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읽고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은 것 같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너무 추상적이고 비과학적인 접근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학자인 저자는 다양한 실험의 실패 경험과 과학적인 검증을 토대로 감정의 실체를 조명한다. 감정의 동물인 인간이 꼭 알아야 할 책이라 생각되어서 두껍고 지루한 측면도 있었지만 꼼꼼하게 읽어 보았다. 마음에 대한 어떤 힌트라도 얻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감정은 경험과 개념을 통해 사회적 상황에 따라 구성된다. 안면 변화, 몸의 변화, 뇌의 어느 곳에도 감정의 본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제행무상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경험하고 사회적 합의에 의한 개념에 따라 감정을 구성한다.

감정은 신체의 상태와 매우 깊은 연관이 있다. 즉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사람은 감정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저자는 명상이나 아상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보니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측면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실재하는 것이 아닌 신체의 컨디션과 개념 그리고 문화의 관점에 따라 구성되는 것으로 본 것은 탁월한 발견이다.

스스로 감정에 휘둘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 보기를 권해 본다.

 

이하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고 싶은 내용들을 요약해서 나열해 본다.

 

과학적 결론은 단하나, 감정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감정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에 따라 다르다. 감정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구성된다.

 

감정의 지문을 찾아서, 표정으로 감정읽기, 신체 상태로 감정 읽기, 뇌 분석으로 감정 읽기,

표정이나 신체 상태, 뇌의 변화로 감정을 구별할 수 있는 패턴은 없다. 뇌의 어느 영역에도 감정에 대한 지문은 없다. 다양성이 표준이다. 하나의 종은 다양한 개체의 집합이며, 이것의 요약은 통계적 의미를 지닐 뿐이다. 요약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추상물이다.

 

우리는 경험을 설계한다. 경험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경험맹이다. 당신이 살아 있는 매 순간 당신의 뇌는 개념을 사용해 바깥 세계를 시뮬레이션 한다. 감정은 촉발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감정은 매우 가변적이며 지문이 없다. 감정은 인지나 지각과 구별되지 않는다.

 

감정은 우리의 경험으로 만들어 낸다. 행복할 때 미소를 짓는 것은 전혀 보편적이지 않다. 감정 지각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구성된 것이다. 얼굴에 드러난 감정이 전부는 아니다. 당신은 곧 당신의 뇌다. 뇌는 외부세계의 자극에 단순히 반응하는 기계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예측하고 적절하게 반응한다. 놀랍게도 뇌는 미래를 예측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대로 상상도 할 수 있다.

 

감정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있다는 견해는 반응성 뇌에 대한 낡은 신념이 빚어낸 착각에 불과하다. 우리는 뇌가 믿는 대로 느낀다.

 

뇌는 개념을 사용해 연속적인 입력을 범주화한다. 개념이 없다면 당신이 접하는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과 구별되지 않는다. 개념이 없다면 당신은 학습하지도 못할 것이다. 당신은 지각이 너무나도 생생하고 직접적이기 때문에 당신은 세계 자체를 경험한다고 믿지만, 실제로 당신이 경험하는 것은 당신 자신이 구성한 세계다. 성공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당신과 친구가 동기화된 개념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통계적 학습의 비상한 능력 덕분에 당신은 특별한 개념 체계를 가진 특별한 종류의 마음으로 발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그 결과가 바로 당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마음이다. 아기는 통계적 학습을 바탕으로 세계에 관해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한다.

 

어떤 물체가 다른 누구에게 긍정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은 심리추론의 한 예라 하겠다. 아기는 개념보다 단어를 제시했을 때 목표에 기초한 학습을 더 잘 할 수 있다. 우리의 뇌는 선천적으로 표정이나 그 밖의 감정 표현을 인식하고 이것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지 않았다.

 

감정은 세계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당신이 구성하는 세계의 일부다. 개념은 당신이 행하고 지각하는 모든 것에 결부되어 있다. 추상 물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범주화에 사용되는 개념들을 서로 동기화함으로써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지각하고 이에 관해 소통할 수 있게 된다.

 

통제신경망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감정은 의미의 구성이다. 또한 감정은 사회적 실재다. 식물은 자연에 객관적으로 존재하지만, 꽃과 잡초는 이것을 지각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존재한다. 당신이 화가 났다고 이야기 하려면 두 사람 사이에 ‘분노’에 대한 공유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감정은 오직 지각하는 인간이 있을 때만 존재한다. 감정 개념이 있어야만 관련된 감정을 경험하거나 지각할 수 있다. 아기는 자신이 속한 문화의 관습과 가치를 학습하면서 온갖 개념으로 가득 찬 마음을 발달시킨다. 개념은 문화를 통해 당신의 뇌에 배선된 생물학적 실재다. 단어의 발명은 사회적 실재의 본질이다.

 

고전적인 개념에서는 ‘감정 반응’, ‘표정’, ‘뇌의 감정 회로’라는 것이 실재한다고 믿는다. 고전적 견해는 슬픔이나 공포 같은 감정이 서로 뚜렷이 구별되는 본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학적인 실험 결과 감정은 경험에 의해 상황에 따라 구성된다.

 

인간은 예측하고 구성하며 행동하는 경험의 설계자다. 인간의 뇌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다양한 종류의 마음을 창조하도록 진화했다. 개인이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인간의 마음은 거대한 공동의 작업 산물이다.

 

감정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체 예산을 잘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하게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고 인스턴트식품이나 카페인을 먹지 말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잠을 충분히 자라. 또한 마사지를 받고, 요가를 하며, 소음이 적은 자연환경에서 생활하라. 그리고 낯설고 흥미진진한 일에 몰두하는 것도 좋다. 독서를 하고 감동적인 영화를 본다. 대인 관계를 원만히 하며 애완동물을 키우거나 다양한 취미를 가져라. 다양한 경험의 수집가가 되라. 새로운 단어를 최대한 많이 학습하고 잘 모르는 분야를 공부하라. 당신이 미래에 다시 구성하고 싶은 경험을 가꾸어라.

 

자녀와 많은 대화를 하고 감정 단어를 많이 사용하면 감성지능을 향상시키고 학업 성적을 개선시킬 수 있다. 감정을 다스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이 순간 불쾌감을 느낀다면 당신의 경험을 해체하거나 재 범주화하라.

 

당신이 내향적인 사람이거나 부정적 마음의 소유자라면 병원균 몇 개 때문에도 감기에 걸린다. 스트레스는 당신이 구성한다. 우울증은 정신의 질병이 아닌 신체의 예산 불균형과 예측의 장애 때문이다. 예측 오류를 더 많이 인정하고 긍정적인 경험에 관한 일기를 쓰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 우울증은 행복한 사고 부족이 아니라 뇌 질병이다.

 

설탕을 먹으면 마약을 먹은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문제는 중독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인스턴트식품은 삼가는 것이 좋다.

 

감정적 상해는 골절상보다 더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고 더 오래 지속되며 더 많은 미래의 상해를 야기한다. 만성 통증은 십중팔구 뇌의 잘못된 예측 질병이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거나 탐지할 수 없다. 다만 추측할 뿐이다.

 

대다수 동물의 경우 감정을 구성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필요한 감정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감정은 진화의 산물이지만 동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본질 같은 것은 없다. 당신의 마음은 뇌의 끊임없는 예측 한가운데 있는 계산의 한 순간이다. 당신의 뇌는 개념을 사용해 예측한다. 당신이 당신 경험의 설계자인 이유는 합리성 덕분이 아니라 복잡도 덕분이다.

 

마음의 세 측면인 정동 실재론, 개념, 사회적 실재가 바로 그 성분이다. 정동 실재론, 즉 당신이 믿는 대로 경험하는 현상은 당신 뇌의 배선 때문이다. 우리는 순전히 정신적인 개념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과학의 개념은 본질주의에서 다양성과 구성으로 나아갔다. 뇌에서 뉴런이 유일한 세포가 아니라 교질세포도 대단한 일을 하지만 연구가 부족하다. 장기에 있는 미생물이 정신 상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아직 마음을 밝힐 과학적 지식은 턱없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