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3장 :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멈춰라!
不尙賢, 使民不爭,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不見可欲, 使民心不亂, 是以聖人之治, 虛其心, 實其腹, 弱其志, 强其骨, 常使民無知無欲, 使夫智者不敢爲也, 爲無爲, 則無不治.
현하려 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다투지 않게 되고,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백성들이 도둑이 되지 않으며, 욕심낼 만한 것을 보이지 않으면 백성들의 마음이 어지럽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성인의 다스림은 그 마음을 비우게 하고 그 배를 채우며, 그 뜻을 약하게 하고 그 뼈를 튼튼히 하며, 언제나 백성들로 하여금 아는 바가 딸 없어 욕심이 없게 하며 무릇 안다는 자들로 하여금 감히 하지 못하게 한다.
함이 없으니, 다스려지지 않는 바가 없구나.
김기태님의 책 ‘지금 이대로 완전하다.’의 도덕경 3장 번역문입니다. 이 글은 임금과 백성의 관계로 보통 해석됩니다. 그러나 도덕경을 쓴 노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이 글은 우리 내면의 이야기로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 내면에서 본성을 임금이라고 할 때 백성은 미움, 사랑, 분노, 자비, 게으름, 성실, 슬픔, 기쁨, 불안, 당당함, 무지, 지혜, 중생, 부처, 번뇌, 보리, 지금, 미래 등의 생각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미움보다는 사랑을, 게으름보다는 성실을, 번뇌보다는 보리를 추구합니다. 노자는 이것을 상현(尙賢)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현재 미운 마음이 있고, 게으른 상태라면 거기에서 벗어나 사랑과 성실의 상태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우리의 삶을 지금 이대로 살지 못 하게 합니다. 불만족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할수록 괴로움은 더 커집니다. 노자는 이를 백성이 싸우게 된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얻기 어려운 재화나 욕심낼 만한 것들도 모두 내면의 생각을 표현한 것입니다.
진리는 현재에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부족한 것에서 만족한 상태로 늘 변화하려고 추구합니다. 그러한 추구심이 있을 때 번뇌는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현재 불편, 우울, 슬픔 등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과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자유롭게 됩니다.
코리아둘레길을 걷다가 우연히 들른 식당 벽에 쓰여 있는 낙서 중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이에요. 공부 잘하게 해 주세요.’
윗글을 읽는 순간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는 자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봅니다. 그리고 자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더 나은 상태로 바꾸려고 합니다. 그 방법은 기도, 염불, 공부, 투자 등 다양합니다.
그 글을 본 순간 주식 투자로 손실을 본 상황을 수용하지 못하고 번민하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마음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현실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중생임을 다시금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때 삶이 자유로워집니다. 시기, 질투, 분노,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이나 상태가 현실로 닥칠 때 현실을 외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현실을 바꾸려는 노력이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듭니다.
노자는 3장 마지막 글에서 ‘爲無爲, 則無不治.’라고 하고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뭔가 바꾸려는 노력 없이 행할 때 다스려지지 않는 것은 없다. 즉 마음에 평화가 옵니다. 원하지 않는 현실과 마주할 때 회피하거나 억지로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무위로 행한다면 삶은 완전히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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