르신 : 010-5576-0369

숙박비는 4만원을 받으셨고, 식사비는 1인 7,000원이다.



너무 일찍 민박집에 도착해서 인사를 드리는 유리공주의 모습이다.



민박집 앞 축대에 사모님께서 다양한 꽃들을 심고 가꾸고 계셨다.

아직 집을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완전하지 않지만 머지않아 매우 아름다울 것 같다.


민박집을 떠나며 찍은 모습인데 뒷산도 머지 않아 꽃들로 채워질 것 같다.
사모님께서 거액을 들여 꽃씨를 뿌려 주었다고 하신다.

사모님께서 열심히 설명해 주셨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안네요.ㅠㅠ



꽃패랭이의 모습인데 우리 사무실 화단에도 심어 두어야 할 것 같다.



엄나무 농장에는 오가피를 포함하여 수 많은 산나물이 자라고 있다.

오가피는 매우 쓴데 이곳은 고지대라 별로 쓰지 않다.


엄나무를 수확하려고 만든 농장인데 두릅이 빼곡이 나고 있다.

두릅은 참 생명력이 좋은 것 같다.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이 산에 주 종목인 엄나무외에도 수많은 종류의 산나물이 자라고 있는 보물의 땅이다.


사모님께서 금낭화도 캐다 심으셨다.


개똥쑥과 붓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에는 자연스럽게 나고 자란 더덕도 많이 보인다.


산에서 보기 어려운 흙고비도 자라고 있다.



귀한 것이라며 열심히 설명해 주셨는데 이름을 잊었네요.ㅠ


귀한 것이라 벌초할 때 잘려 나가지 않게 표시목을 세워 두었습니다.


처음으로 황기도 보았다. 

정말 아카시아 같이 생겼고, 일부 몰지각한 한약재상에서 아카시아 뿌리와 섞어 판다고 한다.




사모님께서 농장 사이 계곡을 개간하여 만든 밭이란다.

이곳에 고추와 채소를 심어 드신다고 한다. 

고지대라 농약을 치지 않아도 많지는 않지만 충분히 수확이 된다고 한다.


곳곳에 참당귀가 보인다.



다양한 취나물이 산을 채우고 있다.




주인 어른이 몇번이나 권했던 대기리 노추산 모정탑 가는 길이다.


감자의 고장답게 감자원종장이 있다.


감자를 하우스에서 기르는데 따듯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그물망을 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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