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관련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확률은 10의 마이너스 8승

별꽃바람 2005. 7. 15. 12:16
[대체에너지의 미래]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확률은 10의 마이너스 8승”
이병령 박사 “한국 경수로 기술 세계적…수출에도 적극 나서야”
입력 :2005-07-09 11:27   특별취재반 = 최한성 기자 
순서

1. 에너지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2. 인류의 생존과 원자력
① 한국원자력에너지 개발의 어제와 오늘
② 해외 원자력에너지의 현재
③ 원자력의 빛과 그림자
④ 원자력에너지는 원자폭탄이 아니다
⑤ 화석에너지의 전망과 원자력의 미래

3. 방사성폐기물처리장

“현재 인류가 보유한 기술 가운데 화석연료를 대체해 다량의 전력을 생산할 기술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원자력은 한 마디로 논란이 많은 에너지원이다. 전 세계 31개 나라에서 총 사용전력의 28%를 차지하며 인류 발전에 기여해왔지만, 만일의 경우 생길지도 모르는 대형사고로 인해 끊임없는 개발 반대에 부딪쳐 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형 경수로 개발책임자를 역임한 바 있는 이병령 박사는 우리 인류가 ‘악마의 선물’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원자력에 더욱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령 박사는 데일리 서프라이즈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지속되고 있는 유가급등 현상과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의무 등을 언급하며 “원자력 에너지의 이용은 더욱 활성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 전 한국형 경수로 책임자인 핵물리학자 이병령 박사는 원자력이 화석 에너지 유일의 대안임을 강조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최한성 기자 
이날 대전광역시 유성구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먼저 화석연료의 잿빛미래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얘기를 시작했다.

“화석연료의 매장량엔 한계가 있습니다.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 등도 언젠가는 고갈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이들 에너지원의 가격은 오른 채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어느날 갑자기 석유가 생산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생기겠습니까?”

그의 얘기는 처음부터 다소 심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최근 50년간 급격하게 증가한 소비량으로 인해 화석연료의 고갈은 한층 앞당겨질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사용량은 나날이 증가해 각 나라가 꽤나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너지 위기의 가시화와 원자력의 필요성

그리고나서 “에너지와 관련해 미래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그는 “원자력만이 화석연료를 대신할 유일한 대안”이라는 평소의 소신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나타냈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발전량의 약 40%를 원자력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만일 이를 대신해 석유로 발전을 해왔다고 가정해보자고요. 지금 전기값이 얼마나 올랐겠습니까? 그리고 또 온실가스의 방출을 제한하는 문제엔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습니까?”

이병령 박사의 말을 듣고 나서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신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다. 과학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일부에서 언급하고 있는 그 같은 견해는 현실성이 없다는 의미였다.

무엇보다 태양열이나 풍력, 혹은 조력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투자 대비 실효성이 매우 낮으며, 관련 기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인류가 필요로 하는 만큼의 에너지를 공급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그는 말했다.

특히, 이 박사는 우리나라처럼 관련된 기술과 자본의 수준이 낮을 경우, 섣불리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수천억 혹은 수조원을 투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체에너지에 관한 일부의 주장은 현실불가능한, 말 그대로 허황된 기대를 증폭시킨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내 원자력 예찬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원자력은 공해없이 다량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한번 사용한 연료를 재생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며 “이런 장점 때문에 정서적인 불안감만 갖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에너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전은 인류가 만든 어떤 물질보다도 안전

이 대목에서 이병령 박사는 원자력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부분에 대한 믿음만 확고하다면 원자력은 꿈의 에너지원으로서, 인류가 안고 있는 에너지 문제를 손쉽게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원자력은 대단히 안전합니다. 과학자의 입장에서 말씀드리건대 인간이 만든 물건 중에 그보다 더 안전한 게 있을까 생각할 정도입니다. 사고가 날 확률이 10의 마이너스8승에 불과하거든요. 자동차로 인해 생긴 피해와 원전으로 인해 생긴 피해를 비교해 봐도 금방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그는 또 이 같이 안전한 원자력이 수출 효자 품목으로 한몫을 톡톡히 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구체적인 수치까지는 밝히진 않았지만, 원자력 발전소를 외국에 수출할 경우, 그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중국에서 5년 안에 원자력 발전소 20기를 건설한다고 합니다. 만일 원전을 팔 경우 어떤 경제적인 효과가 발생하는지 아십니까? 원전을 수출할 때, 그리고 설비를 가동하고 유지하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원전을 수입한 나라는 수출한 나라에 의존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병령 박사는 전 세계에서 경수로를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프랑스, 일본 등 4개국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 나라의 관련 기술수준은 대등하다고 밝힌 후, 그 가운데서도 한국형 경수로의 경쟁력은 막강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전 세계에서 원전을 보유한 나라수는 31개 밖에 안 되지만, 각국의 산업이 발전해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수록 원전은 더 많이 건설될 것”이라는 말로 원자력 발전소 수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우리의 경우에도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되풀이해서 말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도 에너지 사용은 필수적이며, 이 같은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원자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원전 개발, 방폐장 건설 등 원자력과 관련된 부정적인 인식을 하루 빨리 털어버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쓰면서도 원자력 과학자들을 환경파괴의 주범 보듯이 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을 놓고 대안없이 선동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대신 원자력에 대한 보다 진전된 대화가 오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 데일리서프라이즈