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2020년 주말 농사 결산

별꽃바람 2020. 10. 20. 12:20

 

시골 부모님이 농사를 짓던 땅에 올해부터 초보 농사꾼이 직접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쉬는 날을 이용하여 주말 농사 개념으로 시작했습니다. 작년 땅에 널린 농사 부산물과 낙엽을 태우는 것을 시작으로 농사가 출발했습니다.

 

언 땅이 녹자 밭에 널린 냉이를 캐서 반찬으로 삼고, 작년에 심었던 파는 다듬어 냉동실에 보관했습니다. 친척 분에게 부탁해서 밭을 갈고, 비닐멀칭을 했습니다. 고라니 때문에 두 밭에 고라니 방지망을 설치했습니다. 감자와 완두콩, 강낭콩을 심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 농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423일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며 된서리가 내려 감자 싹과 강낭콩이 전멸했습니다. ㅠㅠ 다행히 감자는 다시 싹이 나와 한시름 놓았지만 강낭콩은 추가 파종했습니다. 봄에는 가뭄이 있어 갈 때마다 물을 주고, 풀을 매 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55일 고추를 30개와 호박, 단호박을 조금 많이 심고, 땅콩도 파종했습니다. 517일 고구마를 2곳에 심었습니다.

 

69일 돌도사님, 남향님, 조아요님과 완두콩을 핑계로 소풍을 했고, 19일 수확을 했습니다. 628일 감자를 캤습니다. 78일부터 강낭콩을 수확했는데, 이후 비가 많이 와서 많은 양이 썩어 버렸네요. 63일 들깨 모종을 기르기 위해 씨를 뿌렸는데 관리를 하지 않아 엉망.ㅠㅠ 612일 추가 파종을 시도했는데 잡초로 인해 포기했습니다.

 

628일부터 감자와 완두콩, 강낭콩을 벤 밭에 들깨 모종 심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긴 장마로 인해 모종이 매우 부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살았습니다.

 

724일 소풍, 진침향, 돌도사님에 방문해서 옥수수와 감자를 삶아 먹고 집 주변 제초 작업을 도와 주셨습니다. 814일 가을무를 파종했습니다. 벌레가 다 파먹어서 수확할 것도 없지만 ㅜㅜ, 817일 남향, 끼리코, 돌도사님이 오셔서 들깨 순치기를 도와 주셨습니다. 덕분에 어느 해보다 많은 들깨를 수확한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들깨 순 덕분에 일 년 내내 들깨 장아찌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915일 새들이 다 파먹은 땅콩을 이삭줍기 차원에서 캐고, 1021차 고구마를 캤고, 10일 나머지를 캤네요. 들깨는 9일과 10일 베고, 11일 돌도 사님과 묶어서 세워 두었습니다. 18일과 19일 돌도사, 남향님과 들깨를 터는 것으로 올해 농사를 대부분 마무리했습니다.

 

그동안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처음 농사를 지으면서 들어간 비용이 대충 계산해서 약 80만원이고 수확해서 챙긴 돈은 한 푼도 없네요. ^.^ 수확한 것들을 나열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감자가 10kg 11박스, 완두콩이 약 1말 반, 강낭콩이 약 2, 옥수수가 약 200개쯤, 고구마가 10kg 7박스, 들깨가 5(30kg), 땅콩 약간, 수세미 30개쯤, 가을무가 작은 것 30, 홍당무가 40, 늙은 호박 19, 단호박 15, 고추 3근과 풋고추 20kg, 깻잎 50리터 3봉지, 오이 10개쯤, 기타 방아, 쌈채소 몇 가지 등입니다.

 

농사 덕분에 많은 분들에게 사소한 것이지만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핑계 김에 힐링을 했네요. 올해는 처음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었는데 내년에는 조금 더 능숙하고 노련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