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둘레길 도보 여행

코리아둘레길 52회 20230904 남파랑길 6,7코스 송정공원에서 수치해변까지

별꽃바람 2023. 9. 24. 17:49

이번 여행은 여름 성수기와 장마를 피하다 보니 거의 3개월 만이다. 오랜만에 진행하는 여행이고 회사 일정상 시간을 낼 수 있어 6박 7일의 일정으로 계획을 잡았다. 여러 가지 꼼꼼하게 챙겨서 계획을 잡았는데, 결과적으로 신발과 양말 선택의 문제가 있어 둘째 날부터 물집이 생기고 여행 내내 발이 나를 괴롭혔다. 그런데도 끝까지 완주한 것은 함께 한 아내의 덕분이다.

첫날은 지난 6월 남파랑길 부산 구간의 끝이었던 송정공원에서 시작한다. 서울에서 새벽 1시 심야 고속버스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여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여 송정공원까지 3시간 넘게 걸려 도착했다. 송정공원에서 짐을 챙기고 여행 준비를 하고 출발했다.

이번 코스는 부산 구간과 달리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숙소와 저녁 식사 장소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숙소는 남파랑길 7코스 중간에 있는 수치해변의 몽모텔을 전화로 예약했다. 저녁 식사는 모텔에서 식당이 있는 곳까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컵라면과 달걀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문제는 중간에 마트가 없어 웅천농협죽곡지점 하나로 마트를 이용했는데, 물건이 다양하지 않았다. 달걀도 10개만 구매했으면 했는데 30개 한판씩만 팔았다.

달걀 구매을 포기하고 700m를 더 이동하여 편의점에 도착했는데 달걀이 없다. ㅠㅠ 결국 왔던 길을 되돌아가 가서 30개 한 판을 구매하여 저녁, 다음 날 아침, 점심까지 해결했다. 도심을 벗어나니 모든 것이 쉽지 않다. 여행을 계획할 때 이런 측면을 잘 고려해야 할 듯싶다. 우리는 처음 계획할 때부터 모텔에서 저녁과 아침을 해결하기로 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았지만 수치해변에 적당한 식당이 없으므로 고려하여 계획을 짜는 것을 권한다.

물론 수치해변에 오성횟집이라는 유명한 식당이 있지만, 우리는 핵폐수 방류 등의 논란으로 해산물을 먹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번 여행이 통영에서 끝났지만, 대구찜을 제외하고 해산물은 거의 먹지 않았다. 심리라는 것이 이처럼 무서운 것이다. 원자력을 전공한 입장에서 러시안룰렛 같은 상황에 부닥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여행 일시 : 20230904 08:23 - 16:32

여행 거리 : 24.58km

여행 코스 :

- 남파랑길6코스 : 송정공원-영길운동장-흰돌매공원-웅천읍성-재덕사거리(15.97km)

- 남파랑길7코스 : 재덕사거리-진해해양공원입구-수치해변(8.61)

여행 경비 : 162,000원

- 점심 : 20,000원(목촌되지국밥+막걸리)

- 저녁 : 5,300원(라면, 술)+6,500원(달걀)

- 숙박비 : 40,000원(수치해변 몽모텔)

- 서울부산교통비 : 87,200원(심야우등고속버스)

- 부산교통비 : 3,000원(지하철, 시내버스)

 

아래는 9월 4일부터 10일까지 6박 7일간의 여행 계획과 실제 내용이다.

1일 차는 계획대로 진행했고, 2일 차는 창원의 멋진 후배와 만남으로 돈미가옥이라는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3일 차 점심은 뷔페 식당 음식 소진으로 우리 식당이라는 노사모 이모님이 운영하는 곳에서 먹었고, 저녁은 화인찜이라는 식당을 이용했다. 4일 차 저녁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했고, 진영장 모텔에서 전화를 받지 않아 급하게 여기어때를 이용하여 오션뷰호텔을 예약했다.

5일 차는 창포곰탕이라는 식당에서 해결했고, 저녁은 로미오모텔에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피곤해서 식당을 오가는 것보다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했는데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 6일 차 점심은 왕창이식당에서 맛있는 숯불 불고기를 먹었고, 저녁은 역시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숙박은 적당한 모텔이 없어서 베니키아센트럴호텔에서 해결했는데, 조식 제공을 제외하고는 모텔과 다른 것을 찾기 어렵다.

남파랑길 6코스 지도 및 여행기록이다. 부산 구간과 달리 GPS가 튀는 경우가 작아서 실제와 거의 유사하다.

남파랑길 7코스 수치해변까지의 지도와 기록인데, 달걀을 구매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농협하나로마트와 편의점을 왕복했던 1.4km는 중복이다.

부산 송정공원은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 공원이지만 규모도 크고 관리 사무소와 화장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이제 부산을 떠나 창원에 도착했음을 알려 주는 게시판의 모습이다. 송정공원을 떠나 교차로를 건너면 바로 창원이다.

용원활어회센터 거리인데 아침이라 손님은 없고, 상인들만 분주하게 장사 준비를 하고 있다. 핵폐수 방류로 인해 수산물에 대한 기피 심리로 앞으로 점점 어려움이 가중될 것 같다.

이번 구간에는 이정표와 함께 지나온 거리 및 남은 거리를 표기해 놓아서 여행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용원교의 모습인데 다리를 건너 우측 수로를 따라 걸어 올라간다.

아침이지만 산책로에는 여성들이 가끔 보인다. 평일이다 보니 남성들은 보이지 않고 중년의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산책로 주변에는 다양한 운동 시설과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웅천안골왜성 옆의 터널을 지나면 안청공원을 만난다.

안골 해안이다. 많은 섬과 리아스식해안이 이어지다 보니 마치 호수처럼 보인다.

안청초등학교의 모습인데 다른 학교와 다르게 학급도 47개이고 학생수도 1100명 가깝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새로 들어서다 보니 학생이 많은 듯싶다. 그런데 6학년이 213명인데 1학년은 140명뿐이다. ㅠㅠ

걷기 여행을 하다 보면 다양한 공원을 만난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병원보다는 공원이 더 효과적이다.

청천마을에서 안성마을로 넘어가기 전에 뒤돌아본 청천마을 해변의 전경이다.

청천마을에서 안성마을로 넘어가는 길이 생각보다 경사가 있다. 힘이 있을 때는 별것 아니지만 장시간을 걷고 나서 이런 길을 땡볕에 만나면 정말 힘들다.

산길을 오르다 내려다보니 텃밭이 있는데 토란도 보인다. 토란은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데 건조한 산비탈에서도 잘 자라고 있다.

고개를 넘어가면서 내려다본 해안의 모습인데 호수처럼 고요하고, 많은 배들이 한가로이 떠 있다.

도로를 따라 힘겹게 오르다 보면 다시 내리막을 만난다.

고갯길을 넘어 내려가면 살기 좋은 안성마을을 만난다. 안성마을에는 모텔이 여러 개 있다. 남파랑길 여행할 때 숙소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곳은 모텔이 몰려 있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인 듯하다.

하늘누리 전통 찻집의 멋진 모습. 전통 차뿐만 아니라 커피는 물론 다양한 메뉴가 있고, 평점도 좋은 편이다.

 

안성마을 해안에는 방파제 없이 많은 선착장이 설치되어 있다.

안성마을 건너편은 와성경제자유구역이다. 해안가에 많은 공장의 모습이 보인다.

해도지랜드라는 모텔 주변에서 만나 고양이, 유리공주가 먹이를 주고 추르를 추가로 주려고 준비하고 있다. 고양이는 추르를 물고 멀리 달아나 더이상 볼 수 없었다.

마천일반산업단지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철탑의 모습이 독특하다.

마천산업단지를 우회하는 남파랑길의 모습이다.

마천산업단지 진주교에서 본 남해바다의 전경. 바다라기보다는 호수에 가까워 보인다.

마천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철탑의 모습. 전공이 전기이다 보니 관심이 간다.

마천산업단지 남측 우회도로의 인도에는 소나무가 심겨 있는데, 소나무 특성 때문에 인도가 엉망이다. 뿌리가 겉으로 뻗어 자라는 탓으로 울퉁불퉁 걷기에 매우 불편하다.

황토돛대 노래비라는 표지가 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한참 더 걸어야 나온다.

황포돛대 노래비가 멋지게 세워져 있다.

가사

마지막 석양 빛을 기폭에 걸고 흘러가는 저 배는 어데로 가느냐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파도 소리 구슬프면 이 마음도 구슬퍼 아~ 어데로 가는 배냐 어데로 가는 배냐 황포 돛배야

순풍에 돛을 달고 황혼 바람에 떠나가는 저 사공 고향이 어디냐 사공아 말해다오 떠나는 뱃길 갈매기야 울지마라 이 마음이 서럽다 아~ 어데로 가는 배냐 어데로 가는 배냐 황포 돛배야

노래비 맞은편에는 배 모양의 거대한 리치랜드 카페가 보이는데 손님이 많지 않은지 외벽 관리가 부실하다.

해안을 메워 진해 신항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진해신항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지속되고 있고, 지역 어민들의 반대 깃발이 길가에 세워져 있다.

건설 중인 진해 신항의 조감도가 남파랑길 옆에 세워져 있다.

바다 조망을 볼 수 있는 곳에 설치된 흰돌매 공원의 모습. 남파랑길은 아래로 지나가므로 사진만 찍고 올라가지는 않았다.

창원 전체 관광지를 알리는 안내판, 구세대인 내 입장에서 보면 마산시가 더 어울리는데 창원시는 낯설다.

남파랑길을 걷다 보면 많은 해전 표지를 만날 수 있다. 웅포해전은 크게 유명하지 않아 기억에 없다. ㅠㅠ

진해신항 건설을 반대하는 깃발이 남파랑길을 따라 세워져 있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충돌은 쉽게 정리되기 어렵다.

남해제3고속지선의 다리가 거대하게 바다를 가로지르고 있다.

길가에 학원에서 설치해 놓은 펼침막을 보니 중학교 시절이 생각난다. 79년 내가 중3일 때 시험이 끝나면 교대 중앙에 있는 수돗가에 전체 학생의 성적과 순위를 게시해 놓았었다.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매우 기분 나쁜 일이었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었다.

이날 점심은 목촌돼지국밥 진해남문동점에서 먹었는데 날이 워낙 더워서 막걸리도 한 병 곁들였다.

.

목촌돼지국밥 진해남문동점의 메뉴판의 모습, 돼지국밥집에서는 역시 돼지국밥이 최고의 선택이다.

동천을 따라 올라가면 항일독립운동가 주기철목사기념관이 있다. 요즘처럼 친일 세력이 득세하는 상황에서 독립운동가의 심정은 어떨지? 모든 것은 변하는 것이고 실체가 없는 것이지만 세상은 너무 쉽게 변하는 것 같다.

 

주기철목사기념관의 외부 모습. 생가 모형도 입구에 있고 잘 꾸며져 있는데 시간 관계상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창원 웅천읍성의 표지. 옛 읍성의 모습을 잘 재현해 놓았다. 지역 주민들의 산책 및 소풍 장소로 아주 좋은 곳이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동문루의 모습이다. 올라가면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데 시간 관계상 사진만 찍고 우리 갈 길을 갔다. 망루 위에 여러 명의 지역 주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있다.

성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해자를 설명하는 안내문.

성 안쪽에서 본 동문루의 모습.

성을 방어하기 쉽게 돌아 들어가게 만든 동문루 외부의 모습

길 건너에 쌍효각이라는 비가 설치되어 있는데 검색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전국에 많은 쌍효각이 있는데 이곳은 홍보가 덜 된 듯하다.

재덕사거리에 도착하면 남파랑길7코스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고요한 재덕만 안쪽에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다.

해안가에 해녀의집이 있는데 많은 손님이 찾고 있다.

해안을 떠나 삼포노래비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배전선로 정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많은 작업차와 인원이 투입되어 대대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아직 현직에 있다 보니 남의 일이 아니다.

삼포노래비의 모습. 시골 산속에 있음에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었다. 삼포노래비 앞에 스위치가 있고 '삼포로 가는 길' 또는 대중가요를 선택하여 리플레이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노래를 들으며 잠시 쉬었다가 출발했다.

내리막이 길고 비탈이 심하다. 첫날부터 발에 물집이 생긴 이유다. 새 신발에 평소에 신지 않았던 두꺼운 양말을 신었더니 발이 좁은 신발 속에서 고난을 겪었다. ㅠㅠ 이런 상태로 7일간의 강행군을 하다 보니 발바닥이 엉망이 되었다.

삼포노래비를 지나 내려가면 삼포항이 보인다. 여전히 호수 같은 바다에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다.

멀리 진해해양공원의 집라인 구조물과 앞쪽에는 진해마리나항만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명동도선장에서 바라본 진해해양공원의 모습

지도에는 명동항이라고 나오는데 표지판에는 죽곡항이라고 되어 있다.

이날 저녁과 다음 날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들렀던 웅촌농협죽곡지점 하나로마트, 농협금융과 함께 하는 작은 마트였다. 달걀을 30개 한판 단위로 팔아서 700m 떨어진 편의점에서 구입하기로 하고 출발했는데, 편의점에는 아예 달걀을 팔지 않았다. ㅠㅠ 결국 가던 길을 되돌아와서 30개 한 판을 사서 몽모텔까지 운반했다.

과거 STX조선이 이름을 바꾼 케이조선의 모습. 규모가 크다 보니 돌아서 가는 길도 멀다. ㅠㅠ

보안을 위해 둘레길 안쪽에는 대나무를 폭넓게 촘촘하게 심어 놓았다.

케이조선 울타리를 따라 한없이 걷다 보면 케이조선세계관과 정문이 나온다.

케이조선기술훈련원이 보이는 곳에서 남파랑길 여행은 잠시 종료하고 숙박을 위해 몽모텔로 향한다. 여행길에서 850m나 떨어져 있어 안타깝지만, 근처에 숙소가 없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케이조선 VIP 손님을 위한 숙소인데 규모도 크고 멋지게 만들어 놓았다.

케이조선 내부의 모습인데 규모가 상당히 크다.

수치해변 내부의 모습인데 횟집을 제외하고 마땅한 식당이 없어서 아쉽다.

몽모텔을 향하다 돌아본 수치해변의 모습이다. 이곳에도 2개의 모텔이 있는데 연락처도 없고 연락이 되지 않아 여기어때를 통해 몽모텔을 예약했다. 수치해변에서 몽모텔까지 거리도 멀어서 저녁과 아침을 모텔 내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몽모텔 해안에서 돌아본 케이조선과 진해해상공원의 모습이다.

몽모텔 아래에 몽카페가 있어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같은 건물처럼 보이지만 완전히 독립된 다른 건물이다. 처음 몽카페에서 방황을 하다 몽모텔사장님의 안내로 내부까지 들어가 보았지만 같은 건물이 아님을 나중에야 알게 되어 다시 나와 위로 향했다.

몽모텔 방에서 내려다본 바다의 풍경. 여전히 고요하다.

우리는 모텔에 여장을 풀고 가져온 라면과 달걀로 저녁을 해결했다. 심야 고속버스로 내려 온 탓에 피곤이 겹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남은 6일의 여행을 기대하고 물집이 생긴 발을 걱정하며 잠속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