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유공직원 포상 차원에서 제주도 전력시설 견학 행사가 있었다. 몇군데 간단한 전력 시설 견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여행으로 채워졌는데 쏟아지는 비 때문에 험난한 여행이 되었다. 실내 위주로 여행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입장료가 만만치 않아서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시설 위주로 관광을 했다. 30년전 다녀왔던 만장굴도 구경했는데 변한 것이 별로 없다. 유명한 관광지 말고도 참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이 제주도다. 처음부터 계획을 잡지 않고 오다보니 함께 한 분들의 의견을 모아 즉석에서 계획을 잡았다. 음식점도 검색이나 현지인의 조언을 받아가며 다녔는데, 검색한 곳 보다는 현지인의 조언을 받은 곳이 더 나은 것 같다.
대부분 후배 직원들이라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매우 노력했는데 그래도 지나 보니 말이 많았던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고 했는데, 실천하기가 참 어렵다. 다행히 크게 의견 충돌이 없고 서로 배려하다 보니 힘들었지만 행복한 여행이 된 것 같다. 계획에는 전기차를 랜트하여 다니고 싶었는데 인원이 5명이라 그냥 일반 중형차를 빌렸다. 제주도에서 지원을 하다보니 아이오닉 전기차는 2만원 정도면 랜트가 가능하다. 하루 전기료금도 3천원이란다. 제주도는 랜트카가 많다보니 교통사고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풀자차는 필수인데 일반차는 보험료가 만만치 않다.
첫날은 육지에서 공급하는 직류 전력을 받아 교류로 변환하는 변환소를 방문했다. 현지 직원의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을 듣고 설비도 둘러 보았다. 과거 테슬라와 에디슨의 전쟁이 생각난다. 당시에는 반도체가 발명되기 전이라 테스라의 교류송전이 압승으로 끝났지만 아이러니하게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제는 에디슨의 직류송전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 용두암을 들렀는데, 우연치 않게 혼자 떨어져 걷다보니 가장 멋진 사진을 얻었다. 주변에 시설물들이 많아서 용두암만 찍기 쉽지 않은데 말이다. 저녁 식사는 동문시장에 있는 횟집에서 했다. 한라산 등산을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명한 횟집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서비스도 좋은 편이다. 동문시장의 해산물들은 대부분 저렴한 편이다. 귀경하기 전 아내의 부탁으로 갈치 속젓을 샀는데 인터넷 최저가 보다 싸다. 맛을 보니 최상품인 것 같아 무겁지 않으면 많이 사왔을텐데 2kg을 사왔다.
다음날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만장굴, 섭지코지, 해녀박물관, 신재생에너지전시관 등을 관광했다. 만장굴은 밋밋하고 볼거리는 없지만 여름 피서지로는 최고인 것 같다. 섭지코지는 맑은 날 왔으면 좋았을텐데 비가 쏟아지는데다, 등대에서는 눈덩어리까지 떨어져 기억에 남는다. 6월 말인데 눈 덩어리가 떨어지다니? 하여간 힘겹게 관람을 하고 해녀박물관에 가서 제주 해녀의 삶을 돌아보았다. 시간이 남아 신재생에너지전시관에 들러 다양한 전력 생산시설을 보고 체험했다.
저녁은 제주도 특산품인 흑돼지 고기를 먹었는데, 솔직히 비싼 흑돼지보다 일반 돼지가 더 맛있었다. ㅠㅠ 떠나는 날은 간단하게 식물원을 방문했는데, 숲 해설사의 설명 덕분에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비행기 타러 가는 길에 시간이 남아 김희선몸국집에서 점심을 먹고 용연구름다리를 산책했다. 몸국은 돼지육수에 모자반을 넣은 것이다.
몸국은 과거 가난한 사람들의 요깃거리였다. 그러나 요즘은 최고의 웰빙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모자반은 톳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톳은 칼슘이 풍부하여 일본에서는 초등학생 식단에 의무적으로 포함시킬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톳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ㅠㅠ
귀경하는 길에 면세점에 들러 아내의 화장품을 하나 샀다.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담배를 살까하다가 포기했다. 일인당 한 보루를 살 수 있는데 2만원이상 저렴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을 선물한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선물은 갈치속젓 하나로 끝내기로 했다. 사탕류도 가공식품이라 내가 안 먹는 것을 사주는 것이 마음에 걸려 고민하다 포기했다.
이하 사진 몇장 올린다.
김포공항을 이륙하여 내려다 본 풍경
비행기 아래로 김포하구의 한강이 보인다.
구름과 대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ㅏ.
제주도 길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선인장 꽃의 모습이 신비롭다.
직류 송전을 위한 설비, 제주도에서는 육지에서 직류로 송전한 전력을 이곳에서 교류로 전환해 준다.
교류와 직류를 변환하기 위한 필수 설비인 싸이리스터 밸브
육지에서 제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해저에 설치한 케이블 단면도의 모습이다.
기술의 승리 그 자체다.
제주도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 한담해안 산책로 입구에 있다.
한담해안산책로 전경
다양한 돌들이 눈길을 멈추게 한다.
한쪽 끝에서 인증샷을 하나 남겼다.
산책로 주변에는 이처럼 다양한 카페가 있다.
우리도 지드레곤이 운영한다는 카페에 들러 쉬었다 왔다.
해안의 다양한 돌들이 형상을 만들고 있다.
용두암의 머리 부분
용두암은 바다에 꼬리를 담그고 있다?
호텔 입구에는 아름답운 꽃들을 키워놓았다.
첫날 저녁을 먹은 동문시장내 싱싱횟집, 검색에 나오지 않아 찾기가 쉽지 않다.
두번째 갔는데도 물어 물어 찾았다.
싱싱회센터 메뉴인데 사이드메뉴가 적은 대신 횟값은 싼 편이다.
호텔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아침은 간단하게. ^.^
만장굴 입구에 있는 조형물
만장굴의 대표 바위인 거북바위
만장굴에서 볼거리는 이것 하나 뿐이다.
용암이 흘러내린 석주.
섭지코지 해변의 풍경.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쳐 힘든 산책이었다.
등대 위에서 내려다 본 바다쪽 풍경.
한여름인데 눈 덩어리가 떨어지는 굳은 날씨에 겨우 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해녀박물관에서 소개한 식당인데 손님이 많아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맛있는 집은 다 알아 보는 것 같다. 이사간다니 조금 나아질 듯 싶다.
제주도 에너지공사에서 만들어 놓은 신재생 에너지 홍보관의 모습이다.
제주도는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동문시장에서 다양한 젓갈을 파는 집인데 가격도 싸고 맛도 좋다.
횟집에서는 싼 가격의 회를 팔고 있다. 광관지지만 재래시장 답게 서울보다 싼 것 같다.
호텔 식당에서 내다본 풍경이다.
한라수목원의 숲해설사
수목원의 산책로 전경
대나무 밭에서 찍은 풍경
곧게 뻣은 대나무를 따라 시선을 이어가면 하늘이 보인다.
난 전시관에서.
김희선몸국집에 주 메뉴인 몸국. 별 것은 없는데 매우 칼칼하고 담백하다.
용연구름다리에서 본 한천의 모습
유일하게 선물로 구입해온 로즈마리오일. 면세점인데도 한 병에 48,000원이다.
구름양탄자위를 날고 있는 비행기. 우리네 삶도 이런 양탄자 위의 포근한 삶이었으면 좋겠다.
하긴 오는 길에 난기류에 한참을 흔들렸듯, 평탄하기만한 삶은 존재할 수 없다.
결국 마음의 문제다.
어차피 삶은 굴곡이 있게 마련인데 마음의 평안을 유지할 수 있다면 굴곡은 삶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변곡점일 뿐이다.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여행은 여기에서 끝났다.
서울에 도착해서 홍경사랑 회원님들과 다시 만났다.
그리고 많은 대화 속에 삶의 의미를 찾는 노력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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